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20년 국회밥 먹은 ‘왕고 보좌관’ 권통일 

“백조의 발에서 이젠 백조로”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과거 역사적인 인물들은 곁에 있던 책사도 함께 주목받았다. 국회에서 보좌관의 역할도 그렇다. 국회의원의 입으로 불리며 그들을 움직이게 한다. 국민의힘 김해시장 권통일 예비후보는 몸담았던 국회를 떠나 이젠 시민의 입이 되고 싶다며 과감히 출사표를 던졌다. 

국회에 발을 들인지 20년의 세월이 넘게 흘렀다. 여러 의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실력과 경험을 쌓아왔고, 출마 준비를 끝마쳤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의 보좌관을 지낸 권통일 김해시장 예비후보 이야기다. <일요시사>는 권 예비후보에게 국정 현안, 출마 선언 이유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권 후보와의 일문일답.

-20년간 보좌관을 하셨습니다. 후보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이 ‘통일’이다 보니 자연스레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대학교도 정치외교학과를 선택했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2000년 국회에 발을 들였습니다. 국회 연구원을 시작으로 여러 의원을 보좌해왔습니다.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 박형준 부산시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인사들의 보좌관을 하면서 실력과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국회에 있으면서 대선에서는 선대본부 상근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정권 교체에 기여했습니다. 

-20년간 국회에서 하셨던 보좌관을 돌이켜 보신다면.


▲오랜 기간 국회에 있으면서 국회가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보좌관은 하나의 직업이자 제 생활이었습니다. 국회에서 의원이 호수 위의 백조라면 보좌진은 물밑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백조의 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 보좌관은 정책 개발과 행정부 견제·비판, 그리고 입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모순과 문제점을 해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유비에게는 제갈량이 있었고, 칭기즈칸에게는 야율초재라는 참모가 있었습니다. 의원을 움직이는 것은 보좌관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의원님 옆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주영·권성동·박형준 등 보좌
‘평생 김해와’ 김해시장 출사표

-국민의힘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냈습니다. 

▲국회는 늘 수성전보다 공성전에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합니다. 여소야대 형국에서 압도적인 수를 가진 야당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습니다. 그보다 앞서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했음에도 민심을 무시하고 여전히 오히려 전보다 더 심각하게 의회 독재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검수완박 처리 과정이 그렇습니다. 지방선거를 통해 오만한 민주당을 재심판해야 합니다. 

-김해시장 출마를 선언하셨습니다. 

▲보좌관 시절에도 지금의 저를 만든 제 고향 김해에 어떻게든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 항상 가슴에 가득했습니다. 보좌관 생활을 하면서도 김해 일이라면 불철주야 달려갔습니다. 평생 김해와 늘 함께해왔으니, 김해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필연인 셈입니다. 


그동안 주변의 수많은 출마 권유가 있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김해를 마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12년 민주당의 내로남불 김해시정을 바로잡고 싶어졌습니다.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김해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김해시는 12년간 허성곤 시장이 맡아왔습니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십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 권력은 부패하고 정치가 자정작용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긴 말일 겁니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평가됐던 김해시정에 어울리는 말이기도 합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부분의 후보가 자치단체의 현실은 생각하지 않고 장밋빛 공약을 남발하곤 합니다.

김해시는 올해 기준 전국 288개 광역·기초자치단체 중 재정자립도 순위가 69위입니다. 재정자주도도 200위대로 낮은 편입니다. 김해시의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 순위 격차가 이렇게 큰 것은 상대적으로 중앙정부의 지원은 덜 받고, 김해시민의 부담이 더 컸다는 것을 뜻합니다.

저는 반드시 김해시민의 부담을 줄이고 중앙정부의 지원은 늘려 임기 내 김해시 재정자주도를 100위 안에 진입시키겠습니다. 

선대본부 부대변인 등 정권교체 기여
‘시민의 입’ 윤정부와 시너지 발휘 자신

-허성곤 김해시장도 3선 도전을 시사했습니다. 강력한 경쟁상대로 보입니다.

▲사실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저는 김해시의 숙원사업을 윤석열정부와 시너지를 발휘해 12년 세월 내로남불 민주당이 해온 행태를 바로잡을 것입니다. 허 시장은 안동에 물류센터 인허가 문제와 특혜 의혹이 있습니다.

주촌 주거지역에 축사 악취 문제, 장유소각장 관련 문제 등 김해시가 직면한 현안들은 대부분 선거 전에 공약하고 중간에 말을 바꿨습니다. 상처가 곪으면 터지기 마련입니다. 반드시 김해시민의 마음을 얻어 시장직을 맡고 싶습니다.

여기에 대선이 계기가 돼 김해 민심이 진보에서 보수로 분명 바뀌고 있다는 것을 저 역시 체감하고 있는 만큼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에서도 많은 분이 후보로 나오셨습니다. 

▲김해는 국민의힘의 험지로 분류됩니다. 그동안 김해에서는 저희끼리 싸우다 지는 선거를 반복해왔습니다. 경선 후유증 때문에 진정한 원팀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런 결과는 앞서 말한 대로 12년 동안 김해를 민주당에 내주는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과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 원팀으로 김해의 민주당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제는 권 원내대표의 보좌관에서 김해시민의 보좌관이 되고 싶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입에서 김해 시민의 입을 맡겠습니다. 김해 시민의 목소리를 중앙에 전달하고 김해의 핵심사업을 위해 중앙정부를 설득해 노력하겠습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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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