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론칭' 튼튼영어 대리점 죽이기 논란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10.06 06:00:10
  • 호수 13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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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비슷한데 이름만 다르게?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튼튼영어가 내홍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는 학습지 시장의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비대면 수업으로 점차 변하면서 튼튼영어 본사와 대리점 지사장들의 간의 갈등이 벌어졌다. 대리점 지사장들은 본사의 새로운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했다. 대면 수업에 익숙한 학생들은 학교, 학원 등에 가지 못하자 학습 의욕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수업이 힘들어지자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도 답답할 노릇이다. 

비대면 수업

코로나19 사태가 2년 차를 맞으면서 비대면 학습에 대한 선호도가 차츰 높아졌다. 등교수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자녀와 집에서 장시간 시간을 보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다. 

학부모들은 학습공백 우려에 더해 ‘자녀가 TV나 유튜브 등 스마트 기기를 멀리하게 하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비대면 학습을 선택하고 있다.

영어학습지 브랜드인 튼튼영어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튼튼영어 한 대리점 지사장은 지난해 가을까지는 매출이 괜찮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지난해 겨울부터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11월 튼튼영어에서 ‘튼튼영어 라이브(이하 라이브)’라는 새로운 비대면 학습 브랜드를 론칭한 것이다.

해당 지사장에 따르면 본사에서 론칭한 라이브 출시 전후, 소비자 매출이 8분의 7이 떨어졌다. 코로나19 여파가 아닌 라이브 론칭 시점이 매출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대리점 입장에서는 황당할 뿐이었다. 애플리케이션 (줌·zoom)으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본사는 대리점 모르게 비대면 수업인 라이브를 론칭했다. 그것도 모자라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기 때문이다. 

튼튼영어 본사는 오프라인에서도 라이브 고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수업료 할인, 영어 활자에 펜을 대기만 하면 읽어주는 세이펜(20만원 상당) 증정 등으로 고객 유치에 나섰다. 비대면 수업을 선호하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라이브가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라이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브에서 사용하는 교재는 방문교사가 사용하는 교재와 같다. 대리점은 광역권 내에서는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를 하지 못하고 있다. 눈 뜨고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분노했다.

포털사이트, 인스타그램 등에서도 튼튼영어를 검색하면 라이브에 대한 정보가 방대했다. 특히 인스타그램에도 라이브 공식 계정이 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반면 온라인상에서는 기존 튼튼영어에 대한 정보는 찾아보기 힘들다.

본사에서 라이브를 밀어줬을 뿐 아니라 대리점 ‘광역권을 보호하고 온라인에서 홍보할 수 없다’는 계약 때문에 대리점 지사장들은 매출방어에 대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지사장들을 분노케 하는 건 또 있었는데 ‘튼튼영어 주니어플러스(이하 플러스)’라는 새로운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었던 점이었다. 이것도 라이브와 마찬가지로 새롭게 바뀌는 것은 없다는 게 대리점 지사장들 주장이다. 

기존 교재 내용에 표지만 바꿔서 플러스 교재로 새롭게 만들었다는 의혹이 나왔다. 문제는 교재비를 더 비싸게 받는다는 것이다. 

교재 리뉴얼은 대체적으로 3~4년마다 이뤄지는데 지금 이 시기가 리뉴얼해야 할 때라는 것. 해당 시기에 맞춰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한 셈이나 다름없다. 튼튼영어 본사가 똑같은 교재를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리뉴얼 대신 브랜드를 론칭했다는 게 지점장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라이브 론칭 시점 이후 매출↓
온라인 마케팅 통해 밀어주기

한 대리점 지사장은 “차로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다. 껍데기만 다르고 성능이나 내부는 똑같다고 하면 어느 소비자가 사겠느냐. 지금 이 상황도 똑같다. 교재 표지만 다를 뿐이지 내용은 유사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튼튼영어 본사가 대리점에 주는 공급가가 기존에는 35%였지만 새롭게 론칭하는 플러스는 60%까지 치솟았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대리점에게 100원을 내고 수업을 듣는다고 가정하면 대리점은 본사에 35원을 내고 교재를 샀다. 플러스에서는 60원을 내고 교재를 사야 하는데 대리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기존 대리점이 바로 플러스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증금 1000만원, 최소 초동 물품비 1000만원 총 2000만원이 필요하다.  

본사는 아직 출시도 하지 않은 플러스를 네이버 인플루언서를 동원해 마케팅하고 있다. 라이브와 더불어 플러스는 튼튼영어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브랜드가 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플러스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결국 지난 7월21일 124개점 지사장 협의가 본사와 협의를 시도했지만, 협의가 되지 않았다. 결국 튼튼영어지사장협의회(이하 튼지협)를 창단했다. 그 다음 달인 8월10일과 24일 두 번의 미팅을 통해 본사 측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튼지협은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했다. 

결국 지난 8월30일부터 튼튼영어 본사 앞에서 튼지협은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1인 시위 플래카드에는 ‘튼튼영어 본사는 소비자와 대리점을 기망하는, 비양심적인 정책을 철회하라’ 등의 문구가 담겼다. 

튼지협은 1인 시위뿐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튼튼영어 본사의 라이브와 플러스 정책에 대해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비자의 부정적인 영향과 함께 대리점 생존권이 걸린 문제기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튼지협은 “갑과 을은 신의에 의해서 계약서를 작성한다. 우리는 본사에 대해 신뢰를 잃었다. 대화를 시도하려고 해도 돌아오는 답변은 똑같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생존권과 더불어 걱정되는 게 있다면 튼튼영어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훼손이다. 오래된 역사가 있는 튼튼영어가 소비자들로부터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될까 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훼손?

이 같은 행태는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9조(불이익 제공행위의 금지)에 의해 금지하는 행위다. 해당 법률에는 공급업자는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대리점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 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행위,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가 이를 행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일요시사>는 해당 사항에 대해 튼튼영어 본사 측에 문의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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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