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가을 ②태안 민병갈식물도서관

천리포수목원의 보물 창고

초록을 내뿜는 식물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식물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싱그러운 수목원 산책도 하는 전문 도서관에 가보면 어떨까? 충남 태안에 식물의 역사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민병갈식물도서관이 있다. 해외 식물 관련 자료가 풍부하고, 우리말로 처음 출판된 식물도감 같은 진귀한 자료와 나무를 사랑한 민병갈 설립자의 식물 관리 일지 등이 있어 특별한 책 여행이 가능하다.

민병갈식물도서관은 충남 태안군 천리포수목원 에코힐링센터 1층에 자리한 식물 전문 도서관으로, 설립자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6월21일에 문 열었다. 사립 수목원 최초 도서관으로 151.7㎡ 공간에 식물 전문 도서 1만400여권, 열람 도서 3200여권, 설립자의 식물 관리 일지를 포함한 귀중 도서 3400여권 등 1만7000여권이 있다.

특별한 책 여행

도서관은 열람 서고와 보존 서고로 나뉜다. 열람 서고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지만, 보존 서고는 사전 허가를 받고 직원과 동반 출입해야 이용 가능하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료는 없다(주말·공휴일 휴관). 다른 도서관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지만, 식물 관련 학술지와 해외 저널 등 다양한 자료를 소장해 신비로운 식물의 세계로 안내한다.

보유 서적은 대부분 민병갈 설립자가 수집한 것으로, 서고에 보관하던 도서를 중심으로 서가를 구성했다. 다른 도서관에서 찾기 힘든 식물 관련 고문헌을 볼 수 있어 반갑다. 보존 도서에는 1937년 외국 식물명을 한글 식물명으로 처음 정리한 〈조선식물향명집〉, 1805년 영국에서 출판한 〈프랙티컬 가드너(Practical Gardner)〉, 1955년 출간한 우리말 최초 식물도감인 〈한국식물도감〉 초판본 등 설립자가 애정을 가지고 모은 도서가 포함됐다.

민병갈식물도서관의 진수를 보려면 기록을 살펴야 한다. 도서관에 설립자가 수목원을 조성할 때부터 기상과 식재 등을 기록한 식물 관리 일지가 있다. 민병갈 설립자는 새로 심은 나무의 생장부터 병든 나무의 병력까지 자세히 기록하고, 나무를 심은 날은 땅의 상태를 그리기도 했다. 1972년부터 기온과 강수량 등 기상 현황을 꼼꼼히 작성한 노트를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서해의 숨은 보석’이라 불리는 천리포수목원이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식물의 역사·모습 보여주는 도서관
초록을 내뿜는 식물 보면 마음이 편안

천리포수목원 김용식 원장은 “1970년대 천리포수목원에 처음 와서 깜짝 놀랐어요. 학교 도서관에서도 보지 못한 식물 관련 책이 가득했거든요. 제게는 천국이었죠. 많은 이와 귀한 자료를 공유하게 돼서 뿌듯합니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식물에 관심 있는 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자료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 관련 기관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리포수목원은 미국 시카고식물원과 하버드대학교 식물도서관 등에서 900여권을 기증받았다. 타워힐식물원과 헌팅턴식물원에서 식물 전문 도서와 잡지 3000여권도 받기로 했다.

민병갈식물도서관을 품은 천리포수목원은 국내 최초 사립 수목원이자, 국내 최다 식물종을 보유한 수목원이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식물 1만6939분류군이 숨 쉬며 사계절 다른 매력을 내뿜는다. 봄에는 목련이 향연을 펼치고, 여름에는 연꽃과 창포, 가을에는 은은한 단풍, 겨울에는 호랑가시나무 등이 수목원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천리포수목원은 미국에서 귀화한 민병갈(칼 페리스 밀러) 설립자의 노력으로 탄생했다. 그는 수십 년에 걸쳐 척박한 땅을 울창하고 푸른 숲으로 일궈, 금탑산업훈장 대통령상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받았다. 천리포수목원은 2000년 국제수목학회가 아시아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했고, 한국관광공사 선정한 2021년 겨울 시즌 ‘비대면 안심 관광지 25선’에 포함됐다. 도서관에서 민 설립자의 흔적을 더듬고 수목원을 한 바퀴 돌아보면, 식물에 대한 그의 애정이 느껴지고 식물도 한결 친근하게 다가온다.

