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끝’ 김병준호로 닻 올린 국민의힘 선대위

“선출직·임명직 공직 일절 안할 것” 공언

[일요시사 정치팀] 박용수 기자 = 국민의힘은 지난 18일,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구성을 두고 윤석열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원톱으로 하는 제안을 내놨다. 이 상황에서 비상대책위원장에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전 비대위원장의 ‘원톱’ 체제 인선이 결국 무산됐다.

국힘 관계자는 “선대위 인선을 일부만 발표한다면 이번 주 중이라도 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갖춰진 다음 하려면 다음 주 말이나 돼야 할 것”이라며 “오는 24~27일 정도쯤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 후보 선대위는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비워두고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에게 새시대 준비위원장을 맡겼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김 선대위원장과 김 새시대위원장과의 좋지 않은 인연으로 3김의 체제의 구성으로 선대위를 꾸려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가 대선 캠프를 꾸리면서 진통을 겪었던 원인 중 하나는 각자의 지나친 정치 신념과 독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윤 후보를 간판으로 내세워 정권교체하겠다는 이들이 저마다 밥그릇 싸움으로 사욕(私慾)을 부린 건 물론이고, 개인적 악연에 근거해 정치를 사이에 놓고 갈등을 빚어온 것이 국민의힘 지지율에도 타격을 입혔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김병준 선대위원장 및 김한길 새시대위원장과는 상대하고 싶지 않은 악연 관계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김 새시대위원장과는 2016년 대선 때 야권통합 논의 과정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 민주당 비대위원장이었던 김 전 비대위원장이 야권통합을 주장하자,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었던 김 전 대표는 “진정성과 절박성을 가진 정중한 제안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거부하면서 등을 돌린 바 있다.

김종인 내치고 김병준?
선대 위원장 전면 배치

김종인-김병준의 관계도 서먹하긴 마찬가지다. 둘은 최근까지도 서로에게 독설을 퍼붓는 등 4·7 재보선 직후 퇴진한 김 전 비대위원장이 당 중진들의 당권 경쟁을 가리켜 “아사리판”이라고 하자 김 선대위원장은 “어린애 같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의 세 사람 영입에 대한 의지는 강하지만, 갈등과 조율이 미처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놓고 계속 갈지, 아니면 김 전 위원장을 설득해 3김으로 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김 전 비대위원장의 결정에 마지막 희망을 버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애초에 윤 후보도 측근들에게 이런 점들을 감안해 다음 달 초 선대위 구성을 발표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대선 총력전에서 민주당처럼 비대한 선대위보다는 탄탄한 선대위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난항이 불가피해보인다.

지난 24일 밤, 윤 후보와 김 전 비대위원장은 회동을 가졌다. 이들의 만남은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친다’는 대원칙만 확인했을 뿐, 김 전 비대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는 확정 짓지 못했다.

윤 후보는 마냥 기다리지 않고 다음 달 6일에 맞춰 선대위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을 위한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것은 김 전 비대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회동 이튿 날인 지난 25일 “더 이상은 지체할 수 없다”며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채 선대위 실무 조직을 출범시켰다.

전날 두 사람 간 회동에서 윤 후보 제안에 김 전 위원장과의 합의 도출점을 찾지 못하고 무산된 뒤 이날도 신경전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며 여진이 이어졌다.

김종인 “기싸움에서 결별로”
내달 실무급 인선 발표 예정

윤 후보는 “김종인 박사님 얘기를 더는 안 하겠다”고 했고 김 전 비대위원장은 윤 후보 측이 ‘최후통첩을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주접 떤다”는 표현까지 쓰며 “오늘로써 끝을 내면 잘된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했다.

윤 후보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운동이 더 지체돼서는 곤란하고, 1분1초를 아껴가면서 우리가 뛰어야 될 상황”이라며 “선대위가 출발하게 된 만큼 저 역시도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6개 총괄본부장과 공보단, 대변인 등 인선안을 부의해 최고위의 추인을 받아 단행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나는 내 입장을 얘기했고, 거기에 대해서 내가 더 이상 물러나지 않으니까 알아서 해결하면 알아서 해결하기를 기다리는 거지. 더 이상 내가 딴 얘기하지 않는다”며 “(김병준)이 사람에 대해서 특별하게 내가 얘기한 것도 없고, 다 후보에게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김 전 비대위원장이 윤 후보와 선대위 요청을 수락해 대선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뜻하지 않는 만남의 3김으로 큰 그림은 물 건너 간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김 선대위원장은 “중책을 맡게 됐는데 대선 이후 저는 선출직과 임명직 공직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발언은 일각에서 제기된 사퇴설을 일축하는 동시에 윤 후보의 당선을 위해 사심 없이 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선대위원장은 이날 윤 후보와 면담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 정치가 시대에 뒤떨어져 과감히 바꿀 때가 돼, 일하겠다는 분을 혼자 뛰게 둔다는 게 우리 모두의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무엇이든 돕겠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fisrtily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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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