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를 만나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히트메이커 안보현

“S급 배우 멀지 않았다고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 안보현은 최근 국내 미디어계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남자 배우다. 지난해 JTBC <이태원 클라쓰>에서 장근원 역으로 이름을 알린 뒤 승승장구하고 있다. 나오는 작품마다 흥행을 이어가고 있으며, 연기력도 꾸준히 성장세다. 이름을 알린 뒤 불과 2년 만에 타이틀롤로도 나서게 된다. 무서울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에 있는 안보현을 만났다. 

복싱 선수였던 안보현은 2007년 무일푼으로 상경한다. 복싱이 생계를 유지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의 마음속에는 연기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일궈낸 꿈

훤칠한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를 갖고 있다고 해서 곧바로 연기자가 될 기회를 얻을 수는 없었다. 연기의 기본기도 없는 그를 써줄 리 만무했을 테니까. 오디션조차 생각하지 못한다. 주위에서는 모델을 추천했다. 다부진 몸매와 큰 키에 비해 작은 머리를 가져 모델을 하기에 적합한 비율이어서다. 

2007년부터 모델을 시작한 안보현은 처음으로 새로운 세상에 눈뜨게 된다. 링에서 런웨이로 그의 무대가 변했다. 7년 동안 모델로 활약하는 중에 생계를 제외하고 모은 돈으로 연기학원에서 연기를 배웠다. 연기 기본을 배우면서 오디션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대사가 없는 단역으로 시작해, 조연도 맡고 영화 주인공도 경험했다. 


천릿길을 처음부터 한 걸음씩 뗐다. 그저 부푼 꿈만 안고 상경한 지 무려 12년 만에 2019년 방영된 JTBC <이태원 클라쓰>에서 파렴치한 악역 장근원으로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올백 머리를 하고 히스테리를 부리며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장근원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했다.

생소한 외형의 배우가 출중한 연기를 선보이니, 미디어가 주목했다. 

<이태원 클라쓰>의 성공 이후 그가 택한 작품은 MBC <카이로스>였다. 착하고 선할 뿐 아니라 능력 있는 건설사 직장인이었다. 금테 안경을 끼고 앞머리를 내린 안보현의 얼굴에선 <이태원 클라쓰>의 사악함이 지워졌다. 

이어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 네임>과 tvN <유미의 세포들>(이하 <유미>)에 연이어 출연했다. <마이 네임>에서는 선하고 강한 마약 수사대 형사 전필도를, <유미>에서는 선하고 순박하지만, 자존심 강한 구웅을 연기했다.

두 작품은 거의 동시에 방영됐다. 그리고 모두 성공에 가까운 결과를 받았다.

“두 작품 모두 OTT로 방영이 됐어요. 전 세계 팬들이 보고 있다는 생각에 감사함이 컸어요. 외국분들은 제가 장근원을 연기한 배우인지 모르시더라고요. 구웅과 전필도도 제가 연기한 건지 긴가민가하시고요. 그런 부분에서는 개인적으로 성공했다고 봐요.”

<마이 네임> <유미의 세포들> 연이은 성공
출연 작품마다 흥행…광폭 행보 시선 집중


<유미>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다. 실제 인물이 있고, 그 인물의 생각과 감정을 구현한 세포들이 애니메이션으로 나온다.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동시에 삽입한 이 드라마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됐다. 

그 가운데서 안보현이 연기한 구웅은 그야말로 만화를 찢고 나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싱크로율이 높다. 패션은 물론 긴 머리와, 턱수염까지, 외적인 모습은 구웅 그 자체다. 

“처음에 감독님께서 구웅이 굳이 긴 머리로 갈 필요는 없다고 하셨는데 <이태원 클라쓰>를 출연한 경험으로 보면 싱크로율을 맞추는 것이 원작 팬들의 만족도를 높이더라고요. 구웅이 시그니처를 최대한 살렸죠.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었어요.”

