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돈길을 소개합니다

‘교통길 따라 돈이 흐른다’는 부동산 격언이 있다. 당장 내년이나 2023년 개통이 가시화된 지역에 공급되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개통이 코앞에 임박한 대표적인 노선을 꼽으라면 서울 경전철 신림선(2022년 5월 개통), 신분당선 연장선 신사역 연장(2022년 5월 개통), 4호선 연장 진접선(2022년 3월 개통), 8호선 연장 별내선(2023년 하반기 개통) 등이 있다.

2022년
2023년

먼저 서울 경전철 2호인 신림선이 개통을 앞두고 있다. 관악구 지역 주민의 숙원사업인 ‘신림선 도시철도’개통이 가시화되면서 수혜지역 부동산 시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보라매공원역과 보라매병원역, 당곡역을 통과하는 이 일대는 그간 지하철 노선이 없어 역세권 갈증이 유독 심한 곳이었다.

신림선 도시철도 사업은 서울 내 교통 사각지대인 관악구 신림동 지역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계획됐다. 2000년대 초반부터 사업이 거론됐으나 여러 차례 지연되면서 2013년이 돼서야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후 약 9년 만에 시험 운행에 돌입, 내년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림선은 9호선 샛강역에서 시작해 1호선 대방역, 7호선 보라매역, 2호선 신림역을 경유, 서울대 앞까지 총연장 7.8㎞를 연결하는 경전철이다. 차량기지 1개소와 환승 정거장 4개소를 포함한 11개의 정거장으로 구성된다.


신림선, 신사역 연장, 진접선, 별내선…
개통 코앞 철도호재 수혜 지역 주목

신림선 개통과 비슷한 시기에 개통을 앞둔 신분당선 서울 구간 연장사업 1단계 구간(9호선 신논현역, 7호선 논현역, 3호선 신사역)은 기존 안대로 내년 5월경 개통될 전망이다. 신분당선 강남역~신사역 연장 구간은 두산건설과 한화건설이 나눠 공사하고 있는데 개통 시 강남대로 일대 교통 혼잡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신사역은 3호선과 신분당선 연장에 위례신사선(위례중앙광장과 송파구, 강남구를 지나 신사역까지 연결, 2027년 예정)으로 몇 년 내 트리플 역세권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추후 신분당선 노선은 강남~정자~광교 운행 구간을 강남~신사~용산으로 확대하는 신분당선 서울 구간(7.8㎞) 연장 사업 중 2단계로 추진된다. 신사역에서 시작해 강북에 동빙고(신설)~국립박물관(신설)~용산역(정차)을 새로 잇는다. 용산역(1호선)에서 강남역(2호선 및 신분당선)까지 지하철로 가는 데  39분에서 13분 정도로 줄어들어 용산 지역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하철 4호선 남양주 연장선인 진접선도 내년 3월경 개통을 앞두고 있다. 서울 노원구 당고개역부터 경기도 남양주 진접역까지 14.2㎞를 연장하는 사업으로 당고개역에서 남양주 별내지구와 진접2지구, 오남지구, 진접1지구를 차례로 연결한다. 각 택지지구마다 1개의 역을 신설, 총 4개 역을 둔다.

착공 후 개통 임박 시점
안정적인 투자가치 기대

진접선이 개통하면 오남지구와 진접지구에서 서울로 나갈 때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1시간20분 이상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는 것은 물론 별내지구에서 서울역까지는 40분 만에 환승 없이 이동 가능해 남양주시의 최대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다.

마지막으로 도시철도 8호선 연장(별내선)구간도 개통이 임박해 있다. 현재 운행 중인 지하철 8호선 종점역인 암사역(강동구 암사동)을 시작으로 한강 하부를 통과, 구리시 구간을 지나 남양주시 별내읍까지 12.906㎞에 구리역(경의중앙선), 별내역(경춘선) 등 환승 정거장 2개소를 포함한 정거장 6개소가 설치된다. 총사업비는 1조3403억원.


별내선 개통 시 남양주시 별내에서 송파구 잠실까지 27분이 걸려 기존 도시철도 노선을 이용할 때보다 17분 정도 단축된다. 남양주시 별내와 구리시를 강동구 암사동과 바로 연결해 수도권 동북부 지역 주민의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최대
숙원 사업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암사역과 경기 별내역을 잇는 8호선 연장(별내선) 호재가 예정된 경기도 남양주시의 ‘별내 자이엘라(2021년 4월 입주)’오피스텔 전용면적 60㎡는 지난 10월 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같은 면적이 4억23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6개월 만에 2억2000만원 이상이 오른 셈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내년과 2023년에 개통을 앞둔 굵직한 철도호재가 4개 정도 있다”며 “철도호재는 수익형 부동산 등 수혜 지역 부동산에 최대 호재임은 분명하나 착공 전에는 착공이나 개통 시점이 불확실해 착공 후나 개통이 임박한 시점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안전적인 수익과 투자가치를 기대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2022년과 2023년 개통이 유력한 철도호재를 품은 지역의 수익형 부동산.

