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공식 선거기간이 시작된 금번 대선에 대해 정치판 출신 문학인의 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해보자.
금번 대선은 한마디로 ‘저주받은 대선’으로 규정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진행 과정만 놓고 살펴봐도 차마 언급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아니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선거기간이 중반 이후로 접어들게 되면 지금까지 드러난 후보자와 후보자 주변 사람들에 대한 추잡하기 이를 데 없는 의혹은 그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아니,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들은 그저 맛보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머지않아 후보자와 과거에 가까운 사이를 유지했던 사람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해 앞다퉈 온갖 의혹을 제기할 터다.
필자가 이를 확단하는 데는 타당한 근거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들 때문에 그렇다.
지금까지는 주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람들이 등장했지만 선거운동이 본격화함에 따라 이해관계를 지니지 않는 사람들이 등장하게 돼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도덕성과 관련해서다.
정치 지도자 특히 국가를 경영하는 사람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도덕성과 능력이다. 그런데 혹자들은 대통령의 경우 도덕성이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필자는 능력 못지않게 도덕성 역시 중시 여긴다. 왜냐하면 도덕성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습관, 즉 버릇이다.
우리말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말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을 자주 접했던 탓이다.
이 도덕성에 능력을 접목시켜보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남의 돈으로 생색내기에 특화돼있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검찰 일 외의 일에는 무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 경우 두 사람 모두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제 제목에 언급한 정권교체와 반정에 대해 언급하자.
최근 윤 후보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 청산 수사를 할 건가’라는 질문에 “해야죠. 해야죠. (수사가)돼야죠”라고 답했다.
또 윤 후보는 ‘수사가 정치보복으로 흐르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자기네 정부 때 정권 초기에 한 것은 헌법 원칙에 따른 것이고, 다음 정부가 자기네들의 비리와 불법에 대해선 한 건 보복인가”라고 반문했다.
동 보도 내용을 접했을 때 윤 후보가 정권교체와 반정을 혼동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순간적인 생각이 일어났다.
단순한 생각을 넘어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반정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확신까지 들었다.
정권교체는 단순히 정치권력이 바뀌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에 반해 반정은 조선 역사에서 연산군을 몰아낸 중종반정 광해군을 몰아낸 인조반정에서 살피듯 실정하는 왕을 폐위시키고 새로 왕을 세우는 일로 축출된 왕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문득 문정권이 취임했을 때 반정으로 일어선 정권은 성공할 수 없다고 했던 일이 떠오른다.
반정으로 들어선 정권의 목표는 한 곳으로, 즉 과거로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필자의 예상처럼 문정권은 미래는 보지 않고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하에 무능을 덮기에 급급했다.
그런데 윤석열은 단순 정권교체를 넘어 전 정권에 대한 단죄를 거론하고 나섰다.
이는 정권교체가 아닌 명백한 반정이다. 국민 다수가 정권교체를 원하는 이유는 과거 회귀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 때문이라는 사실을 윤석열은 놓치고 있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