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노익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스포츠다. 투어에는 40~50대 선수가 즐비하며, 몇몇은 우승 경쟁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심지어 60~70대 선수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이들은 저마다 가치 있는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68세 제이 하스…아들과 PGA 출전
투어 최고령 컷 통과 기록 수립
제이 하스(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새롭게 썼다. 제이 하스(68)는 아들 빌 하스(39)와 함께 출전한 PGA 투어 팀 경기 취리히 클래식(총상금 830만달러)에서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세웠다.
하스 부자는 지난달 23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루이지애나 TPC(파72)에서 열린 대회 둘째 날 포섬 경기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를 적어내 공동 29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녹슬지 않는
2인 1조 팀 경기로 열린 이번 대회에선 총 80개 팀이 출전했고, 8언더파에서 컷오프가 결정됐다. 제이 하스는 이번 대회에 아들 빌과 함께 출전해 관심을 끌었다.
하스 부자는 첫날 2명이 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반영하는 포볼 경기에서 7언더파를 합작해 컷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 이들은 한 개의 공을 2명이 번갈아 치는 포섬 경기에서 버디 4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3개로 막아냈다.
하스 부자는 이날 1번(파4)과 2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3번 홀(파4)에서 보기로 주춤했으나, 7번 홀(파5)에서 다시 1타를 더 줄여 전반에만 2언더파를 쳤다.
후반 들어 11번 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합작, 컷 통과 기대를 더욱 높였다. 경기 막판 위기가 있었다. 이후 14번(파3)과 17번 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내 컷 통과가 아슬아슬했다. 하지만 마지막 18번 홀(파5)을 파고 막아내며 공동 29위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 컷오프 기준은 80개 팀 중 상위 33개 팀이다.
62세 캘커베키아, 1000번째 출전
역대 23번째…디 오픈 출전 예고
만 68세4개월20일의 제이 하스는 이날 아들과 함께 본선 진출을 합작해 PGA 투어 역대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최고 기록은 1979년 하노버 웨스트 체스터 클래식에서 세운 샘 스니드(미국)의 67세2개월3일이었다.
아버지 하스는 1976년 PGA 투어에 데뷔한 후 1978년 엔디 윌리엄스 샌디에이고 오픈 인비테이셔널에서 첫 승을 올렸다. 1993년 텍사스 오픈에서 통산 9승을 달성한 뒤 챔피언스 투어로 무대를 옮겨 2005년 그레이트 히코리 클래식을 시작으로 통산 18승을 거뒀다. PGA 투어 출전은 이번이 799번 경기다. 통산 컷 통과는 591번째다.
아들 빌은 2006년 PGA 투어에 데뷔했고, 통산 6승을 기록 중이다. 2011년 페덱스컵 우승으로 1000만달러의 보너스 상금을 받았다.
제이 하스의 컷 통과에 빅토르 호블란은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축하했다. 콜린 모리카와는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경의를 표했다.
아버지 하스는 “마지막 홀에서 파 퍼트는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아들과 함께 이룬 컷 통과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62세를 앞둔 마크 캘커베키아(미국)는 지난달 25일(한국시간) 끝난 PGA 투어 챔피언스 클럽콥 클래식에서 PGA 투어 주관 대회 1000번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PGA 투어 주관 대회 1000번 출전은 캘커베키아가 23번째다.
그는 25년 연속 PGA 투어 카드를 지키는 진기록을 갖고 있다. 캘커베키아는 13차례 PGA 투어에서 우승했다. 시니어 무대에서는 4승을 거뒀다. 2004년 한국프로골프 매경 오픈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13승 가운데 가장 빛나는 성과는 1989년 디 오픈 우승이다. 당시 최고의 선수 그레그 노먼(호주)을 연장전에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 이후 디 오픈에 출전하지 않았던 캘커베키아는 만 60세가 된 2020년 디 오픈에서 이 대회 은퇴 경기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2020년 디 오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열리지 않았다. 작년 대회 때 캘커베키아는 허리 수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출전할 수 없었다.
팔팔한 기량
은퇴 경기를 올해로 미룬 캘커베키아는 이번에는 디 오픈 출전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디 오픈 우승자에게 주는 출전권은 만 60세가 넘으면 효력을 잃기 때문이다.
캘커베키아는 디 오픈을 주관하는 R&A에 편지를 썼다. R&A 디 오픈 조직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캘커베키아에게 올해 디 오픈 출전권을 부여하기로 했다는 답신을 보냈다. 오는 7월14일 개막하는 디 오픈은 150회째를 맞는다. 골프의 발상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다.
캘커베키아는 “아주 긴 편지였다. 내게 마지막으로 디 오픈에서 경기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다”며 “아들과 딸, 아내와 함께 가겠다. 컷 통과가 목표다. 컷 통과를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아 슈퍼골프리그를 주도하는 노먼도 150회 디 오픈 출전을 희망했지만, R&A는 즉각 거부했다고 골프 채널은 전했다. 노먼은 1986년과 2003년 두 차례 디 오픈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