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소재 대중 골프장들의 입장료가 코로나19 이전보다 41%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2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지역별 입장료 인상률 분석’에 따르면 충북 지역 대중골프장 입장료 인상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반면 부산·경남권의 인상률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 대중골프장의 주중 입장료는 2020년 5월 13만5000원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19만1000원으로 41.1% 오르며 인상률이 가장 높았고, 같은 기간 토요일 입장료는 18만4000원에서 24만5000원으로 33.6% 인상됐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골퍼들이 부킹 난을 피해 충북지역 대중골프장을 많이 찾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로 입장료가 인상률이 높았던 지역은 제주도였다. 2020년 5월 10만9000원이던 제주도 소재 골프장들의 입장료는 지난해 11월 14만6000원으로 34.0% 올랐다. 토요일 입장료도 같은 기간에 14만5000원에서 18만원으로 24.2% 인상됐다. 해외 골프 투어가 막히면서 골퍼들이 제주도 골프장을 많이 찾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1% 폭등…수도권 골프 발길 몰려
골프 대중화 정책 틈새 노린 꼼수?
전북 지역 대중 골프장의 입장료 인상률은 주중 33.9%, 토요일 24.4%였다. 그동안 자체 골프 수요가 부족해 입장료가 낮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수도권 등 외지 골퍼들이 많이 오자 이 지역 그린피마저 올랐다.
반면 가장 인상률이 낮은 지역은 부산·경남권으로, 입장료 인상률은 주중 10.9%, 토요일 5.2%에 불과했다. 이는 새로 개장한 대중골프장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골프장 간 고객유치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국 대중골프장의 주중 입장료는 2020년 5월 13만4000원에서 지난해 11월 16만8000원으로 24.9% 인상됐다. 토요일 입장료는 같은 기간 18만1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19.4% 올랐다.
중과세율을 적용받는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입장료 인상률은 대중제보다 크게 낮았다. 회원제의 비회원 주중 입장료는 2020년 5월 17만4000원에서 지난해 11월 19만2000원으로 10.2% 올랐다. 토요일 입장료는 같은 기간에 22만3000원에서 24만3000원으로 8.9% 인상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회원제·대중골프장과의 입장료 차액도 크게 줄어들었다. 2011년 주중 5만1700원이었던 입장료 차액은 지난해 11월 2만6400원으로 줄었고, 토요일은 4만9300원에서 2만4700원으로 좁혀졌다. 회원제·대중골프장과의 입장료 세금 차액은 약 3만7000원 수준이다. 입장료 차액이 대폭 줄어든 것은 대중제가 입장료를 지나치게 인상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2000년부터 대중 골프장을 대상으로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이유는 입장료를 싸게 받으면서 골프 대중화를 확산시키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대중 골프장이 입장료를 지나치게 많이 올리면서 대중 골프장의 세금감면액의 1/3 정도가 사업주한테 돌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대중 골프장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철회해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지난 10년(2011~2020년)간 입장료 인상률을 보면, 대중 골프장 주중 입장료 인상률이 주중 21.9%, 토요일 15.1%로,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입장료 인상률(주중 8.0%, 토요일 7.9%)을 크게 상회했다.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11 월까지 입장료를 올리지 않은 골프장은 회원제(전체 157개소)가 16개, 대중제(전체 236개소)가 6개소에 불과했다. 사회적 책임이 있는 공공 골프장이거나 대기업 소유 골프장이 대부분이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체육시설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의 골프장 분류체계를 개편해서 입장료를 비싸게 받는 대중 골프장들을 비회원제로 분류해 세금 감면 규모를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