<마이 네임>에서는 마약 수사대 형사 전필도를 연기했다. 악한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전필도는 약자를 보호할 줄 아는 강직한 성품을 갖고 있다.

<마이 네임>은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몸과 마음이 튼튼하며 휴머니즘이 짙고, 결국에는 악인으로부터 피해를 받는 그는 동정심마저 유발한다. 이를 연기한 안보현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성장폭이 상당히 넓다.

차기작은 <군검사 도베르만>이다. 극중 안보현이 맡은 인물의 이름은 도배만. 사실상 타이틀롤이다. 차기작 역시 성공리에 이끌고, 향후 영화 주연을 맡아 그마저 흥행시키면 이른바 S급 배우라 할 정도의 입지를 쌓게 된다. 발판은 마련됐다. 

“제가 성장세에 있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사실 부담감이 큽니다. <유미의 세포들>은 남자 시작이 저였지만, 이야기의 줄기는 유미였고요. 김고은씨가 연기를 정말 잘해줘서 제가 몰입할 수 있었어요. <마이 네임>도 한소희씨와 희순 형님의 이야기고 저는 조력자였고요. 제가 생각한 인생 그래프보다는 확실히 가파르게 높아지긴 했지만, 제가 S급 배우가 된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링서 런웨이로
무서운 성장세

너무 오랜 기간 무명시절을 겪었고, 연기자가 되기까지 매우 작은 역할부터 시작해 힘겨웠던 나날을 보냈던 안보현은 미디어의 관심을 받는 배우로 성장한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여전히 간절함과 부담감이 뒤범벅된 채 연기에 임한다고 한다.

“제가 연기한 역할은 몇 천명이 오디션을 본 어마어마한 경쟁 속에서 잡은 기회예요. 대사가 많고 비중이 큰 역할을 연기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많겠어요. 또 저 하나 찍으려고 수많은 스태프가 집중하고 헌신합니다. 자화자찬할 게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에너지에 응하는 연기를 보이는 게 먼저인 것 같아요.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인터뷰할 때의 태도에 겸손함이 잔뜩 묻어 있었다. 겸손한 척이 아닌 평소의 삶의 태도가 엿보이는 듯했다. 힘겹게 일궈낸 꿈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 보였다. 

겸손과 초심


“제가 연기를 하지 못했다면 뭘 했을까 싶어요. 좋은 분을 만나서 단역으로 연기를 배웠어요. 당시에 유명 배우들을 보면서 ‘난 언제 올라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조차 못 했어요. 너무 높아 보였거든요. 어느덧 꽤 연기를 꾸준히 할 수 있는 위치에 왔는데, 그 당시 저를 잊지 않으려고 해요. 그래서 계속 좋은 연기와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드리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요. 더 훌륭히 이 자리를 지키고 싶어서요.”