드디어
뚫린다

 

▲신림역 센트레빌 335= 동부건설이 분양하는 ‘신림역 센트레빌 335’는 지하 7층~지상 20층, 전용면적 51~62㎡ 총 335실 규모로 지어진다. 효율성을 극대화한 2룸 설계로 아파트 못지않은 평면을 갖출 예정이다. 드레스룸, 팬트리 등 생활에 편리함과 여유를 선사할 다양한 공간 특화 설계(일부세대 상이)가 적용된다. 삼성의 프리미엄 가전인 비스포크 양문형 냉장고, 식기세척기, 인덕션, 오븐, 워시타워를 기본으로 한 풀퍼니시드 시스템(일부세대 상이)이 제공된다. 단지 내에는 옥상정원, 커뮤니티센터 및 전기차 충전소 등의 시설을 도입해 주거편의성을 높였다.

단지와 지하 연결통로로 이어진 지하철 2호선 신림역을 이용하면 강남역까지 여덟 정거장만지나면 도달한다. 내년 5월 개통 예정인 경전철 신림선을 이용하면 여의도 샛강역까지 일곱 정거장이면 오갈 수 있다. 시간상으로 10분대면 강남, 여의도 생활권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또 남부순환로,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등이 인접해 있어 수도권 전역으로의 접근성이 높다. 2023년 10월에는 ‘신림봉천터널’이 완공 예정이며, 해당 터널을 이용하면 남부순환로 시흥 나들목부터 금천구 강남순환로 봉천터널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아울러 반경 1㎞ 내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보라매병원, 포도몰, 르네상스 쇼핑몰 등의 생활 편의시설이 위치해 있다. 당곡초, 남부초, 신관중, 성보중·고 등이 인근에 있어 교육 여건도 양호하다.

 

▲신사역 멀버리힐스= 강남 신사역 일대에 10년 만에 공급되는 분양형 상가 ‘신사역 멀버리힐스’가 2차 선착순 분양을 시작했다. 총 2개 동으로 지하 8층~지상 13층 주거동과 근린상업시설동 등 상업시설 136호, 메디컬타워로 구성된다. 오피스텔은 전용 20~33㎡ 총 83실, 도시형생활주택은 전용 30~37㎡ 총 12실로 구성돼 있다. 단지 내 자리한 의료 업종들을 위해 차별화 특화 설계가 적용된 의료 전문 공간인 ‘메디컬&클리닉’시설을 갖추고 있어 성형, 뷰티, 헬스케어 등 관련 업체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1차 상업시설 청약에서도 최고 61대1의 경쟁력을 기록하며 2차 상업시설 일부 층이 이미 완판된 바 있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브랜드 상가로 3호선 신사역 4번 출구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해 ‘초역세권’으로 뛰어난 입지 조건을 자랑한다. 신사역은 압구정은 2분, 종로3가는 15분대, 광화문 20분대 등 서울 주요 지역 대부분을 30분 내로 이동 가능한 사통팔달의 입지를 갖췄다.

또 7호선 논현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자리해 강남구청역, 고속버스터미널역, 이수역 등을 1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신분당선 서울구간 연장 사업과 위례신사선으로 트리플 역세권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이외에 양재IC에서 한남IC까지 지하터널을 조성하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도 추진 중이다.

 

▲별내역 지웰 에스테이트= 신영건설은 주거형 오피스텔 ‘별내역 지웰 에스테이트’를 분양한다. 1차는 지하 2층~지상 10층 1개 동 전용면적 84㎡ 66실이다. 2차는 지하 2층~지상 10층 1개 동 전용면적 84㎡ 99실로 총 165실이다. 4베이(Bay) 맞통풍 구조(일부), 3룸 평면, 복층형 최상층, 갈매천 조망(일부) 등 다양한 설계 요소를 적용했다. 단지 내 상가도 동시 분양한다.


