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폭언·욕설·갑질…' 호텔 회장님의 안하무인 본색

입만 열면…직원들 머슴처럼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한 호텔 회장이 욕설·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일요시사>에 들어온 여러 제보를 종합하면 A 회장은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 욕설을 했고, 사적인 지시와 무리한 요구를 일삼았다. 현재 A 회장 측은 답변을 회피하는 한편, 제보자를 색출해 위협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직원과 A 회장의 통화 녹취 5건을 단독 입수했다. 통화 시점은 2020년 말. 당시 A 회장은 직원들에게 각종 불법행위를 지시하는 것도 모자라, 언어폭력을 곁들이며 일 처리를 재촉했다.

가족 앞서…
트라우마

20분이 넘는 녹취 속 A 회장은 지속적으로 폭언·욕설을 일삼았다. 각각 다른 시점·사안의 전화 통화에서 수위 높은 욕설이 반복됐다.

“다 똑같은 X끼들이야 니네들. 한 놈이 잡고 체크를 해야 하는데 X신 쭉정이 같은 놈들만 있으니 어떡하냐 대체…(중략)야 이 XX놈아, 알아서 O반장 X치고 해야 할 거 아냐 X끼야.”

“아 XXX 말고 오늘 들어오라고 해서 XX놈 결정내라 그래. 이 XX놈들 X같은 X끼들 사람을 X으로 보나…(중략) 너도 X신같은 X끼야 한 번 얘기하면 XX놈아 좀 들어.”


“XX놈아 니가 (일이 늦어지면)손해배상해 줄 거야? XX놈들. 진짜 X같은 X끼들. 진짜 일하는 거 X같이 해. 진짜 XXX끼들. XX놈들 결정하라고 던져준 것도 못하고 있어 그걸.”

직원 B씨는 이 모든 말을 가만히 듣고만 있어야 했다. 말이 비수처럼 날아와 가슴에 박혔다. 

직원들의 주장에 따르면 A 회장은 평소에도 상습적으로 폭언·욕설을 했다. 전화뿐만 아니라 대면 업무보고, 회의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X새끼” “X신” “XX놈아”…
직원들에 상습적으로 언어폭력

A 회장이 던진 말 중 일부는 B씨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어느날, B씨 가족이 주말에도 출근한 B씨를 만나러 사무실에 잠시 들렀다. 가족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려던 그때, 느닷없이 A 회장이 들이닥쳤다. B씨는 사무실 안쪽 문을 닫아둔 채로 A 회장을 맞았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가족들을 소개할 겨를도 없었다.

B씨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A 회장의 욕설 섞인 업무지시가 시작됐다. 문 건너편에서는 B씨의 배우자와 어린 자녀들이 모든 것을 듣고 있었다.


B씨는 “그 일 이후로 가족들 볼 낯이 없어 며칠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며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나를 평생 따라다니며 괴롭힐 기억”이라고 토로했다.

욕설을 견디다 못한 B씨는 핸드폰을 녹음이 안 되는 아이폰에서 가능한 갤럭시로 바꿨다. 그는 “자신을 위협하던 ‘흉기’들이 휘둘러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게 억울했다”고 말했다. 욕설을 뺀 내용도 정당한 업무지시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또 다른 직원은 “A 회장은 증축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다. 전후 사정을 전혀 따지지 않은 채 ‘신속한 처리’만 강조했다”며 “그런데도 일단 A 회장이 시한을 정하면 직원들은 어떻게든 그 안에 절차를 마쳐야 했다”고 털어놨다. 일이 늦어지면 어김없이 A 회장의 폭언‧욕설을 감내해야만 했다.

사적 지시
하인 취급

직원들은 “A 회장은 직원들을 하대할뿐더러 소모품·하인 취급한다”고 입을 모았다. 언어폭력과 함께 각종 갑질을 당했다는 제보가 줄을 이었다. 여러 직원의 증언을 종합하면, A 회장은 각종 사적 지시와 무리한 요구를 남발하며 직원들을 말 그대로 부려 먹었다.

A 회장은 본인의 사생활에도 직원들을 끌여들였다. 그는 여자친구(현재 결혼)와의 ‘100일’을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 준비를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직원들은 장소를 꾸미고 각종 음식을 준비해야 했다. 이것이 업무와 관련 있을 리는 만무했다.

당시 이벤트 준비에 동원됐던 한 직원은 “이것저것 준비하고 기념사진도 찍어줘야 했다”며 “자발적으로 도왔던 직원은 사실상 없었다. A 회장이 시키니 억지로 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회상했다.

A 회장의 사적 지시를 받았다는 경험담이 계속 이어졌다.

한 직원은 “이전에는 본인 집으로 불러 헤어진 여자친구 짐 정리를 시킨 적이 있었다”며 “당시 타지에 살고 있었는데 ‘출근 전에 잠깐 들려라’ 하고선 그런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짐을 박스 몇 개에 담아 우체국으로 옮길 때 ‘대체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하는 회의감에 빠졌었다”고 덧붙였다.

A 회장의 무리한 요구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그는 심지어 업무 중에도 직원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던지곤 했다.

A 회장은 회사 운영자금이 부족해지자, 회의 중 일부 직원들에게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와. 그 돈을 회사에 좀 보태라”고 요구했다. “마냥 농담으로 넘기기에는 A 회장이 너무나도 집요했다”는 후일담이 뒤따랐다.


