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에 새바람이 필요하다. 새바람은 새 인물이 일으키는 법. 그래서 그런지 민주당 대표직에 출사표를 던진 인물 중에 젊은 의원들이 유독 눈에 띈다. 지난 3일 당권 도전을 선언한 강훈식 의원도 그중 하나다. 그는 자신만이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정치는 새로운 사람이 해야 한다. 몇몇 정치인은 그 좋은 사례가 ‘이준석의 국민의힘’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국민의힘에 젊은 피가 수혈돼 당을 바꿔놨고, 그에 힘입어 대선과 지선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후보들은 민주당도 비슷한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중 하나가 민주당 강훈식 의원이다. 다음은 강 의원과의 일문일답.
-당 대표가 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국민들은 정치가 참 ‘쓸모없다’고 생각하고 계세요. 저는 ‘쓸모 있는’ 정치를 하기 위해 당 대표에 출마했습니다. 국민들은 계속 묻고 있습니다. 정치는 어디에 쓰는 건지, 정치를 무엇에 쓰는 것인지를요. 특히나 현재 사고, 육고 이렇게 이야기하는데요.
고유가, 금값 그리고 고금리 고환율에다가 또 떨어지는 것들로 따지면 코인 폭락 등이 서민들을 괴롭히고 있죠. 그런데 ‘도대체 정치가 뭐 하는 거냐’ ‘이때 우리를 왜 안 돌봐주냐’는 말이 나오죠. 대통령은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그런 말을 지금 국민들에게 해야 하나 묻고 싶습니다. 제가 당 대표가 되려는 이유는 정치를 ‘쓸모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당 대표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지금 시점에 야당 당 대표에게 필요한 능력은 정무적 감각, 혁신과 비전, 그리고 통합을 이뤄낼 리더십입니다.
민주당에 요구되고 있는 것은 미래 준비와 혁신입니다. 이것을 해야 한다는 게 국민들의 요구고 바운더리에요. 두 번째는 170석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 다시 말해 정무적인 감각이죠.
지금 당 대표는 시기 적절한 전략적 판단이 가능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계파 간의 갈등을 통합과 신뢰로 이끌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갖춘 적임자가 저라고 생각합니다.
-강 의원님이 주장하는 혁신의 방향은?
▲진보를 재구성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보수는 혁신이 됐는데, 진보는 왜 안 됐을까요? 민주당은 ‘그동안 재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제 분석입니다. 제가 제시하는 재구성 방향은 우선 ‘준거집단’을 명확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즉 민주당이 누구를 위해서 일하는가를 알자는 것이죠.
-민주당의 준거집단은 서민, 노동자들 아닌가요?
▲네, 과거에는 민주당이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이라고 표방했는데, 문제는 서민의 기준이 모호해졌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미싱 공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서민이 아니에요. 서민을 특정하는 자본의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국민들은 소득격차를 넘어선 자산 격차의 시대에 살고 있어요. 예전엔 연봉 5000만원인 사람을 중산층이라 불렀지만, 지금은 집이 있냐 없냐를 기준으로 나눠야 해요. 연봉이 2000만원인 사람도 집이 있다면 중산층으로 분류돼야 하죠.
보수는 혁신됐는데 진보는 왜?
“단일화 아직 논의할 단계 아냐”
노동자에 대한 기준도 마찬가지입니다. 일하는 사람 모두가 노동자로 인식돼야 해요. 꼭 육체노동뿐 아니라 정신 노동일지라도 모두 민주당의 준거집단에 넣어야 합니다. 하루하루 노동으로 먹고사는 사람들한테 희망이 되는 정당이 되려면요.
-보수는 재구성이 됐다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말해주신다면?
▲이준석 대표가 재구성을 시켰죠. 이 대표가 들어와서 토론 배틀로 대변인을 뽑고, 당의 요직을 새로운 사람들에게 개방했습니다. 그런 식의 방법을 민주당도 사용해야 합니다. 제가 말한 통합은 계파를 통합하는 것도 있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당내로 들이자는 것도 있습니다.
이를 테면 국회의원들이 겸직하는 자리 중에 홍보위원장 같은 것들에 민간에서 뛰어난 분들이 오신다면 당이 변화할 거에요. 외부 인사를 자리에 앉히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경쟁하고 배틀해야 합니다. 국민의힘처럼요. 옳은 것이라고 하면 상대 당 것이라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계파 갈등이 극심합니다. 강 의원님이 당내 통합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
▲저는 계파색이 비교적 옅다고 생각합니다. 계파색이 짙은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다른 한 쪽은 늘 불만일 거에요. 저는 추미애 대표 시절 원내대변인을 했었고 이해찬 대표 시절에는 전략기획위원장과 수석대변인을 지냈습니다.
송영길 대표 시절에는 대선 경선 기획단장으로, 이재명 후보 시절엔 전략본부장으로 일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들과 일한 경력 덕분에 저는 모든 분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고,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입니다.
-비명계의 단일화 가능성은?
▲지금 단계서 논의할 사항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지금 누구로 단일화하자는 것보다 각자의 소신과 비전으로 승부할 시간이라 보고 있습니다. 당원들과 국민의 지지를 거쳐서 혁신의 바람을 만드는 게 우선 과제입니다. 지금은 단일화 논의가 시기상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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