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1호 공약에 두 번 우는 소상공인 속사정

다 준다더니 골라서 한입씩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소상공인들이 화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1호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때문이다. 정부는 22조원 지급과 100% 지급을 강조했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손실보전금을 신청해도 지급되지 않았고, 100% 지급된다고 했던 금액만큼 지원되지도 않았다. 소상공인들은 윤 대통령에게 “제발 말바꾸기 하지 마라”고 외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6일 올해 1분기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으로 피해가 발생한 소기업·소상공인 사업체 363만개사에 22조원의 손실보전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내용은 지난달 28일 개최한 제20차 손실보상심의위원회의 ‘2022년 1분기 손실보상 지급 계획안’에서 최초로 밝혔고, 이후 사업체와 손실보전금 기준은 더 올렸다.

해당자 기준
더 올려 공지

1분기 손실보상 대상은 지난 1월1일부터 3월31일까지 정부의 영업시간 제한, 시설 인원 제한 조치를 이행한 소상공인·소기업과 연 매출 30억원 이하 중기업 중 매출이 감소한 곳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 5월30일, 손실보상 추가경정예산 1조6000억원을 편성해 올해 1분기부터는 소상공인·소기업에 더해 연매출 30억원 이하 중기업까지 보상 대상을 확대하기로 심의위원회를 통해 의결한 바 있다.

이에 연매출 30억원 이하 중기업 5000개사가 추가됐으며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강화한 방역조치 지속으로 매출 이 감소되면서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보상 대상은 4만곳이 늘었다. 아울러 추경예산 편성 및 심의위원회 의결에 따라 보정률은 90%에서 100%로, 분기별 하한액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됐다.

신속 보상 대상은 84만개사로 1분기 전체 대상자의 89% 수준이다. 이들은 전체 보상금액의 89%인 3조1000억원을 받는다. 소상공인은 개업일이 속한 달의 매출액을 제외하고, 연도별 또는 반기별 매출 비교 시 신고 매출액을 연 환산해 비교한다.


신속 보상은 국세청·지방자치단체 등의 행정자료로 보상금을 미리 산정해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도 신청 즉시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2020년 개업한 사업체나 지난해 3분기 손실보전금 정산 대상자로서 지난해 4분기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인 사업체 등 21만개사는 개별 사업체의 보상금액이 최종 확정된 이후에 올해 1분기 신속 보상 신청 및 지급이 가능하다.

‘22조원’ 100% 손실보전금 지급한다고?
상반기보다 하반기 매출 적게 나와야

또 지난 1~3월 손실보상금을 선지급받았거나 지난해 3분기 손실보전금 정산 대상자로 지난해 4분기 보상절차가 진행 중인 사업체는 정산 결과가 확정된 이후에 올해 1분기 손실보상을 신청할 수 있다.

신속 보상 대상 업체를 구체적으로 보면 식당·카페가 38만1000개사로 가장 많고, 미용업 10만4000개사, 실내체육시설 3만6000개사 순이다. 업종별 평균 보상금액은 늦은 시간에 매출이 집중적으로 발생해 영업시간 제한 조치에 따른 손실이 큰 유흥시설이 72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간이과세 대상에 해당하는 연 매출 8000만원 미만 영세 사업체가 36만개사로 신속 보상 금액 확정 사업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연 매출 1억5000만원 이상에서 10억원 미만에 해당하는 사업체는 신속 보상 금액 확정 사업체의 25.2% 수준이다. 보상액 규모를 보면 하한액 100만원을 받는 사업체가 32만4000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100만원 초과 500만원 이하가 19만곳, 500만원 이상이 10만8000곳이다.


상한액인 1억원을 받는 업체는 952곳으로 전체 신속 보상 대상의 0.2% 수준으로 총 22조원을 지급한다.

손실보전금이 제한된 업종은 ▲도박 및 사행성 오락 ▲담배 중개업 ▲예술품·골동품 및 귀금속 중개업 ▲모피 제품 도매업 ▲약국·한약국 ▲성인용품 판매점 ▲다단계 방문판매 ▲통관업 ▲일반유흥주점업 ▲온라인게임 아이템 중개업 ▲금융업 ▲보험 ▲부동산업 ▲법무 관련 서비스업 ▲수의업 ▲감정평가업 ▲탐정 및 조사 서비스업 ▲휴게텔·키스방·대화방 등이다.

매출 5000원 
늘었다고…

이번 손실보전금 지급 계획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준비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 업계의 요구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 특히 소상공인은 ‘온전한 손실 보상’ 약속 이행 여부에 큰 힘을 실었다.

당시 걸었던 공약은 ▲50조원 이상의 재정자금 확보 후 온전한 손실 보상 ▲코로나 피해자에 대한 과감한 금융 지원 실시 ▲IMF 외환위기 당시의 긴급구제식 채무재조정 방안 적극 추진 ▲대통령 직속 코로나 긴급 구조 특별본부 설치 ▲임대료 나눔제 추진 ▲자영업자 대상 직업 능력 개발 확대 ▲세금 임대료 공과금 부담 경감을 위한 자금·세제 지원 확대 ▲전통시장 활성화 위한 주차장 조성 지원 확대 ▲전통시장 디지털 점포 전환 지원 확대 ▲중소여행사 및 관광업계 피해 해소 적극 지원이 있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전체 규제개혁을 반드시 이뤄낼 생각”이라며 코로나로 피해가 막심한 소상공인들을 위로했다. 소상공인들도 윤 대통령에게 “온전한 손실 보상 공약을 지켜달라”며 윤 대통령을 지지했다.

