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 사퇴 및 당적 포기 선언[전문]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그동안 통합진보당은 당 내분 사태로 국민 앞에 다툼과 추태를 보여드리며 끝없이 추락했습니다. 결국 당을 수습하지도 못하고 분당을 막아내지도 못한 결과를 안고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사죄의 심정으로 용서를 청합니다. 

사태를 수습하고 당을 혁신하라고 당 최고의결기구의 명을 받고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의 책임을 졌던 저는, 혁신과 단결이라는 양팔을 펼치며 최선의 노력을 다 하였지만, 결국 통합진보당은 분당이라는 최악의 사태까지 이르렀습니다. 

분당만은 막아보자는 중간지대 당원들의 간곡한 호소와 당 바깥의 분당에 대한 걱정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절절하고도 상식적인 절규 앞에 저는 고뇌하고 또 고뇌하였습니다. 

양팔을 벌려 이쪽과 저쪽을 손잡고 잡아당겨 보려했지만 손이 닿질 안았습니다. 당내 비민주질서와 조직적 경직성으로 굳어버린 한 쪽과는 이대로는 살 수 없다며 주저앉고 뒷걸음치면서, 양쪽의 거리는 시간이 갈수록 멀어져만 갔습니다. 

저는 행유부득 반구제기의 마음으로 이 모든 책임을 지고 저의 건강을 제물로 삼아 분당을 막기 위한 마지막 기적을 희망하였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 하였지만 그 모든 것이 허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저는 구당부득 반구제기의 책임을 통감하며 오늘 당 대표직을 사퇴합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그동안 혁신비대위원장을 이어 당 대표를 맡아, 당을 구하기 위하여 혼신을 다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부족함과 과오에 대하여 삼가 고개 숙여 용서를 청합니다. 

온 국민들에게 비난과 지탄 받는 동지들을 강자인 줄만 알고 약자임을 깨닫지 못한 나머지, 그들 곁으로 다가가 같이 울고 괴로워하며 함께 해결책을 고민하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발휘하지 못하였음을 회억을 통하여 반성하며 통감합니다. 

이제 나가는 쪽도 남아있는 쪽도 모두가 서민과 약자의 한숨과 눈물을 나의 것으로 끌어안고 상생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진보정당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서로에 대한 대립과 반목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국민 대중의 기본적 상식의 범주 안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하여 검증받고 성장하여, 언젠가는 진보의 역사 속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합시다.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이 모든 것이 제 탓입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통합진보당을 용서해 주십시오. 

진보정당을 버리지 말아주십시오. 

[통합진보당 당적정리에 관한 입장] 

저의 통합진보당 당적에 대하여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10여년의 지나간 세월을 되돌아보면 지금도 가슴이 설레고 용기가 치솟습니다. 노동자, 농어민, 도시빈민, 청년학생들이 똘똘 뭉쳐 어깨를 걸었고 버림받고 소외받고 힘없어 고통 받는 자들에 대한 열정과 정의심을 바탕으로 한, 그 기개와 기상은 더한층 높았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늘 이용당해온 농민들의 정치불신은, 이제 농민이 직접 정책의 요구자에서 입안자로 나서고 정치의 객체에서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당위성과 절박감을 키워왔습니다. 결국 농민들의 정치세력화 바람을 타고 저는 2004년도 어느 날 갑자기 국회 안으로 삽질당해 던져졌습니다. 

서민과 노동자, 특히 국민의 어머니인 농어민들의 입장과 절규와 분노를 국회에 쏟으며 온 몸으로 좌충우돌하면서 달렸습니다. 4년 동안 86일의 단식을 결행하고 외통위, 법사위를 숱하게 점거하며 쌀개방 저지, WTO 반대, 한미FTA 반대, 광우병 쇠고기 저지를 외치며 홍콩, 멕시코 칸쿤, 워싱턴, 시애틀, 프랑스 등 이국땅에서 양극화의 주범인 신자유주의의 망상을 쫓으며 삼보일배 풍찬노숙의 길을 민중들과 함께 했습니다. 

