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발끈 묶은 최재형 “대한민국 1번지 되찾겠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풀린 신발끈을 다시 묶기 위해서는 걸음을 잠시 멈춰야 한다. 무릎을 굽히고 한 다리로 다른 다리를 지탱하며 느슨해진 신발끈을 조이고 나면 나아가는 걸음에 힘이 붙는다. 정치 입문 후 잠시 멈춰 섰던 ‘정치신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다시 신발끈을 조였다. 이번에는 종로다.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덜컥 대선에 도전했다. 현 정부의 감사원장을 뒤로하고 야당의 대선 예비 후보로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달린 4개월이었다. 결과는 실패. 정치신인이라는 핸디캡은 ‘정치신인 치고 선전했다’는 말로 돌아왔다.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그는 다시 4개월 만에 종로에 섰다. 

감시자에서

국민의힘은 다음 달 9일, 대선과 함께 실시되는 서울 종로 보궐선거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전략공천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해 7월 감사원장 사퇴 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7개월 만에 대선 예비후보를 거쳐 국회의원 후보로 결정됐다.

그는 문재인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정권심판’ 선거의 러닝메이트로 함께 뛴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종로의 상징성은 ‘정치 1번지’라는 말로 정리된다. 종로는 민심의 바로미터로도 여겨진다. 실제 종로의 대통령 지지율, 정당 지지율은 전국 평균, 서울 평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야 어느 한쪽에 표를 몰아주는 텃밭 역할을 한 적도 없다.

윤보선·이명박·노무현 등 종로를 터전으로 삼았던 전직 대통령이 3명이나 될 만큼 그 무게감도 엄청나다. 

여야 모두 종로 선거에 나설 ‘선수’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당장 직전 선거인 21대 총선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후보로 이낙연 전 국무총리,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황교안 전 당 대표가 나섰다. 21대 총선 최고 ‘빅 매치’로 불린 종로 선거는 이 전 총리의 승리로 끝났다.

이번 보궐선거는 이 전 총리가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서면서 의원직을 내려놓은 결과다.

대선 경선 컷오프 이후
전략공천으로 중앙무대에

최 전 원장은 <일요시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당에서 대한민국의 새 시대를 열어갈 러닝메이트로서 역할을 부여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중앙당 요청의 의미와 종로 주민의 바람을 가슴 깊이 새기고 3월9일 반드시 승리해 새로운 변화의 한 축으로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국민께 대한민국과 국민 행복을 위해 누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적임자인지 선택을 받는다는 점에서 대선 예비후보나 국회의원 후보나 마찬가지”라며 “다만 대선 경선 때는 보수의 정치철학과 지향을 갖고 있는 후보끼리 더 나은 대한민국에 대한 비전을 놓고 경쟁했다면, 이번 종로 보궐선거는 정치적 신념이 완전히 다른 후보끼리 종로의 새로운 변화와 과거의 지속 간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당’연한 것이 다시 ‘당’연하게 되는 ‘종로’라는 의미의 ‘당당한 종로’를 캐치프레이즈로 잡았다.

최 전 원장은 “문정부 5년이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5년’이었듯이 종로구 또한 민주당 정치인이 국회의원과 지자체를 차지하고 주민 삶에 관여하면서 ‘잃어버린 10년’의 시간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로 주민은 장사도 안되고 아이들 학교도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등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말한다. 정말 종로가 대한민국 1번지가 맞느냐고 서글픔과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주민도 많다”며 “대한민국이 새 시대를 열어야 하듯 종로도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은 낙후된 교육 여건과 각종 규제,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해지면서 많은 주민이 종로를 떠났다고 진단했다. 교육환경과 공공교통체계 개선, 주택 재개발·재건축 정상화, 담장 없는 주민 행복 터전 등을 공약 첫 머리에 내세운 이유다.

결국 이런 부분이 해결돼야 ‘대한민국 1번지’라는 종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청년세대의 미래와 관련된 개혁 과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문정부 5년 동안 청년세대는 철저히 외면받았다. 이들에게 일자리 기회를 열어줄 노동개혁은 외면됐고, 조국 사태 등으로 드러난 ‘아빠 찬스’가 난무하는 대입제도 개선도 실패했다. 청년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국민연금 개혁은 아예 손도 대지 못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보궐선거 당선자는 선거 다음날부터 바로 임기가 시작된다. 최 전 원장이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 그의 역할은 ‘감시자’에서 ‘입법자’로 바뀐다. 그는 “(당선되면)오랜 시간 계속된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법·제도적, 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무너진 국가 경제 기초체력을 보완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최 전 원장은 문정부 5년 동안 선심 정책과 방만 재정 운용으로 국가채무가 400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나랏빚 1000조원 시대’가 도래했고 이 부담을 차기 정부로 넘겼다고 비판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도약을 위해서는 국가 경제구조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윤석열 후보와 러닝메이트
“잃어버린 10년 개혁하겠다”

종로 보궐선거는 대선과 맞물려 또 민주당의 후보 무공천으로 표심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가 이 전 총리의 사퇴에서 비롯된 만큼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최 전 원장은 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17일 윤 후보,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진행한 종로구 동묘앞 합동유세에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뜨거운 민심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국민이 청년의 미래를 빼앗고 국가 개혁과제는 외면한 문재인정부 시즌2를 원하지 않는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그림자가 어린 ‘일단 빚내서 털어먹자’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가와 기업, 근로자와 가정 등 공동체의 모든 영역이 자기다운 제 모습을 찾고 각자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보수정치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역설했다. 최 전 원장은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 모두가 자기다움을 되찾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입법자로

여전히 여의도의 정치 문법이 낯설고 가끔 그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의문이 든다는 ‘정치신인’ 최 전 원장은 ‘정치인 최재형’에 대한 평가는 종로 주민과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밝혔다. 소외계층의 현실과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정치인, 정치 이익보다 국민 행복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행동하는 정치인으로 남고 싶다면서 그는 신발끈을 다시 묶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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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