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만 걷자 ③영덕복사꽃마을

봄내음 가득 찬 ‘무릉도원’

벚꽃이 지면 복사꽃이 핀다. 복사꽃이 울긋불긋 산천을 물들이면 가히 봄의 절정이다. 복사꽃은 화려한 색과 은은한 향기로 사람들의 넋을 쏙 빼놓는다. 오죽하면 과년한 딸이나 새색시가 봄바람 날까 봐 집 안에 복사나무를 심지 않았을까.

복사꽃 구경하기 좋은 곳이 경북 영덕이다. 4월 초·중순이면 지품면 구릉과 오십천 일대가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면서 무릉도원을 이룬다. 영덕의 복사꽃 나들이는 드라이브가 제격이다. 복숭아밭이 워낙 방대한 영역에 걸쳐 있기에 차를 타고 둘러봐야 한다.

당진영덕고속도로 동청송·영양 IC로 나오면 황장재가 지척이다. 국도34호선이 지나는 황장재는 고속도로가 생기기까지 내륙에서 영덕으로 들어오는 관문이었다. 황장재에 ‘지품면 황장재’라고 쓰인 거대한 표석이 있다.

복숭아밭

고갯마루에서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따라 내려오면 하나둘 복숭아밭이 보인다. 지품면사무소 앞에는 노란색으로 칠한 앙증맞은 버스 모양 정류장이 눈길을 끈다. 정류장에 쓰인 ‘복사꽃향기마을’은 지품면의 중심인 신안리를 부르는 별칭이다. 복사꽃이 필 때면 꽃향기로 마을이 들썩들썩한다.

신안리에서 좀 더 내려오면 오십천이 옥계계곡과 만나 제법 몸집을 불린다. 지품면 일대에 복숭아밭이 많은 건 오십천과 관계가 있다. 1959년 태풍 사라호가 상륙했을 때, 오십천이 범람했다. 비옥한 땅이 자갈과 토사가 가득한 척박한 땅으로 바뀌었다.


폐허의 절망 속에서 주민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고심 끝에 자갈밭에서도 잘 자라는 복숭아의 특성에 주목해 복숭아밭을 일궜다. 지품면 복숭아밭은 이런 아픈 사연을 품고 있다.

주유소가 있는 삼거리에서 옥계계곡 쪽으로 우회전한다. 옥계계곡을 따라 복숭아밭이 제법 많다. 주응리 팔각산이 보이는 야산은 사진작가들의 복사꽃 단골 촬영지다. 복사꽃과 수려한 팔각산이 어우러진 모습이 무릉도원을 연상시키는 절경이다.

삼거리로 돌아와 삼화2리 영덕복사꽃마을을 찾았다. 마을 주변이 온통 복숭아밭이다. 복숭아 농사를 짓는 농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수소문해 농업회사법인 영플러스㈜ 이창훈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의 부모님이 삼화2리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다.

이 대표는 자연스럽게 복숭아밭에서 자랐고, 기특하게도 부모님의 대를 잇기로 했다. 농업고등학교와 한국농수산대학을 나와 체계적으로 복숭아 과수원 사업을 준비했다. 지금은 직접 복숭아 농사를 짓고,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을 받은 복숭아 병조림을 만든다.

4월 초·중순 핑크빛으로 물들어
드라이브 제격인 복사꽃 나들이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복숭아 병조림 공장을 둘러봤다. 공장이 깨끗해 놀랐다. 이 대표가 만든 복숭아 병조림을 맛봤다. 사각사각 씹히는 맛과 복숭아 특유의 단맛이 일품이다. 마치 가공하지 않은 생과를 먹는 느낌이다. 복숭아와 설탕, 물만 들어가는 병조림은 인기가 좋아 인터넷을 통해 꾸준히 판매된다고 한다.

공장 앞에 이 대표가 농사짓는 복숭아밭이 있다. 다른 복사나무보다 월등히 컸다. 나무 간격을 7m로 했기에 나무가 크게 자란다고 한다. 이 대표가 나뭇가지에 달린 꽃눈을 보여줬다. 여리고 작은 꽃눈이 무럭무럭 자라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게 신기하다.