18대 국회에서는, 선거 때만 서민 찾고 끝나면 언제나 재벌품에서 놀아나며, 국민 앞에 물구나무서버리는 국회를 재벌의 품에서 서민의 품으로 찾아오기 위하여 호통도 치고, 책상도 치고, 공중부양까지 하며 몸부림 쳤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손가락질하고 비난하였지만 저는 긍지를 잃지 않았고 행복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약자와 소외된 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진보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희생과 헌신이라는 진보적 가치를 실천한다는 제 소신이 너무도 확실했고 행복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국민들에게는 죄송하다고 사과도 드렸지만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당 내분으로 인한 5.12 중앙위 사태를 겪으며 저의 지난 8년간의 의정활동의 소신과 긍지가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며, 자괴감에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진보의 순결성이 진보의 발길에 짓밟히는 모습에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무엇보다, 민심을 무시하고 국민을 이기려 하는 진보는 결코 대중정당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간곡한 호소도 무위로 끝나버린 지금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합니다. 


이 순간 수많은 장면들이 떠오릅니다. 

2004년 진보정당 원내진출 그 감격의 순간, 2008년 분열분당의 아픔, 2011년 통합의 기쁨과 환희. 그리고 그 보람과 행복, 기대와 환희에 이어졌던 4.11 총선과 그 이후의 4년보다 더 길고 괴로웠던 4개월간의 파열음은 차라리 꿈이었으면 하는 아픔으로 덮쳐옵니다. 

혁신은 실패했고 셀 수 없이 많은 당원들이 이 당을 떠나갔고 당의 근본인 노동자들이 지지를 철회했고, 농어민 빈민들이 지지철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두가 제 탓입니다. 모든 것이 지나간 지금 그동안 당원동지들과 함께했던 행복한 지난날을 기억하며 이제 민주노동당에 이어져 온 통합진보당의 당적을 내려놓겠습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비록 몸은 떠나가지만 이기와 탐욕에 심화되는 양극화 사회에서 희생과 헌신이라는 진보적 가치를 굳게 움켜쥐시고 실천하는 행복한 진보 일꾼이 되시길 늘 두 손 모으겠습니다.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에 관한 입장] 

중단없는 혁신과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을 향해 고난의 길을 떠날 것을 결단한 동지들께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희생과 헌신이라는 숭고하도고 위대한 진보적 가치를 실현시키는 새로운 길에 저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쉼 없는 자기반성과 성찰, 그리고 끝없는 자기개혁을 시도하며 가정과 이웃, 생활터전과 직장에서, 사회 곳곳 전국으로 퍼져가는 신바람 나는 진보정당의 길은 보람과 긍지를 넘어 참으로 행복한 길임을 저는 확신합니다. 소외받고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곁으로 다가가 그들의 눈물과 한숨을 진보의 고통으로 끌어안고 그들의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고 대변자가 되는 정치를 국민은 목말라 하고 있습니다. 

진보라는 본질의 항아리를 끌어안고 그들만의 논쟁과 다툼으로 아까운 세월 보내는 진보, 자기주장만 하는 강직성과 진보라는 우월성에 갇혀 대중성과 민심에 다가가지 못하는 진보는 이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갈망을 채워줄 수 없습니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분열하는 진보와 힘없는 진보라는 국민의 따가운 지적에 우리는 숱한 아픔과 진통을 무릅쓰고 탄생시킨 통합진보당의 꿈이 5개월 동안의 비상식적 내분 앞에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저와 함께 혁신이라는 깃발을 들고 당을 혁신하자며 손잡은 동지들이 좌절하고 망설일 때 저는 국민을 믿고 민생을 향하여 달려가자며 동지들을 격려하며 앞장서 외쳤습니다. 