<intellybeast@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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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군 정보기관 개혁안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기한은 2027년까지다. 방첩사 해체 및 정보사 인간정보부대를 국방정보본부 직속으로 둔다는 게 골자다. 군 안팎에서는 우려가 쏟아진다. 국방정보본부에 여러 권한이 쏠리면 과거 ‘전두환 보안사’처럼 통제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직에 여러 권한이 집중되면 장단점이 확실하다. 관리하기 쉽지만 수장의 역량이 부족하면 컨트롤하기 어렵다. 군 정보기관은 더욱 그렇다. 인간정보 부대(HUMINT·휴민트)의 경우 전문가가 극소수다. 특히 전문가 대다수가 12·3 내란에 연루돼 개혁에 동참할 수 없는 형국이다. 2027년까지 조직 개편 우리 군에는 각종 정보와 첩보 수집을 담당하는 군 정보기관이 존재한다. 대북 업무만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 777사령부와 국내 간첩 및 군사보안에 초점을 둔 국군방첩사령부로 나뉜다. 정보사와 777은 국방정보본부가 총괄 지휘한다. 정보기관 특성상 자세한 조직 현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간 군 정보기관은 역할을 나눠 견제와 균형을 잡아왔다. 이들 기관은 12·3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치인 체포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투입 등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각각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일부 실행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정보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약속했다. 방첩사 장성 7명은 모두 직무에서 배제됐고, 현재 참모장 대리 겸 사령관 직무대행은 육군사관학교가 아닌 학사장교 출신의 편무삼 육군 준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직무정지·분리 파견됐던 임삼묵 2처장(공군 준장) 등 장군 4명이 각 군으로 원대 복귀했다. 나머지 3명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 국방부 방첩부대장, 육군본부 방첩부대장 등이다. 방첩 업무는 방첩사에 두고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 및 각 군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확정됐다. 이는 정치 개입·민간 사찰로 누적된 군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고 정보기관을 본연의 임무로 복귀시킨다는 취지지만, 대공·방첩 기능 약화로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방첩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 걸 일컫는다. 방첩 자체가 정보·보안 수집과 수사를 통해 이뤄진다. 실제로 정보·보안 업무를 이관받는 국방정보본부의 경우 예하 정보사의 블랙 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국회는 7년간 외부감사가 없었던 정보사에 대해 올해부터 방첩사가 들여다보도록 했다. 수사권도 문제다. 군사경찰 최상위 조직인 국방부 조사본부도 내란 당시 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 등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 조직에 보안·신원조사·첩보 수집 통째로 해체 수순 방첩사 군 인사 통제는 누가 하나 명확한 규정 없이 광범위한 범죄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오면서 수사 전문성을 의심받아 온 조사본부에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내란·외환·반란·이적죄 등 10대 안보 관련 수사권을 넘기면 컨트롤하기 어려운 권력기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방첩사 기능 폐지로 군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첩사는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로서 각 부대의 부조리 조사 및 감찰, 지휘관의 특이 동향 점검, 대령급 이상 인사 검증 등을 통해 군을 견제해 왔다. 국방부는 올해 1단계로 내란 극복·미래 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위원회 내 군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를 구성해 조직·기능 재설계 등 합리적 개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내년엔 2단계로 방첩사 개편을 위한 법령·규칙 개정, 시설 재배치, 예산 조정 등 후속 조치 사항을 이행하고 개편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국방정보본부장의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하고 정보사령부에서 휴민트 부대를 분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정보본부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는 “정보사령부를 포함한 국방정보 조직 전반의 지휘·부대 구조를 최적화해 임무·기능 수행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의 업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등의 예산 편성 및 조정(1조 2항 7호)’을 삭제함으로써 합참과의 직접적 업무 연결을 차단했다. 반면 군사보안 외에 암호정책(동항 8호)과 군사 관련 지리공간정보 외에 국방기상정보(동항 제11호), 군사정보 외에 군사보안(동항 12호)을 추가했다. 군사보안 업무가 신설된 것은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에 대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어디까지? 초월적 권한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장의 직무와 관련해 ‘군사정보·전략정보 업무에 관해 합동참모의장 보좌’(3조 2항)를 삭제해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했다. 개정안은 정보본부 예하부대 중 정보사령부 업무와 관련해 기존의 ‘군사 관련 영상·지리 공간·인간·기술·계측·기호 등의 정보’ 등(4조 2항 1호) 규정 중 ‘영상’과 ‘인간’을 삭제했다. 대신 동항 4호에 ‘군사 관련 인간정보 수집·지원 및 훈련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기 위한 인간정보 부대’ 규정을 신설했다. 이른바 블랙 요원이나 특임대(HID) 같은 인간정보 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정보본부 예하에 재배치했다. 이에 따라 정보본부 예하에는 기존 정보사와 777사령부(신호정보 담당) 외에 인간정보 부대가 추가된다. 