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화획' 임상빈

춤추는 붓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에 위치한 갤러리나우에서 임상빈의 개인전 ‘화획(畵劃)’을 준비했다. 임상빈의 작업은 무의식의 퍼포먼스로 시작된다. 계획하지 않고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무의식의 상태에서 춤을 추는 듯한 붓질은 새로운 에너지로 치환된다. 

작업 과정에서 생산된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흐르고 부딪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생성한다. 이때 작가는 스스로의 내면과 만나 자연스러운 형상성을 구현한다. 새로운 생명력, 즉 날것의 에너지다. 

뜨거운 추상

날것의 에너지는 무의식 속 깊숙한 곳과 직접 만나고, 그 에너지는 본연의 흥을 이끌어낸다. 무의식과 의식이 만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고 새롭게 드러난 색은 직관과 소통하게 된다. 감성적이고 자연적으로 솟구친 에너지의 즉흥성, 러프함은 임상빈의 또 다른 이성적 자아와 만나 새로운 반전의 시그널로 완성된다. 

각각의 에너지는 임상빈의 정교한 덧칠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다. 오케스트라와 같은 정교하고 세련된 하모니로 귀결되는 것.

즉흥적 에너지와 컬러의 자연스러운 혼합은 마치 러프하게 촬영된 조각난 현장이 정교한 편집을 통해 훌륭한 영화로 탄생되듯, 감각적으로 즉흥적으로 그린 이미지가 이성적이면서 정교한 시선으로 오랜 시간 다듬고 정리, 덧칠돼 완성된다. 


날것의 에너지
새로운 생명력

감성적이고 추상적인 내지름과 완벽하고 정교한 표현 과정이 합쳐진 임상빈의 작업은 하버드 리드의 “본래 미술은 추상적이다”라는 표현처럼 미술의 본질에 다가선다. 임상빈의 작업에는 뜨거운 추상과 차가운 추상이 ‘쫄깃하게’ 섞여있는 셈이다. 

작업의 완성 과정은 인간의 성장과 비견된다. 씨앗에서 새싹으로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무가 되듯 한 생명이 자라나는 것과 같은 성장의 과정을 거친다. 거기에 의도가 개입되면서 방향성이 덧입혀져 마지막 작업이 완성되는 과정은 마치 한 아기가 태어나서 교육 과정과 훈련 등 성장 과정을 거쳐 어른이 되는 과정과 흡사하다. 

모든 사람이 눈·코·입·몸·팔·다리가 있다는 점은 같지만 각각 생김새와 성격이 모두 다르듯, 임상빈의 작품은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하나하나 개성을 뽐내고 있다. 인간은 모두 사회의 구성원이지만 각자 주연인 21세기의 지향점과 비슷하다. 

이번 전시는 회화와 사진 두 가지 매체로 구성됐다. 서로 관계를 맺으며 부분과 전체, 감성과 이성, 시작과 성장 등 삼라만상의 이치와 상호작용의 밀고 당김을 모두 담고 있는 작업이다.  또 이번 전시는 객관적인 외부 풍경을 내밀하게, 내적 상상의 세계로 아주 그럴듯하게 치환해 시선의 폭을 넓혀주는 작업이기도 하다.

섬세해서 불안하고
당연해서 행복하다

사진 작업은 적극적으로 시점을 바꿔서 촬영한 여러 사진 조각의 몽타주 작업을 통해 인식적인 풍경으로 변모됐다. 밖을 통해 안을 보고 안을 통해 밖을 구현하는 멋진 상상력은 눈을 즐겁게 한다. 씨줄과 날줄을 엮어 구축한 감독의 눈으로 인식에 대한 개념을 확장시키는 것이다.


페인팅 작업에서 작품이 성장하듯 사진 작업에서도 포토몽타주 작업을 통해 성장의 과정을 거친다. 여기에 알루미늄에 염료를 입히는 프린트 방식으로 액자가 필요 없는 작업이 완성된다. 

갤러리나우 관계자는 “이 전시는 예술적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성숙시키고 추상 표현을 포함한 앞으로의 미술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임상빈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고유의 혹은 서로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수많은 아우성을 다양한 형태와 색상, 질감의 맛으로 곱씹으며 끊임없이 마음을 수련한다. 이미지가 소리가 되고 소리가 이미지가 되는 혹은 무형의 몸짓이 유형의 재질이 되고 온갖 색상이 서로 다른 마음이 되는 마법의 전율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차가운 추상

이어 “때로는 워낙 섬세하니 불안하고 때로는 워낙 당연하니 행복한 순간이다. 그야말로 세상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갖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다음 달 31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임상빈은?]

▲학력

콜롬비아대학원 티처스 칼리지, 미술과 미술교육 박사과정 졸업(2011)
예일대학원 미술대학 회화와 판화 석사과정 졸업(2005)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졸업(2001)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 교수

▲개인전

‘임상빈 : 화획(畵劃)’ 갤러리 나우(2022)
‘임상빈 : 구조’ 소울아트스페이스(2021)
‘임상빈 : 바라보기’ 세브란스 아트 스페이스(2021)
‘임상빈 : 인공지능과 나’ 라이언 리 갤러리(2019) 
‘임상빈: 인공’ 소울아트스페이스(2019) 
‘임상빈 : 에네르기아’ 소울아트스페이스(2017)
‘임상빈 : 콜렉션’ 라이언 리 갤러리(2016)
‘임상빈 : 사상’ 소울아트스페이스(2015)
‘남극대륙’ 소울아트스페이스(2014)
‘임상빈 : 광경’ 라이언 리 갤러리(2013)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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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