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라포르테세종 각종 논란들

“당장 위험한데 누가 들어가겠냐”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라포르테세종 공동주택과 관련해 시공사인 건영과 입주예정자 간 파열음이 나고 있다. 라포르테세종의 입주예정자협의회는 라포르테세종 건설이 ‘부실 막장 시공’이라며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주무관청인 세종시의 미지근한 처신에 유착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건영의 시행·시공으로 건축된 라포르테세종 테라스형아파트는 세종시 해밀동 6-4 생활권 B1블록에 건설 중인 아파트로, 2020년 분양 당시 평균 청약경쟁률 38.85대 1을 기록하며 전 세대 청약을 마감한 바 있다. 특히 단독형 84㎡A 타입은 73세대 모집에 3009건이 몰리며 41.2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해 분양 당시부터 세간의 관심이 뜨거웠다.  

부실 덩어리?

그러나 현재는 단지 곳곳에서 다양한 하자가 발생하면서 입주예정자들의 주거 불안감이 커지진 상태다. 이에 시공사와 입주예정자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입주 지연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입주예정자협의회(이하 입예협)은 시공사 건영에서 준공기간 및 입주기간을 맞추기 위해 부실시공한 부분이 있는 상태에서 세종시청 준공허가 담당부서에 감리결과보고서를 제출해 곧 준공허가를 득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시청 담당부서 앞에서 철저한 점검 후 준공허가 처리를 요구하는 시위가 전개되기 시작했다.

현재 부실시공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구조 부분에서 ▲84A 필로티 높이가 견본주택과 다름 ▲지하창고 높이 및 마감재가 견본주택과 다름, 외부적 요인 부분에서 ▲조경 및 시설물이 조잡함 ▲창틀의 색상 변경 ▲페데이스탈 타일 원산지 임의로 변경 등 이다.


입주예정자 A씨는 “라포르테세종 테라스형 아파트 분양 당시 최고의 명품 단독주택형 도시형생활주택이라는 홍보를 접하고 세종시 일반 아파트 분양가의 2배 이상을 주고 계약하게 됐다”면서 “그동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아파트 건설현장을 방문할 기회가 없었는데 얼마 전 입주예정자 사전점검을 통해 처음으로 분양받을 아파트를 구경하면서 부실공사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가격의 명품 아파트가 생각보다 너무 부실하게 시공돼 입주예정자들 대부분이 불만을 토로하며 반발하게 됐다”며 “현재의 부실시공 상태에서 준공을 하게 되면 입주자들에게 심각한 피해가 초래할 것이 불보듯 뻔해 집단행동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입예협이 계약사항 무단 변경 관련 문제를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시공사가 기존에 제시한 견본주택과 다르게 변경된 부분을 발견하고, 이 같은 계약위반사항을 시공사 측에 제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건영은 해당 공사에 대한 보상이나 대책방안을 만들기로 약속했으나 지난해 말 샘플하우스 개관 당시에도 개선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게 입주자들의 주장이다. 입예협은 지난 6월23일 건영의 부실공사 해결과 주무 감독관청인 세종시의 관리감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12일에는 세종시를 항의 방문해 하자 문제와 관련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예정된 준공승인을 해주지 말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건영이 재시공하지 않는 이상 입주를 거부하겠다는 목소리다.

입예협 “모델하우스와 달라…부실 막장 시공”
시공사 “아직 공사 중에 있으니 지켜봐달라”

그러나 사태는 쉽게 종식되지 않았다. 입주민들은 시공사인 건영이 하자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주무 감독관청인 세종시 또한 미지근한 처신을 하고 있어 사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입예협도 건영과 세종시의 유착을 제기하기도 했다. 세종시의 미지근한 처신과 시공사 건영의 발뺌과 무시에 의해 해결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 


세종시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입주민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는 게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정상적인 날짜에 입주가 진행되자니 단지 내 하자로 제기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아 불편함을 안고 살아야 하고, 입주가 미뤄지게 되면 입주에 맞춰 기존 집 정리 등의 스케줄을 잡았던 입주자들의 경우 당장 거주할 곳을 찾지 못해 피해를 보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편, 시공사 건영 관계자는 “입예협이 아직 공사를 마무리할 시간이 남은 상태서 부실공사라고 단정짓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입주예정자들이 부실로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법정 규정에 맞춰 준공에 이상이 없도록 노력해 입주에 불편이 없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화물차 연대 파업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외부 요인으로 물류 보급이 지연되는 바람에 공사가 늦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입주예정자분들이 보기에 공사가 미흡할 순 있지만 입주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다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인 건영은 최근 들어 외형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건영의 지난해 매출은 1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외형 성장에 전적으로 기여한 것은 다름 아닌 분양수익이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분양수익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1년 전만 해도 비중이 15%에 못 미쳤던 것을 감안할 때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 같은 성장에는 체질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가 따른다. 실적 대부분이 단순 도급계약 위주였지만, 2017년부터 부동산개발업을 등록하고 2019년께 김민호 대표를 영입해 부동산 자체개발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처럼 분양사업에서의 입지가 두드러졌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기대에 힘입어 실적을 이뤄냈다는 의미다. 그만큼 앞선 사례와 같이 부실시공 의혹이 번질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건설사의 시공능력에 대한 의문을 더욱 커지게 할 수 있다.

이에 건영은 향후 사업추진에 발목을 잡히지 않으려면 시공 및 조치에 만전을 기해 신뢰를 쌓아나가야 한다는 시각이 따르고 있다.

입주 가능?

세종시청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이 단체로 부실공사 민원을 접수함에 따라 입예협을 준공허가 업무에 참여시켜 투명하게 설계도면에 따라 정확하게 시공된 상태로 처리할 생각”이라며 “우선 부실시공이라고 주장하는 페데스탈 타일의 강도실험을 실시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입주예정자들이)인정하지 않아 재실험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tikti@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