수학여행의 재발견 ②한국민속촌과 에버랜드

추억 따라갔다가 신세대 감성 담아 온

빠르게 변하는 요즘,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 고마운 공간이 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국민속촌과 에버랜드가 대표적이다. 둘 다 단골 수학여행지로, 많은 이에게 추억을 안겨줬다. 옛 기억을 더듬으며 민속촌과 에버랜드를 방문한 이들은 깜짝 놀란다. 오래된 공간에 생동감이 넘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반짝인다.

1974년 문을 연 한국민속촌은 조선 시대 가옥과 생활 문화를 볼 수 있는 전통문화 놀이공원이다. 양반이 살던 집, 지방에 따라 특징이 드러나는 농가와 민가, 관아 등 전통 가옥 270여동이 있다. 가옥은 옛 모습 그대로지만, 과거에 비해 활기가 넘친다. 사또나 포졸, 거지 등 조선 시대 인물을 비롯해 특정 역할을 하는 연기자가 구석구석 누비며 방문자와 함께 즐기기 때문이다.

전통문화 놀이공원

놀이공원의 꽃이라 불리는 퍼레이드도 생겼다. <춘향전>을 바탕으로 전통 무용과 마당극이 어우러진 민속 퍼레이드 `얼씨구 절씨구야ʼ다. 신나는 농악과 화려한 부채춤을 선보인 뒤 춘향이와 이 도령이 등장, 상가마을을 한 바퀴 돌며 흥을 돋운다. 한껏 오른 분위기에 관람객도 어깨를 들썩인다. 공연이 끝나면 연기자와 손바닥 인사를 나눈다.

다채로운 전통 공연도 펼쳐진다. 부채춤과 농악, 탈놀이 등 전통 가무악으로 구성된 풍물 한가락과 버나돌리기가 볼만한 삼도 판굿은 놓치지 말아야 할 공연으로 꼽힌다. 완향루에서 진행되는 ‘우리 가락 좋을씨고’는 전통 가락의 선율이 곱다.

야간 공연도 마련했다. 조선 시대 사랑 이야기를 담은  ‘연분’이 오는 11월6일까지 금~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8시 무대에 오른다.


한국민속촌은 곳곳이 사진 명소다. 그중에서 남부 지방 대가 앞 염색 천이 늘어진 곳에 방문객이 몰린다. 바람에 따라 색색 천이 나풀거려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또 민속촌은 영화 〈관상〉 〈역린〉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다양한 사극 촬영지로, 한류 영화와 드라마에 빠진 외국인 방문객이 특히 좋아한다.

눈으로 민속촌을 봤다면 몸으로 즐길 차례다. 바이킹부터 범퍼카, 회전목마 등 다양한 놀이 기구를 갖췄다. 대기 시간이 길지 않고, 키 100㎝ 미만 어린이가 이용 가능한 놀이 기구도 있어 유아 동반 가족 여행자에게 필수 코스다. 오싹한 공포를 체험하는 ‘귀신전’ ‘전설의 고향’도 있다.

어둠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귀신 모형에 비명이 절로 터진다.

한국민속촌 이용 시간은 오는 11월6일까지 오전 10시~오후 11시(금~일요일·공휴일 자정)다. 이용권은 어른·청소년 3만2000원, 어린이 2만6000원(놀이 기구 이용 포함), 야간 이용권은 어른·청소년 2만5000원, 어린이 2만2000원이다.

휴일 없이 365일 개장하는 민속촌
한국 최대 규모 놀이공원 에버랜드

에버랜드는 한국민속촌과 짝을 이루는 수학여행지다. 국내 최대 놀이공원으로, 이곳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동심으로 돌아간다. 수학여행 때 에버랜드에 가면 에버랜드 캐릭터 레니와 라라 조형물이나 높이 13m ‘매직트리’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는다. 특히 매직트리는 시즌마다 특색 있게 꾸며, 일반 방문객의 기념사진 촬영 장소로 인기다.

전에는 아이들이 단체 사진을 찍자마자 ‘T익스프레스’로 달렸다. 조금이라도 빨리 줄을 서야 놀이 기구를 더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스마트폰 앱에서 ‘스마트 줄서기’를 누르면 해결된다. 기다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대기 방법도 달라졌다.


‘에버랜드 앱’은 에버랜드 이용에 꼭 필요하다. 놀이 기구 예약뿐만 아니라 퍼레이드 시간과 장소 등 에버랜드를 즐기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에버랜드는 사진 찍기 좋은 곳이 많으나, ‘포시즌스 가든’이 가장 사랑받는다. 에버랜드 대표 정원으로 계절마다 형형색색 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가을에는 국화 잔치가 열린다. 근처 ‘홀랜드빌리지’는 네덜란드를 주제로 꾸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회전목마 ‘로얄 쥬빌리 캐로셀’도 방문객으로 북적이는 코스 중 하나다. 특히 밤이 되면 더없이 낭만적이다.

1950~1960년대 미국을 모티프로 한 아메리칸어드벤처의 ‘락스빌’을 찾는 이가 많다. 방탄소년단이 히트곡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곳으로, 배경 분위기가 노래와 잘 어울려 호평을 받았다. 레스토랑 안에 포토 존이, 밖에는 촬영 당시 사진을 담은 표지판이 있다.

