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급 골퍼들의 엇갈린 성적표

기대 컸는데…싱거웠던 승부

같은 무대에 선 장하나와 박인비의 희비가 엇갈렸다. 장하나가 해당 대회에서 경쟁자들을 여유 있게 따돌리며 정상에 선 반면, 박인비는 7년 만에 두 자릿수 오버파를 기록하는 등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장하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에서 9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세 번째 다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장하나는 지난달 12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를 5타 차 선두로 시작했다.

완벽한 독주

2위 그룹의 추격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정작 장하나의 경쟁자들은 대회 내내 언더파와 오버파를 오가며 힘겨워했다. 마지막 날에도 선두권 선수가 대거 타수를 잃으며 장하나의 우승이 굳어졌다.

긴 러프에 좁은 페어웨이로 3라운드까지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단 7명에 불과했을 정도로 선수들은 홀 공략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장하나는 사흘 연속 3타씩을 줄이며 9언더파를 적어내는 등 4라운드 내내 언더파를 친 유일한 선수가 됐다.

1번 홀(파5)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불안하게 출발한 장하나는 2위였던 최혜진이 6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3타 차까지 쫓겼다. 하지만 이어진 7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달아나더니 11번 홀(파4)에서 두 번째 버디를 낚으며 2위 그룹과 격차를 순식간에 7타 차로 벌렸다.

이번 대회장의 코스 세팅이 어렵게 돼 있어 선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장하나는 샷에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티샷으로 페어웨이를 지키며 안정적인 경기를 이어갔다.

 

15번 홀(파5)에서 3퍼트를 하며 보기를 했지만, 17번 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내며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도 1언더파 71타를 친 장하나는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적어내며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장하나는 이번 우승으로 통산 15승에 올라 현역에서 활동 중인 선수 중에서는 최다승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우승상금 2억1600만원을 보태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통산 상금 부문 1위 상금액도 늘렸다.

장하나의 통산 상금액은 55억629만6712원으로 늘어 이번 시즌 종료 시점까지 커리어 상금이 60억원을 돌파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장하나는 이번 우승을 포함해 통산 15승을 가을에 거둬 ‘가을의 여왕’이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장하나는 최저타수 부문 1위(69.7115)다.

장하나,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우승
굳건한 통산상금 1위…60억 돌파 눈앞

경기 후 장하나는 “마지막 홀에서 버디 퍼트를 남긴 순간 9년 전 이 대회에서 프로에 데뷔하고 처음 우승했던 순간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며 “프로 첫 승을 올렸던 대회에서 다시 우승하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가 될 것 같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한 대회였다”고 의미를 뒀다.

이어 그는 “5타 차 선두로 출발했지만, 이 코스에선 6타 차도 뒤집힐 수 있는 만큼 긴장하면서 경기했다”며 “경기 중반 최혜진 선수가 3타 차로 추격을 좁혀와 잠시 움찔하기도 했지만, 69타만 치자는 목표를 보고 경기하다 보니 마무리까지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2017년 KLPGA 투어 복귀 이후 기록에 대한 욕심보다 ‘매년 1승이라도 하자’는 마음이었다”며 “다만 아직 받아보지 못한 최저타수상은 욕심난다”고 남은 시즌 목표를 밝혔다.

 

반면 오랜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박인비는 공동 33위로 경기를 마쳤다. 박인비는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5오버파 77타를 쳐 최종 합계 10오버파 298타로 대회를 끝냈다. 박인비가 두 자릿수 오버파 성적으로 경기를 끝낸 건 2014년 US여자 오픈(13오버파) 이후 무려 7년 만이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 코스인 블랙스톤 컨트리클럽의 깊은 러프에 자주 발목이 잡혔다. 가뜩이나 좁은 페어웨이로 인해 페어웨이를 벗어나는 티샷 미스가 많았고, 특히 그린 주변의 깊은 러프의 경우 길게 자란 러프로 인해 클럽을 빼내는 것조차 어려웠다.

홀을 향한 안정적인 숏게임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짧은 퍼트마저 홀을 외면해 타수를 자주 잃었다. 그 결과 둘째 날에만 2언더파 70타로 언더파 성적을 냈고, 1라운드(75타)와 3·4라운드(76-77타)에선 오버파 성적을 적어냈다.

경기 후 박인비는 “4라운드 동안 정말 힘겨웠다. 마쳐서 속이 후련하다”며 “날씨가 덥긴 했지만 잘 버텼고, 어려운 코스에서 고전해서 체력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잘 마무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코스와 관련해선 “코스 업다운이 심했다. 버디가 많이 나왔으면 컨디션이 좋았을 텐데 경기도 잘 안 풀려서 더 힘들었다”며 “장타자가 아니다 보니 벙커를 넘겨 공략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레이업을 하더라도 공을 안전하게 보낼 곳이 마땅치 않았다. 외국의 메이저 대회와는 또 다른 스타일이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최종 성적과 관련해선 “아차하면 80대 타수를 칠 수도 있는 코스였다”라며 “4라운드를 모두 끝낸 것만으로 속이 후련하다. 잘 쳤다고 하기엔 뭐하지만, 그래도 최악은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아쉬운 결말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 캐디인남편 남기협 씨와 경기에 나섰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담 캐디 브래드 비처의 입국이 자유롭지 못해 남편이 대신 골프백을 멨다.

박인비는 “덥기도 했고 코스의 업다운이 워낙 심했던 탓에 많이 힘들어했다”며 “어제는 경기 뒤 마사지를 해줬는데 ‘성의가 없다’며 투덜거렸다”고 함께 고생한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박인비, 오랜만에 국내 대회 출전
두 자릿수 오버파…부진 끝 33위

추후 계획과 관련해 박인비는 “그나마 이번 대회에서 어려운 코스를 경험했던 만큼 지금의 시합 감각을 잘 살리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시즌 막바지인 만큼 힘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대회 2연패를 노렸던 김효주는 이날 4타를 잃은 끝에 6위(이븐파 288타)에 만족했다. 전인지는 공동 10위(4오버파 292타),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려 돌풍을 예고했던 18세 고교생 골퍼 이예원은 공동 14위(5오버파 293타)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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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