방첩사는 지난 8월 조직 와해를 막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방첩사는 같은 달부터 ‘부대개혁 TF’라는 전담팀을 꾸리고 간부들에게 비공개 지침을 하달했다. ‘글로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어 “주변 고위급 지인 등 인맥을 통해 부대 존치 논리나 순기능 역할에 대해 전파해 협조나 지원을 이끌어내라”는 내용이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방첩사 폐지 방침을 두고 “국방부·대통령실·국회 측도 방첩 역량 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 군 관계자는 “지금 방첩사가 내부 갈등이 심하다. 개혁해야 하는 것에 동의는 하는데 방첩사 폐지로 방첩 기능이 약화되는 걸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부대가 없어져도 기능 자체가 이관되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북 정보망 복구가 중요 정보사에서도 최근 개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소속 일부 인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안양에 위치한 정보사령부 건물로 출동했다. 사령부에서 인간정보 부대 관련 업무를 담당·지원하는 관련 부서들의 사무용품, 책상, 의자, 서류 등을 포장해 100여단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다. 사무용품 등의 이전은 당일 낮 12시께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전 중단 지시가 내려간 것이다. 이후 100여단 소속 인원들은 부대로 복귀했다. 다만, 중단 지시 전 옮겨진 인간정보 부대 관련 부서의 서류와 물품들은 100여단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보기관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정보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국방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전속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가 100여단을 움직여 인간정보 부대가 국방정보본부 소속으로 개편되기 석 달 전, 국방부와 정보사 지휘부에 보고도 없이 사령부 건물을 방문한 것이다. 정보사령관 직무대리는 지난달 26일 “상급부대에서 (인간정보부대 개편 내용을 담은)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사령부가 추진한 사항을 잠정 중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하달했다. 지난 9월18일 정보사 100여단 부대 강당에서는 국방정보본부 산하 인간정보 부대 개편을 위한 내부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100여단장은 해당 간담회를 주재하며 부대원들에게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나 부대의 사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며 입단속을 강조했다. 앞으로 국방정보본부가 갖게 되는 권한은 막대하다. 현행 구조에서 국방정보본부장은 정보사·777, 합참 정보부를 총괄한다. 여기에 더해 정보사의 휴민트 기능을 직접 통제하고 보안·신원조사를 추가하면, 누구도 견제하기 힘든 조직이 탄생한다. “대북공작 휴민트가 장관 직속? 전례 없어” “조직 수장 역량에 따라 괴물 집단 될 수도”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휴민트 임무 특성상 비밀·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걸 국방정보본부장 예하로 두겠다는 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윤석열과 같은 인간에게 넘어간다면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기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군 전문가도 “전문성이 없는 민간 부처가 공작 임무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보사 휴민트 조직은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작을 기획한다. 국정원이 예산도 관리해 관리·감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개혁안이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지만 휴민트를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두는 건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휴민트 부대의 본질은 숨기고 또 숨겨야 하는 특수공작 조직”이라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국방 장관 직속으로 인간정보 공작부대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부승찬 의원 역시 “전시 연합사령관 지시를 받는 부대도 아니고, 평시 합참 지휘체계에도 없는 부대”라면서 “작전 지휘체계나 통제체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부대인데, 이를 국방정보본부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존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선 정보부대 개편을 2026년 내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번 개정령안은 내년 1월1일 시행으로 못 박았다. 이에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인간정보부대의 국방정보본부 편입에 우려를 표했다. 황 의원은 “장관도 동의하지 않는 이런 개정안을 누가 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글자 그대로 입법 예고이니 의원들께서 의견을 주시면 최적화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방정보본부와 국방부 기획조정실(조직관리담당관)은 다른 분위기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과 국방정보본부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보 계통 군인들은 오히려 현 입법안을 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혁 반대 움직임도 황 의원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가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낼 때까지 입법 예고를 보류해달라고 하자 안 장관도 “알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휴민트 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대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절약해주는 것이 휴민트 부대를 살리는 길이고 부대 가치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