벌써부터
들썩들썩

경춘선 별내역과 도보 3분 거리인 초역세권이다. 별내역은 향후 지하철 8호선(2023년 개통 예정), GTX-B노선(내년 착공 예정)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잠실-구리 방면을 향하는 각종 버스 노선이 단지 인근을 지나고, 경춘북로·갈매IC·퇴계원IC·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등이 가깝다. 이마트 별내점 등 대형마트가 가깝고 갈매천·협동공원·경의선 숲길 등이 인접해 있다. 또 갈매천·협동공원·경의선 숲길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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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27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가 최고 통수권자의 선택은 정치권을 넘어 대한민국 전역을 강타했다. 내란의 밤이 지나고 탄핵의 강을 건너 마침내 대선 정국까지 넘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여의도 곳곳에 계엄의 여파가 남아 있다. 그날 오후 10시 무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예산안 관련 긴급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정보지가 돌았다. 얼마 뒤 정장 복장으로 대통령실 브리핑룸 카메라 앞에 나타난 윤 전 대통령은 다소 격양된 어투로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스로 걸어간 자멸의 길 민주당이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해 국가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공황 상태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돌연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윤 전 대통령은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내려진 비상계엄이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국회가 봉쇄됐고 헬기를 타고 도착한 무장 군인들이 안으로 들이닥쳤다. 국회 밖에서는 시민이, 안에서는 야당 보좌진들이 군인과 대치하면서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먼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입장을 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이후 한 전 대표는 탄핵을 찬성한다는 의미의 ‘찬탄파’로 찍혀 친윤(친 윤석열)계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민주당 당시 이재명 대표는 실시간 방송을 통해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라며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국회를 지키기 위해 신속히 국회로 와달라는 말을 남겼다. 내란 사태가 지나고 난 뒤 이 대통령은 이날을 회상하며 “이 상황을 최대한 빨리 많은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실시간 방송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뒤이어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비상 의총을 소집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의총을 소집했다가 10분 뒤 장소를 여의도 당사로 옮겼다. 그리고 약 20분 뒤 다시 국회 예결위장으로 바꿨다. 이는 현재 추 전 원내대표가 받는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연결된다. 다음 날 새벽인 4일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국회경비대가 국회 출입을 통제하자 담을 넘어서 국회로 진입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결의안 상정에 앞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 국회에 지체 없이 통보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으나 통보가 없었고, 이는 대통령의 귀책사유”라며 “우리는 그와 관계없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결의안은 여야 의원 190명이 참석한 가운데 190명 전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국회 본청에 투입됐던 계엄군은 철수했고 이로써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약 세 시간 만에 무효가 됐다. 비상계엄의 끝은 탄핵 정국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6당은 계엄이 해제된 당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하야하지 않으면 탄핵소추를 진행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추인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을 겪으며 당이 벼랑 끝까지 몰렸던 점 등을 의식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대통령에서 내란수괴 피의자로 썩은줄 알면서도 못 놓는 윤 동아줄 이날을 기점으로 국민의힘에서는 분열의 조짐이 보였다. 탄핵을 반대하는 ‘반탄파’의 친윤계와 찬탄파 친한(친 한동훈)계로 당원들이 갈라서면서 내부 총질이 시작된 것이다. 당초 한 전 대표 역시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비상계엄 당시 자신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두 계파의 갈등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나흘 뒤인 7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국회에서 부결돼 자동 폐기됐다.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이 참석한 가운데 탄핵이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불참하면서 투표가 불성립된 것이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예지, 김상욱, 안철수 의원뿐이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 105명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하며 본회의장으로 와줄 것을 요구했다.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일주일 뒤인 14일 국회에 상정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표결 참석을 제안한다”면서도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했다. 결국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1일 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공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로 넘어갔고 긴 진통 끝에 지난 4월4일 헌법재판관의 만장일치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현직 대통령의 파면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민주당에서는 이변 없이 이재명 대표가 대선주자로 나섰다. 국민의힘에서는 여전히 찬탄파와 반탄파가 대립했고 어느 날 늦은 밤을 틈타 ‘대선후보 날치기’를 시도하는 등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 청산’을 앞세웠다. 이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비상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약속하는 등 경제 성장을 강조하면서도 “내란 세력의 죄는 단호하게 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는 내란 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임을 강조하며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심판론을 부각시켰다. 두 번의 선거 강경파만 남았다 6·3 조기 대선 투표 결과 이재명 후보가 49.42%를 득표하면서 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로 이 후보가 8.27%p 차이로 앞섰다. 계엄 극복과 내란 청산을 외친 민주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완전히 절연하지 못한 점 또한 보수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원인으로 꼽힌다. 탄핵 정국 당시 앞장서서 윤 전 대통령을 엄호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던 당 의원에게 자신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한 점을 언급하며 “나는 끝까지 갔다.