소상공인들은 22조원을 지원받게 됐지만, 신청 단계부터 부지급 판정을 받은 소상공인이 많아 반발이 일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의류 판매업을 시작한 A씨 역시 매출 조건 부적합으로 부지급이 확정됐다. 

손실보전금을 받으려면 상반기보다 하반기 매출이 적게 나와야 하는데, 의류판매업 특성상 봄·여름의 옷보다 가을·겨울의 옷의 단가가 비싸다. A씨는 현재 직원 인건비조차 주기 힘든 상황이지만, 상반기와 하반기 매출 조건이 맞지 않아서 손실보전금을 받을 수 없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손실보전금을 상반기와 하반기의 매출액 감소를 비교해서 준다는 것 자체를 지적한다.

우선 2020년 4월8일부터 집합금지명령을 시작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거리두기는 점차 강화됐다. 2단계 때는 집합이 사적 모임 9인 이상 금지됐고, 3단계부터는 오후 10시 이후 외출 자제,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됐다.

넘쳐나는 
부지급 사례

지난 2월부터 비수도권을 시작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다. 이후 서울에도 완화되면서 운영 시간 제한 등과 같은 조치가 사라졌다. 결국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서 올해 상반기 영업실적이 좋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비교해서 손실보전금을 지급하니 부지급이 많을 수밖에 없다.


시공업체를 운영 중인 B씨도 부지급 판정을 받았다. B씨는 2020년 12월에 개업해 당시 매출은 당연히 0원이었고, 지난해 하반기에 1900만원 매출이 발생했다. 그런데 2020년의 비교 구간이 없다고 부지급 결정이 났다.

B씨는 “아무리 장사를 해본 경험이 없어도, 이런 부분은 충분히 고려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 더 큰 문제는 손실보존금을 받지 못하면 1금융 저금리 희망 대출도 지원이 안 된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실외‧실내체육시설 종사자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애당초 체육시설은 매출과 상관없이 손실보전금을 받기로 약속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실내체육시설 종사자들은 손실보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특히 헬스클럽과 같은 실내체육시설이 그렇다. 이유는 지원 제외 업종이라는 것이다. 

헬스클럽 등의 실내체육시설은 지원 제외 업종표에 없다. 문제는 지원업종 표에 ‘헬스클럽’이라고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당 문제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손실보전금을 신청하면 사람이 하는 육안 검증과 컴퓨터가 하는 검증 둘 중 무작위로 배정된다. 그런데 컴퓨터 검증은 정해진 코드나 값 이외에 전부 부지급으로 검증된다. 애매하거나 오류 등으로 부지급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문제가 있으면 이의제기를 해달라”고 말했다.

또 매출이 하락됐고, 동종업계 종사자들은 다 받았지만 받지 못한 사람도 있다. 이들은 정책의 일관성과 공정성이 없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말 바꾸지 마라”
속 터지는 사장들

특히 소상공인들 중에서는 이미 폐업했지만 사업자등록증을 처리하지 않아서 손실보전금 지급 대상자가 된 사람도 있고, 집합건물에 입주한 소상공인은 관리사무소 직인이 있어야 손실보전금을 준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집합건물에 관리소가 없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은 지난 26일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전의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배 의원은 손실보전금 부지급 소상공인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제도의 사각지대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배 의원은 “손실보전금은 손실보상금과 다르다. 손실과 무관하게 정액으로 지급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윤 대통령이 ‘소상공인이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이미 너무 많은 부지급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0년에 두 달 영업하고, 지난해에 매출이 증가한 걸로 나와 탈락한 사람이 있다. 폐업일 기준이 안 돼 탈락한 사람도 있고, 개인교습소 운영자인데 방역조치에 협조했지만 행정명령이행서를 받지 못해서 부지급된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성도…
일관성도…

아울러 “심지어 매출이 5000원 늘어서 부지급된 사람도 있다. 이의신청 제도가 있지만, 그러면 소상공인들은 계속 기다려야 한다. 된다는 보장도 없고, 희망고문당하다가 죽는다. 제발 폐업일, 매출 비교 기준, 행정명령이행서 등 사각지대가 있는지 살펴보고, 소상공인들을 직접 만나 달라. 소상공인이 면담을 신청해도 답이 없다고 한다”고 질타했다.
   
<alsw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달아 발생하는 노동자들 과로사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과 노동계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형마트 의무휴무일 온라인 배송 규제 완화 움직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 산업노동조합, 한국 중소상인 자영업자 총연합회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을 추진하는 공정위를 비판했다.

공정위는 대형마트 휴무일 온라인 배송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 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배송·유통 노동자가 과로사로 사망하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통산업법을 ‘대형마트 휴무일 온라인 배송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으로 개정하면 노동자의 야간노동과 과로사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의원은 “최근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유통 노동자가 연달아 과로로 사망했다. 이런 비극이 노동계에서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노동자들의 노동여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 편의만 생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트 노조는 “지난 수년 동안 온·오프라인 유통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질 나쁜 일자리에 내몰려 고용 불안과 야간노동을 감내했다”며 “공정위가 규제를 완화한다면 야간노동 노동자들은 더 늘어날 것이다. 국제사회는 야간노동을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유통산업법 개악 시도를 멈추고 야간노동을 근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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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