이제 지푸라기 같은 한 가닥 희망의 끈마저 끊어져 버리고 분당이라는 산사태가 덮쳐오는 이 순간, 쓰라린 분열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진보의 길을 떠나지 않을 수 없는 순간임을 잘 압니다. 

저 역시 동지들과 함께 손잡고 고난의 길을 함께 걷고 싶습니다. 가진 것 없어도 맨발로 사금파리 험한 길을 피 흘리며 상생의 세상을 위하여 생활 속에서 작은 것에서부터 이웃을 위한 행복의 발전소가 되자고 동지들에게 호소한 저였습니다. 그렇기에 함께 해야 할 원죄와 책임이 저에게 막중히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보는 분열한다는 역사의 규정을 다시 증명하고 확인해 버린 이 과오에 대하여 누군가는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정치는 실천으로 말하고 책임은 행동으로 보여야 하는 정치도리를 지켜야 하다는 엄중한 요구 앞에, 진보의 분열을 막지 못한 총체적 책임자는 그 누구도 아닌 혁신비대위원장에 이어진 당대표인 저 자신입니다. 

그러기에 저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고 동지들이 가는 길에 함께 하지 못함을 통감합니다. 참으로 면목 없습니다. 

저는 평소 정치인으로 정치를 했다기보다 신앙인으로 정치를 했노라 자평하고 있습니다. 희생과 헌신인 진보정치의 가치와 약자와 소외된 자를 위한 진보정치의 정체성과 상생세상 실현이라는 진보정치의 목적이 신앙의 궁극적인 사랑의 실현과 너무도 일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진보정치가 저에게는 너무도 보람찼고 행복했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길을 떠나는 동지여러분. 

너무도 죄송스럽습니다. 저 강기갑은 물러나지만 대중적 진보정당의 꿈은 동지들께서 꼭 실현시켜주시리 믿습니다. 진보정치는 우리 사회 서럽고 힘들고 약한 이웃들을 위해 반드시 부활해야만 합니다. 국민에게 신뢰받고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청년학생과 민주진보시민이 지지하는 진보정치를 다시 세우기 위해 혁신의 길에서 주춤거릴 수 없습니다. 

새로운 진보정치는 이기와 탐욕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기 성찰과 개혁이라는 광야로 향하는 고난의 행군입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이 아닙니다. 땀 냄새와 흙냄새 나는 민중들의 애환이 솟아나는 노동현장, 농민현장 빈민현장에서 씨를 뿌려야 합니다. 

진보는 더 큰 공동의 선과 더 많은 국민의 행복을 위하여 스스로 가진 것을 내려놓는 희생과 모든 것을 바치는 헌신만이 진보정치를 국민대중의 마음속에 다시 뿌리 내리게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국민으로부터 용서 받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상식이 존중받고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쉬는 진보정치, 진보의 전통과 가치를 지키되 진보의 미래 또한 치열하게 고민하고 성찰하는 처음의 마음으로 출발합시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진보당원 동지 여러분! 

정치는 공기와 같고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세상을 바꿀 수 없음을 절감하고 농사꾼 강기갑이 정치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상생의 세상을 이루기 위해 상생의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시작한 정치농사 9년 동안 부족한 저를 돕느라 여념이 없었던 보좌관들께 감사의 정을 보냅니다. 그동안 함께 한 당직자들과 지역일꾼들, 선후배 동료의원 여러분들과 숱한 민생 현장에서 함께 투쟁해온 노동자 농어민 도시빈민, 청년학생들, 함께 만난 모든 동지들 한 사람 한사람 소중하지 않는 분이 없습니다. 

그동안 강기갑을 사랑하고 아껴주시고 때로는 혼내고 비판해 주셨지만 이 모든 것이 저와 진보정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었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애정에 보담하지 못하고 진보정당 역사에 죄인이 된 저는 속죄와 보속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저는 이제 흙과 가족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고향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진보정당이 국민들을 위한 행복의 발전소가 되기를 늘 삶으로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9월 10일 

강 기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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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