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최승복 저서 <포노 사피엔스 학교의 탄생>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 활용에 적합한 학교 필요하다

[일요시사 취재2팀] 이민영 기자 = 현직 공무원 최승복 박사(공공정책학)의 저서 <포노 사피엔스 학교의 탄생>(공명 출판)이 출간됐다. 이 책은 출판계는 물론 교육계에서 관심을 받으며 교육 관련 독서토론 등에서 활발하게 다뤄지고 있다.

이 책은 ‘포노 사피엔스 학교의 탄생’이란 제목에서 디지털 시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맞는 인간을 길러내는 학교가 새롭게 만들어져야 함을 암시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 가르치는 교사 등 교육 관계자와 아이들의 교육과 밀접한 사람들이 이 시대의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교육으로 어떤 형태, 어떤 교육이 돼야 하는가에 대해 숙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우리의 학교 체제는 지난 50년간의 경제성장, 기술발전, 사회·문화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붉은 시대의 유물이다. 이제 우리 아이에게는 새로운 학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의 아이는 스스로 배울 줄 알고 스스로 찾을 줄도 안다. 단, 그것이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가 아닐 수 있다. 우리 아이는 삶의 소중한 시간을 학교에서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학교가 과거와 많이 달라져야 함을 진솔하게 설파하고 있다.

그는 “학교를 없애거나 바꿔야 한다”고 밝힌 것을 보면 교육 혁신에 대한 문제의식이 드러나 보이는 듯 싶다.


저자 최승복 박사는 어릴 적 고교 시절 ‘자율학습이라고 하면서 왜 억지로 공부를 시키는 거지?’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자신이 처하거나 경험한 교육에 관한 깊은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이 책을 저술한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교육정책 기획 및 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으로서 25년 근무했고, 플로리다주립대에서 공공정책학 박사학위를 받은 학구파 교육행정 공무원이다.

대학강단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고, 중고등학교 현장에서 탐구적 사고로 현장의 문제점을 통찰해왔다. 2018년 <교육은 어떻게 사회를 지배하는가> 번역에 참여했으며, 첫 저서 <교육을 교육답게, 우리 교육 다시 세우기>를 출간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새로운 학교로 ‘포노 사피엔스 학교’를 생각해낸 이유를 아래와 같이 적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학교는 근대 산업국가로 빠르게 성장하기 위한 목적에 적합하도록, 즉 추격 국가에 적합하게 설계되고 운영되었으며, 감당할 수 없이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 학생을 수용해야 했던 시대에 맞게 고안된 체제다. 하지만, 이제 한국은 추격국가를 벗어나 많은 분야에서 선도국가가 됐거나 선도국가가 돼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고, 전혀 다른 인류라고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를 지나 지금 Z세대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격국가 시대, 베이비부머 시대에 적합한 학교는 이제 종말을 맞이했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다루는 핵심 대상인 지식이 근대산업사회에 이르러 ‘필사-지식’에서 ‘인쇄-지식’으로 변화했다면, 현대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인쇄-지식’에서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으로 전환됐다. 추격국가 상황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에 맞게 ‘인쇄-지식’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던 학교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상황과 밀레니얼 세대에 맞게끔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의 활용에 적합한 학교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나는 이를 담당하는 새로운 학교를 ‘포노 사피엔스 학교’라고 명명했다.

이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만들어졌다. 목차를 살펴보면 현실 인식과 시대정신, 그리고 미래를 위한 대안 제시 등이 함축적으로 나열돼있다.


1장 ‘비극의 탄생’에서 근대 학교의 탄생 및 성장, 특징, 2장 ‘인쇄-지식과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에서 지식의 탄생과 매체의 변화,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의 특징, 3장 ‘새로운 지식, 포노 사피엔스의 학습법’에서 새로운 지식이 초래하는 변화들, 아무 데서나 시작하고 하이퍼링크로 날아다닌다, 초점에서 사방팔방으로 네트워크를 유영한다, 관심 사항을 개인화된 방식으로 배운다, 포노 사피엔스들은 두 개의 뇌로 학습한다, 밀레니얼은 기성세대를 앞서 배운다, 밀레니얼 학습법에 대한 반동과 좌절 등이다.

목차에서처럼 저자 최 박사는 이 책에서 “국가주의적 교육과정을 혁파하고 학습자 중심의 개인별 교육과정과 학교 교육과정으로 전면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행정 중심의 학교 운영체제를 배움 중심의 지역학교 체제로 바꿔야 하고, 지식 중심, 내용 중심의 교육과정을 실천 역량 중심, 평생학습 중심으로, 종이책 중심의 인쇄-지식 기반의 수업체제를 디지털 네트워크 멀티미디어 기반의 학습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ylee06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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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