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뉴스] 고교야구 전통의 명문인 천안북일고가 서울의 명문 장충고를 꺾고 올 시즌 첫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했다. 2012년 황금사자기 우승 이후 10년 만에 고교야구대회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역대 최다 규모
북일고는 지난달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장충고와 맞붙은 결승전에서 8-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는 기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에서 명칭을 바꾼 대회로, 역대 최다 규모인 88개팀이 참가했다.
이날 경기에서 북일고 선발 타자들은 전원이 안타를 치며 안타 수 총 14개를 기록했다. 4회부터 마운드에 올라온 북일고 투수 최준호가 야수들의 호수비에 힘입어 4.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승리를 확정 지었다.
북일고는 경기 초반 장충고에 0-3으로 끌려갔지만, 4회 말 찾아온 반격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이승현이 장충고 선발 황준서를 상대로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렸다. 후속타자 김채운의 번트에 이어 상대의 악송구로 볼이 빠지면서 주자가 모두 살아남았다.
무사 1·3루에서 가예찬의 내야 안타로 첫 득점을 올렸고, 이진용의 번트가 안타로 연결되면서 만루가 됐다. 김지환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한 뒤 우중간을 가르는 김종우의 2루타로 2점을 더 보태 역전에 성공했다. 2사 2루에서 김민준이 1타점 적시타를 날려 순식간에 5-3로 전세를 뒤집었다.
천안북일고, 결승서 장충고 꺾고 우승
경기 초반 끌려가다 4회말 대반격 역전
장충고는 호투를 펼쳤던 황준서가 4회 갑작스럽게 무너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황준서는 자책점이 2점에 불과했지만 연이은 수비 실책으로 야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8강에서 덕수고를 꺾고 4강에 오른 장충고는 안산공고를 7대3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3학년 이진하와 신윤호, 2학년 황준서·육선엽 등 두꺼운 투수력이 최대 강점으로 꼽혔지만, 결승전에서 북일고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8강에서 경북고를 제친 북일고는 충암고를 6대2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최주원과 김휘건, 장우진을 앞세워 예선 1차전에서 팀 노히트노런 승리를 거두며 주목을 받았다. 탄탄한 수비와 집중력 있는 타선으로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장점을 유지했고, 결국 10년 만에 전국 무대 정상에 올랐다.
최우수선수의 영광은 5회 실점 위기에서 기막힌 다이빙캐치를 선보이고 타석에선 3타점을 책임진 북일고 중견수 김지환에게 돌아갔다. 김지환은 타점상도 받았다.
이 밖에 우수투수상은 장우진(북일고 투수), 감투상은 황준서(장충고 투수), 수훈상은 김종우(북일고 투수), 타격상은 권현(장충고 우익수), 도루상은 이동은(부산고 2루수), 홈런상은 문현빈(북일고 2루수)이 거머쥐었다.
한편, 이번 대회의 공식 후원사인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며 프로야구에 뛰어들었고, 프로야구단 운영뿐만 아니라 고교야구대회와 사회인 야구대회를 추진하며 야구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선발 타자들 전원 안타
최우수선수 김지환 영광
신세계는 이번 대회에 우승상금 5000만원 등 총 1억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고교야구대회에서 상금이 걸린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이 같은 지원 덕분에 이번 이마트배 고교야구대회에는 총 88개팀이 참가하며, 지난해 84개팀이 참가한 봉황기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 고교야구대회로 기록됐다.
신세계그룹의 야구 사업 중심에는 SSG랜더스의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있다. 정 부회장은 프로야구의 뿌리가 되는 고교야구의 인기가 부활하고 동호인 야구의 저변이 확대되면 대한민국 야구의 질적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번 고교야구대회 후원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회 결승전이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것도 정 부회장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이날 열린 천안북일고와 장충고의 결승전엔 시구자로 참석해 경기를 끝까지 관람한 뒤 시상까지 진행하며 야구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신세계그룹과 정 부회장은 현재 동호인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한 ‘노브랜드배 고교동창야구대회’도 준비 중이다. 오는 8월 열리는 고교동창야구대회는 고교 야구 주말리그에 참가하는 학교의 동문 대항전이다. 입상팀의 상금은 고교야구 발전을 위해 모교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수여될 방침이다.
최초로 상금
신세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SSG랜더스 창단을 앞두고 SNS에서 공언했듯이 ‘본업 유통과 야구의 연결’을 위해 야구 마케팅에도 진심을 다하고 있다”면서 “신세계그룹의 사업과 랜더스의 야구를 연결하는 걸 넘어, 대한민국 야구판 전체를 키우고자 하는 노력으로 팬들에게 다가가려는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