에버랜드에서 긴장감 넘치는 놀이 기구만큼 상징적인 행사가 퍼레이드다. 흥겨운 음악과 함께 퍼레이드가 시작하면 관람객은 환호성을 지르며 동화 속 시간을 불태운다. 어두운 밤을 반짝반짝 수놓는 야간 퍼레이드가 추억 여행을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에버랜드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10시, 입장료는 날짜와 시간에 따라 다르다. 어른·청소년 5만8000원, 어린이 4만6000원이다(9월 평일 기준).

용인에는 백남준아트센터가 있다. 이곳에서 상상력을 키워줄 실험적인 작품을 만나자. 미디어 아트의 개척자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맞아 대규모 미디어 설치 작업과 레이저 작업을 중심으로 한 특별전 〈바로크 백남준〉이 다음 해 1월24일까지 이어진다.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에서 영감을 받은 ‘시스틴 성당’이 눈길을 끈다. 백남준의 독창성과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장욱진 가옥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상상력을 충전한 뒤에는 용인 장욱진 가옥(국가등록문화재)으로 향한다. 화가 장욱진이 1986년부터 1990년 타계할 때까지 작품 활동을 한 집이다. 한옥의 고즈넉한 매력과 화가의 숨결이 느껴진다. 한옥과 양옥으로 구성되며, 입구에 한옥 일부를 개조한 찻집이 있다. 장 화백이 직접 설계한 양옥은 작품 전시실로 꾸몄다.

장욱진 가옥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에 용인향교(경기문화재자료)가 있다. 대성전과 명륜당을 중심으로 제기고, 동재·서재 등이 자리한다. 조선 시대에 학생을 가르치고 제사 드리는 역할을 해온 향교로, 근대에는 보통학교로 사용했다. 현재는 충효 교육과 현대문학 강의 등 시민을 위한 전통문화 교육 공간으로 활용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한국민속촌→에버랜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한국민속촌→백남준아트센터 
-둘째 날: 장욱진 가옥→용인향교→에버랜드

관련 웹 사이트 주소
-투어용인(용인시청 문화관광포털) www.yongin.go.kr/yitour
-한국민속촌 www.koreanfolk.co.kr
-에버랜드 www.everland.com
-백남준아트센터 http://njp.ggcf.kr

문의 전화
-용인시청 관광과 031)324-2068
-한국민속촌 031)288-0000
-에버랜드 031)320-5000
-백남준아트센터 031)201-8500
-장욱진미술문화재단(장욱진 가옥) 031)283-1911

대중교통
-한국민속촌: [버스] 수도권전철 수인분당선 상갈역 3번 출구에서 37번·10-5번 일반버스 이용, 한국민속촌·보라해링턴 정류장 하차, 약 15분 소요. 수도권전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 7번 출구에서 1560번 직행좌석버스 이용, 민속촌입구 정류장 하차, 약 1시간 소요. *문의: 경기버스정보 031)120, www.gbis.go.kr [셔틀버스] 수원역-민속촌, 수도권전철 1호선 수원역 4번 출구 뒤 셔틀버스 승강장에서 하루 3회(10:30, 12:30, 14:30) 무료 운행, 약 30분 소요. *문의: 한국민속촌 031)288-0000, www.koreanfolk.co.kr
-에버랜드: [전철] 수도권전철 수인분당선 기흥역에서 경전철 에버라인 환승, 전대·에버랜드역 하차, 에버랜드까지 셔틀버스(무료) 이용. *문의: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버스] 수도권전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 5·6번 출구에서 5002A번·5002B번 광역좌석버스 이용, 에버랜드 정류장 하차, 약 1시간 소요. *문의: 경기버스정보 031)120, www.gbis.go.kr

자가운전
-한국민속촌: 경부고속도로→수원 IC 신갈·민속촌 방향→상갈교사거리에서 민속촌 방향 좌회전→민속촌입구삼거리에서 좌회전→한국민속촌
-에버랜드: 경부고속도로→신갈 JC 원주·인천 방향→마성 IC에서 마성·에버랜드 방향→에버랜드·캐리비안베이·호암미술관 오른쪽→에버랜드

숙박 정보
-홈브리지: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로, 031)320-5000, www.everland.com/web/hb
-용인자연휴양림: 처인구 모현읍 초부로, 031)336-0040, https://yonginforest.foresttrip.go.kr
-골드훼미리콘도: 기흥구 기흥단지로, 031)286-9111, www.goldcondo.co.kr
-양지파인리조트: 처인구 양지면 남평로, 031)338-2001, www.pineresort.com


식당 정보
-산고을오리(누룽지백숙): 기흥구 마북로, 0507-744-9252, http://fnara462.modoo.at
-기와집순두부(옛날순두부): 기흥구 백남준로, 031)282-2708
-물레방아(누룽지백숙): 기흥구 지삼로250번길, 031)287-2447
-애나의정원 수지점(한우·바닷가재철판구이): 수지구 신봉1로369번길, 031)261-8192, www.instagram.com/annasgarden__

주변 볼거리
와우정사, 용인농촌테마파크, 경기도어린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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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