거래처에 약속한 대금 지급을 미루는 일도 빈번했다. 줘야할 돈을 어떻게든 깎아보겠다는 심산이었다. 이런저런 트집을 잡으며 대금 지급을 미루다 돌연 단가를 후려치는 수법이 자주 활용됐다.

그동안 당장 돈이 급해진 영세 거래처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그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A 회장이 이 수법으로 대금을 깎은 것만 수십건, 금액은 수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 업주는 B씨에게 “정말 피눈물이 난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A 회장은 직원들을 이런 억지 흥정의 ‘총알받이’로 내세웠다. 직원들은 일이 해결될 때까지 양쪽 모두에게 끊임없이 시달렸다.

한 직원은 “한 번은 A 회장이 박람회에 갔다가 객실마다 걸어둘 액자를 계약하고 온 적이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물건을 받고 나니 각종 트집을 잡았다. 그러고서는 그 업체에 ‘돈을 줄 수 없다’고 전하라 지시했다”며 “결국 그 업체에 전화해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면서 대금 지급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 중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답변 거부
제보자 색출


<일요시사>는 호텔 측에 관련 답변을 요청했다. 하지만 호텔 및 A 회장 측은 수차례 연락에도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답변을 사실상 거부했다. 

결국 A 회장 측은 <일요시사> 연락을 아예 피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미심쩍은 물밑 ‘눈치작전’은 계속 감행했다. 생뚱맞은 곳에서 걸려온 전화 두 통. 그 뒤에는 항상 A 회장이 있었다. 그는 주변 사람을 방패 삼아 숨고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A 회장 측근에게 처음 연락이 왔던 때는 지난달 31일. 자신을 ‘기자 선배’라고 밝힌 그는 “A 회장이 아는 선배”라며 “<일요시사>가 호텔을 취재한다고 들어서 무슨 내용인지 알아보려고 전화했다”고 밝혔다.

<일요시사>는 그에게 여러 의혹을 물었다. 하지만 그는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며 답변을 피했다. 대신 그는 “언제 한 번 만나자”며 “‘만날 수 있으면, 봤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 하셨다”고 계속 대면을 요구했다.

“그러기에 앞서 A 회장과 통화하고 싶다”고 답했더니, “(A 회장이)원체 바빠서 어려울 것이다. 나도 통화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답했다.

직접 만날 수는 있지만, 전화 통화는 바빠서 어렵다는 말이 선뜻 이해되지는 않았다. 결국 “‘호텔 측 입장을 반영하고자 하니 꼭 연락줬으면 한다’고 전해달라”는 요청을 끝으로 통화는 종료됐다. 이후로 어떠한 답변이나 요청도 받지 못했다. 

전 여친 짐 정리…새 여친 이벤트도
사생활에 직원 동원…대출 종용까지

B씨는 이를 두고 “‘전화 대신 만나자’는 말은 전형적인 A 회장식 회유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기 전, 여러 매체에게 연락에서 왔었다. 그런데 A 회장이 매체 관계자들과 만났다는 소식만 전해지면 매번 취재가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열흘쯤 뒤에도 미심쩍은 연락을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자신이 누군지도 밝히지 않은 채로 도리어 “전화받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매체 이름, 위치, 기자 이름까지 확인하고서는 “그냥 번호가 찍혀 있길래 전화를 걸어봤다”며 대뜸 전화를 끊었다. 반대로 전화를 걸어 누군지 묻자, 계속 답변을 피하다 ‘향우회’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진 대화에서 향우회 명예회장이 A 회장이라는 사실까지 실토했지만, 이 전화와 A 회장 간의 연결고리는 한사코 부인했다. “그러면 개인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따지자 “내가 그런 것까지 다 이야기해야 하느냐”며 답변을 거부했다.

<일요시사>는 향우회 측에도 ‘A 회장에게 답변을 요청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역시 어떤 답변도 돌아오지 않았다. 

<일요시사>는 이후로도 호텔을 통해 꾸준히 A 회장 측 입장을 물었다. 하지만 “영업에 방해되니 연락을 자제해달라”는 답변을 받은 뒤 줄곧 무시당했다. 

그 사이 A 회장은 주변에 “기자 한 명과 퇴사 직원들이 금품 갈취를 목표로 협박 중”이라는 소문을 퍼트리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피해 직원 중 1명을 제보자로 단정하고 “그를 고소하겠다”며 위협하고 있다.

듣기 어려운
사과 한마디

B씨는 “A 회장이 직원들에게 사과 한마디만 했어도 이렇게 일이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하기 전부터 A 회장과 알고 지내던 사람이 많다”며 “아무리 처우가 좋지 않았어도 (A 회장이)진솔한 사과와 함께 ‘사람 대접’만 해줬으면 다들 충분하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호텔 회장님, 직장 내 괴롭힘 성립?

고용노동부는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개정안과 함께 관련 매뉴얼을 공개했다.

해당 매뉴얼에 따르면 A 회장의 행동은 법적으로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매뉴얼에서 직장 내 괴롭힘 예시 16개를 제시했다.

A 회장 행동은 이 중 2가지(사적 심부름 등 개인적인 일상생활과 관련된 일을 하도록 지속적·반복적으로 지시, 욕설이나 위협적인 말을 함)에 해당된다.

고용노동부는 “업무에 성과를 내거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질책은 원칙적으로 적정 범위 내의 행위로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인격모독에 해당할 정도로 과도하거나, 업무상 정당한 근거나 이유 없이 질책하거나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등 사회적 통념을 벗어난 수준이라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준에 따르면 A 회장의 ‘욕설 업무 지시’ 역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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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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