나무 한 그루에 열매가 약 1만개가 달리는데, 그중 700~800개를 선택해 수확한다고 한다.

복숭아는 농사짓기 까다로운 작물이다. 병충해가 많고, 저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껍질이 얇아 수확한 날 바로 처리해야 한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이 대표가 선택한 게 복숭아 병조림이다. 화사한 복사꽃의 이면에 농부의 땀과 노력이 깃들어 있었다.

복사꽃 구경을 마치면 영덕의 명소를 둘러보자. 영덕읍에서 북쪽으로 20분쯤 달리면 영해면 괴시리전통마을에 닿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 향긋한 매향이 코를 찌른다. 제법 큰 매화나무 한 그루가 반겨준다.

매화나무 뒤로 한옥이 들어차 있다. 이곳은 영양 남씨 집성촌으로 마을 앞에 널찍한 영해평야가 펼쳐진다. 고려 후기 대학자 목은 이색이 이 마을에서 태어났고, 마을 안쪽에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 뒤에 산책로가 있어 호젓하게 걷기 좋다.

숙소는 칠보산자연휴양림으로 정했다. 휴양림에 가려면 병곡리를 거쳐야 하는데, 여기에 고래불해수욕장이 있다. ‘영덕블루’ 특유의 짙푸른 바다를 감상하고, 활어회를 포장해 휴양림에 들었다. 휴양림은 칠보산의 7부 능선에 자리 잡았고, 솔숲에 숲속의집이 들어앉아 쾌적하다.

바람이 불자 솔숲에서 파도 소리가 들린다. 바다를 떠올리며 단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숙소 바로 위 전망대에서 동해 일출을 감상했다. 칠보산자연휴양림은 숨은 일출 명소다.

 

장육사

휴양림에서 나와 장육사로 향했다. 1355년(고려 공민왕 4) 나옹선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주차장에서 경내로 들어가면 나옹선사의 석상이 보인다. 나옹선사는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하는 선시를 쓴 주인공이다. 아담한 대웅전(경북유형문화재)과 대숲을 둘러보면서 영덕 여행을 마무리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영덕복사꽃마을→괴시리전통마을→장육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영덕복사꽃마을→괴시리전통마을→칠보산자연휴양림
둘째 날: 칠보산자연휴양림→고래불해수욕장→장육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영덕관광포털 https://tour.yd.go.kr
- 영덕복사꽃마을 http://yd7015.kr/board
- 장육사 http://jangyuksa.templestay.com   

문의 전화
- 영덕군청 관광정책과 054)730-6195
- 영덕복사꽃마을 054)732-7015
- 장육사 054)732-6289


대중교통
[버스] 서울-영덕,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7~8회(07:00~18:30) 운행, 약 4시간4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회(10:10, 17:00)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영덕터미널 정류장에서 신안행 농어촌버스 이용, 삼화2리 영덕복사꽃마을 정류장 하차.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영덕터미널 054)732-7673 영덕버스(주) 054)732-7374

자가운전
당진영덕고속도로 동청송·영양 IC→황장재→지품면사무소→영덕복사꽃마을

숙박 정보
- 칠보산산자연휴양림: 병곡면 칠보산길, 054)732-1607, www.foresttrip.go.kr
- 클라우드나인호텔: 강구면 신강구2길, 054)733-9905
- 호텔여기어때 영덕점: 강구면 영덕대게로, 054)733-7979, http://xn--ok0bp1hdwb834a7hane73n89x67j.com

식당 정보
- 낙원보쌈(보쌈·돌솥비빔밥): 지품면 속곡길, 054)732-3321, https://nakwonbosam.modoo.at
- 용추해물짬뽕천국(짬뽕·탕수육): 지품면 경동로, 054)733-9994
- 나비산기사식당(미주구리찌개·물곰탕): 강구면 강산로, 054)733-2552
- 정직한바다횟집(활어회·대게탕): 병곡면 병곡1길, 054)733-2037

주변 볼거리
축산항, 영덕 대소산 봉수대, 대진해수욕장, 강구항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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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