천리포수목원에서 자동차로 10㎞쯤 달리면 이국적인 풍광과 마주한다. 국내 최대 해안사구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다.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의 영향을 받아 모래가 해변에서 육지로 옮겨져 형성된 사구로, 육지와 바다 사이 퇴적물의 양을 조절해 해안을 보호한다. 탐방로를 따라 걸으면 모래언덕과 함께 해당화, 통보리사초, 개미귀신 등 사구의 식생도 살펴볼 수 있다. 입구에 자리한 신두리사구센터에 먼저 들러 사구에 대한 정보를 얻은 뒤 둘러보면 더 유익하다.

신두리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아담한 파도리해수욕장을 만난다. 서해안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 호젓하고 물이 맑다. 파도에 밀려온 돌이 씻겨 옥처럼 변한 ‘해옥’이 특징이다. 해안침식으로 생긴 해식동굴이 있어, 인생 사진을 찍으려는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 해식동굴은 물이 빠져야 들어갈 수 있으니, 물때를 확인해야 한다(www.khoa.go.kr). 바위와 돌이 미끄러우니 주의하자.

청산수목원

태안에는 아름다운 수목원이 여럿이다. 그 가운데 팜파스그래스와 핑크뮬리가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청산수목원이 가을에 인기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삼족오미로공원, ‘만종’ ‘이삭줍기’ 등 밀레의 명화를 조형물로 만든 밀레정원, 고갱가든, 홍가시원 등 여러 테마 정원이 조성돼, 여유롭게 산책하며 추억을 남기기 좋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천리포수목원(민병갈식물도서관)→태안 신두리 해안사구→파도리 해식동굴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천리포수목원(민병갈식물도서관)→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두웅습지
둘째 날: 파도리 해식동굴→청산수목원→드르니항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천리포수목원 www.chollipo.org
- 오감관광(태안군 문화관광) www.taean.go.kr/tour.do
- 청산수목원 www.greenpark.co.kr

문의 전화
- 천리포수목원 041)672-9982
- 태안군청 관광진흥과 041)670-2414
- 신두리사구센터 041)672-0499
- 청산수목원 041)675-0656

문의 전화
[버스] 서울-태안,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4회(07:20~20:20)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6회(07:50~ 20:00) 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4회(07:20~18:1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태안공영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210·211번 농어촌버스 이용, 생태교육관 정류장 하차, 천리포수목원 에코힐링센터까지 도보 약 140m.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txbus.t-money.co.kr 태안공영버스터미널 1688-2110 태안대중교통정보 www.taean-pti.kr

자가운전
서울→서해안고속도로→서산 IC→서산·태안 방면→국도32호선→만리포해수욕장→천리포수목원(에코힐링센터)

숙박 정보
- 피노앤키오리조트(피노키오펜션)(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소원면 만리포2길, 041)672-3824
- 한채당한옥체험관(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소원면 송의로, 031)792-8000
- 천리포수목원 가든스테이: 소원면 천리포1길, 041)672-9985
- 송도오션리조트펜션: 소원면 모항항길, 041)672-7000
- 어은돌오토캠핑장: 소원면 파도리, 041)675-9340
- 안면도자연휴양림: 안면읍 안면대로, 041) 674-5019

식당 정보
- 천리포횟집(붕장어두루치기): 소원면 천리포1길, 041)672-9170
- 호호아줌마(굴김치보쌈정식): 소원면 서해로, 041)674-0862
- 관해회수산(회): 소원면 천리포1길, 041)672-2118
- 청어람(우럭젓국): 소원면 모항항길, 041)672-7882
- 안흥식당(우럭젓국): 태안읍 정주내2길, 041)673-8584

주변 볼거리
만리포해수욕장, 팜카밀레, 안면도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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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