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라고 하면서) 무소속으로 나와도 다 찍어줬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 역시 대선 투표 직전까지 윤 전 대통령에게 단호히 탈당을 요구하지 못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탈당(여부)은 본인 뜻”이라며 “자기가(국민의힘이)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도리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아직도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친윤계를 비롯한 중진 의원의 지역구가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임을 고려했을 때,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는 것은 핵심 지지층을 놓는 것과 같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8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서도 반탄파인 장동혁 후보가 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장 후보는 탄핵 정국 당시 극우 색채가 짙은 탄핵 반대 집회를 찾아가 강성 지지층에게 표심을 구애하는가 하면 찬탄파들을 향해 “내부 총질 세력과는 같이 갈 수 없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당선 직후에는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정부를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강경 노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장 대표는 지난 9월 장외투쟁을 통해 이정부와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나선 것은 ‘조국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당 지도부는 대구를 시작으로 전역을 돌며 여론전을 통해 반격에 나설 기회를 보고 있다. 민주당은 “내란 옹호 대선 불복 세력의 장외‘투정’”이라고 비꽜다. 마찬가지로 지난 8월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아 대표로 당선된 정청래 대표는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며 국민의힘 청산을 강조했다. 강경파인 정 대표와 장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국회는 점차 극한으로 치달았다. 정면충돌 치킨 게임 계엄 1년을 앞두고는 민주당의 ‘내란 세력 척결’에 국민의힘이 ‘내란 팔이’라고 맞불을 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힘 강경파 의원들의 입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고, 민주당은 그때마다 계엄 카드를 꺼내며 “내란 옹호 세력과 협치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내란 팔이라는 단어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메시지로 시작됐다. 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특검 연장은 오로지 내란 정국을 연장하려는 민주당의 정략일 뿐”이라며 “내란팔이 없이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자신도, 국정을 책임질 정책 능력도 없으니 이 지경”이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주도로 ‘더 센 특검법’이 통과하자 이를 지적한 것이다. 나 의원은 “에라잇, 맨날 내란, 내란하다 보면 국민들도 결국 지쳐버릴 것”이라며 “소위 내란 약발도 곧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계엄 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사과나 해명도 없이 여전히 민주당 뒷다리만 잡는 게 국민의힘”이라며 “내란팔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그동안 국민의힘이 보여준 태도를 돌아보시라.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기 위해 구치소로 뛰어간 것이며 극우 집회에서 마이크를 든 것까지, 사과의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지겹다’는 경솔한 표현은 국민께 비판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3일 계엄 1년 메시지를 통해 양당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정당해산 심판을 꺼내든 반면, 국민의힘은 메시지 톤을 놓고 여전히 갈팡질팡하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26일 “내일(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다.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당시 의원총회(이하 의총) 장소를 여러번 변경하며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총을 든 계엄군이 국회 창문을 깨고 진입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의총 장소를 국회 밖으로 공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계엄 해제 방해로밖에 볼 수 없는,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거듭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경파만 살아남은 포스트 탄핵 여의도 계엄 1년 메시지, 여야 모두 주목 국민의힘 내에서는 메시지의 세기를 놓고 충돌 조짐이 보인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지도부는 강경 메시지를 주장한 반면,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과를 포함한 톤다운된 메시지를 요구하는 등 온도 차가 생긴 것이다. 초선인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지난해 극한 여야 대립 속에 다수 야당(민주당)의 입법 전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계엄으로 군대를 동원해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건 국가 발전이나 국민통합, 보수 정치에 있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불법적이고 무모하고 과격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1년 동안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규명되면 사과와 반성은 당연한 일”이라며 “단순히 사과와 반성으로만 끝나서도 안 된다. 앞으로 국민의힘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까지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이 지난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여야가 보이는 양상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와 비슷하다는 평이다. 탄핵 이후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해결 과제로 적폐 청산을 내걸었고, 이 대통령은 ‘내란 청산’을 주장했다. 사면초가인 국민의힘 상황 역시 10년 전 탄핵 후폭풍을 직면하고 분열한 새누리당과 닮아있다. 이듬해 6월 지방선거가 예정된 점까지, 지금의 여야가 과거를 그대로 답습할지 이목이 쏠린다. 당시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간판까지 교체했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 참패하면서 국회 바닥에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죄했다. 지금 국민의힘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중도층 등 외연 확장을 위해 계엄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투표율을 55%에서 60% 정도로 봤을 때 중도층은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일 경우가 많다. 오히려 진영에 속한 사람들이 투표한다”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 고관여층보다는 정치 무관심층을 따라가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건가. 보수는 아직도 분열돼있고 내부 싸움도 있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이동해 갔을 때 벌어질 손실도 굉장히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선거에 직면하면 중도층 포섭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하지만, 아직 당이 불안정한 만큼 중심이 되는 지지층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년 전 데자뷔? 비상계엄 사과 메시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이 우리 숙명인데 그분들이 탈당했다고 해서 벗어나 지겠느냐”며 “자꾸 절연, 절연하는데 인연이 끊기겠느냐. 없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회성 사과로 과거 잘못을 끊어내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우리가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를 보다 고민하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쉽게 사과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사과하는 모습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이런 정치를 해나가고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겠다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