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A씨는 식당에서 국밥을 먹는데, 다른 테이블 손님의 아이가 뛰어다니면서 놀다가 식탁을 쳐서 국이 쏟아져 화상을 입게 됐습니다. A씨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A] 심심찮게 발생할 수 있는 사건으로, 이러한 사건은 중요한 두 가지 법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첫째 형사적 책임, 둘째 민사적 책임입니다.
첫째 형사적으로 상해죄가 적용될 수 있는데, 미성년자에 관한 형사 책임에 대하여 살핍니다. 형법에 따르면 ‘14세가 되지 않은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년법에 따르면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이 형법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경우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될 수 있으나 형법처럼 죄를 범한 사람에 대한 처벌이 아닌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을 내립니다.
본 사건의 경우 아이가 10세 미만의 소년이라면 형사적으로 책임이 없습니다. 또 본 사건은 상해의 고의성도 결격되므로 형사적으로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민사적 책임이 있는가를 살핍니다. 민법 제753조 미성년자 책임 능력 관련 조문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때에는 배상의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자신이 행한 행위에 대해 변식할 지능이 있다면 책임이 있고, 없다면 책임이 없습니다.
민법은 미성년자의 경우 자기 행위에 관해 변식능력의 여부에 따라 책임능력 여부를 판단합니다. 책임능력이란 법률상 책임을 부담할 능력을 말하는데,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보고 민사책임 여부를 판단합니다.
실제로 ‘고무줄 새총을 피해자에게 발사해 실명하게 한 사건에서 13세5개월 남짓한 나이 어린 미성년자로서 상당히 위험한 고무줄 새총을 피해자에게 발사해 실명하게 하는 사고를 일으켰다면 행위 당시 자기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수 있는 지능을 가진 사람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습니다.
본 사건의 경우 아이가 뛰어다니면서 남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라도 자기행위에 관해 변식할 지능이 없다고 보아 민사적 책임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상해를 유발한 아이의 형사적으로나 민사적으로 책임이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대신 그 아이의 부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에 설명을 드립니다.
대법원 판례는 ‘일반적·일상적인 지도·조언 등 감독교육의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할 것인데도, 이를 게을리해 결과적으로 위 사고를 일으켜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했다고 할 것이고, 갑의 감독의무자로서 위와 같은 감독의무를 해태한 과실과 손해발생 간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갑의 부모들은 갑의 책임과는 관계없이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한 사례가 있습니다.
위 사례들에 비춰 아이에게 민·형사상 책임이 없다 하더라도 아이를 보호,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는 부모에게는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은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를 자유롭게 키우는 것도 좋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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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형사전문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인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