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시한폭탄' 반복되는 배달 오토바이 잔혹사

‘무법 폭주’ 생명 건 배달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오토바이는 바퀴 2개 달린 작은 이동수단으로 보행자나 운전자들의 기피 대상 1호다. 인도를 달리거나 대부분이 맨 앞으로 나가 교차로 정지선을 지키지 않으며 신호가 채 바뀌기 전에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간다. 위험한 주행으로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게 현재 오토바이에 대한 인식이다. 

선릉역 8번 출구 앞에는 연일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사고로 숨진 배달원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해당 사고를 두고 안타까움과 비판이 함께 이어진다. 바로 해당 배달원의 ‘운전행태’ 때문이다.

거부감 

지난달 26일 선릉역 인근 교차로에서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가 트럭에 치여 숨졌다. 신호 대기 중이던 트럭 앞으로 오토바이가 끼어들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출발한 트럭 운전자는 오토바이 운전자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럭은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10m가량 나아간 뒤 멈췄다. 

결국 오토바이 운전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현장에는 배달원의 고충을 공감하며 찾아오는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이하 배달노조)는 “고인이 겪은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제도를 개선하고 자정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배달원의 죽음 원인이 험한 운전 때문인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사건이 발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 지점 부근에서 또다시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오토바이끼리의 사고였다. 배달원 A씨는 선정릉역 방향으로 오토바이를 주행하려다 도곡역 방향으로 운행하던 다른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A씨는 손목이 골절됐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함께 충돌한 B씨도 손가락을 다쳤다. 해당 사고는 B씨가 신호를 준수하지 않아서 발생했다.

이 같은 사고들은 배달원에 대한 혐오로 이어진다.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행 시 불편을 느끼는 이유로 응답자의 50% 정도가 배달원 등이 모는 이륜차를 선택했다.

운전 중 불편 요소로도 도로 위 이륜차를 탄 배달원을 뽑은 응답 비율은 65%에 달한다. 교통법규를 어기는 등의 행위가 배달원에 대한 혐오감을 불어넣게 된 계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배달원(배달 업종, 우체국 등) 취업자 수는 39만명을 돌파했다. 2019년 대비 약 12%정도 증가해 가장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배달 수요가 폭증해 배달원 수가 크게 증가했다. 배달원을 하면 수익이 많다는 소식에 해당 업종으로 많은 사람이 몰렸기 때문이다.


덩달아 이륜차 사고도 늘었다. 도로교통공단이 집계한 최근 5년간 이륜차 사고 횟수는 2016년 1만3076건에서 지난해 1만8280명으로 약 40% 증가했다.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지난해 각각 439명과 2만3673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해당 통계는 배달원을 따로 집계하지 않고 있지만, 이륜차 사고가 급증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위태위태’ 사고 빈번…기피대상 1호
1초라도 빨리…배달 폭증 경쟁 딜레마

전문가는 오토바이는 운전자가 외부에 노출돼있어 사망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오토바이의 경우 손상 부위가 주로 머리 상해로 나타나 크게 다쳐서 사망하는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토바이의 문제는 사고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배달 관련 불법 행위도 늘었다. 지난해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 단속은 2019년보다 48% 증가한 23만2923건이었다. 

앞선 2건 사고의 경우도 신호위반, 난폭운전 등 운전자 운전행태 때문이라는 의견이 강세다. 이에 따라 배달원 사고가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함에 따라 안전운행하는 문화가 우선 정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의견은 사뭇 다르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달 앱에서 요구하는 시간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배달원은 “음식점과 배달지가 직선으로 측정된다”며 “시간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배달 앱상에서의 거리와 배달원이 운전하는 거리의 차이가 존재한다. 앱에서는 구조물 등의 거리는 계산하지 않은 채 직선거리를 측정해 도착 예상 시각이 측정된다.

배달원들은 이를 거절할 수 없다. 지속적으로 배달을 거부하면 1주일 배달 정지와 같은 불이익이 발생해서다. 사실상 무리한 운행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배달노조는 개선책으로 시간제 급여 체계 도입을 제시했다. 김영수 배달노조 지부장은 “배달원이 시급을 받게 되면 무리하지 않는다”며 “배정된 콜만 배달원들이 무리하게 배달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럴 경우 더 많은 라이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간제가 도입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배달원의 수입 산정 방식은 건수마다 금액을 측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정된 시간 내에 무리하게 많은 배달을 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플랫폼 간 과도한 경쟁도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쿠팡이 배달원 한 명당 한 곳에만 배달하는 서비스를 내놓자 배달의민족도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배달원들이 배달을 재빨리 마치고, 다음 건을 서둘러 확보해야 하는 환경에 놓인 탓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배달 플랫폼의 규모가 커지고 다양한 배달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범정부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배달노동자들이 충분한 준비 없이 속도 경쟁을 하면서 근무하는 현실이 드러났다”며 “앞으로도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돼있다“고 말했다.

구조적 원인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배달원이 바쁘게 움직이느라 안전을 충분히 지킬 수 없다”며 “배달원들은 특수고용 형태라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 플랫폼 기업이 안전 등 기본적인 부분을 책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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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뚝심인가, 고집인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해도 너무 확고하다. 겉으로는 유연한 대처를 언급하면서 ‘2000명’이라는 수치는 굽히지 않을 기세다.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던 의료계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와 인터뷰한 지방의대 A 교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규군은 수뇌부만 처리하면 와해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게릴라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주동자를 찾기 어렵고 실제 주동자도 없다. 전공의, 의대생 모두 조직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윤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괄 협상에 따른 일괄 타결은 어렵다고 본다.” 2월 이후 평행선만 실제 의료계는 대학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여러 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큰 틀로 하되 대응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은 각각 다른 상황이다. A 교수의 말대로 의료계는 현재 단일협의체가 없다. 협상테이블이 마련된다 해도 앞에 대표로 나설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과거 의정갈등이 일어났을 때 주로 의협이 나서서 의료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각개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협 대신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대화하자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의협이 전체 의사들의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회원엔 전공의·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고 모든 직역이 배출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 비대위”라며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 국면서 가장 선봉에 선 단체는 전공의가 모인 대전협이 꼽힌다.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는 등 집단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에 불이 붙었다. 의대생은 집단 휴학으로 힘을 실었다. 유급 마지노선에 이른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의대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서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 역시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 1년 유예안 일축하면서도 ‘2000명 정원’ 논의 가능성 제시해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학칙에 따른 형식적인 신청 요건을 지킨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242명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대비 54.5% 규모에 이른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사이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면 여름방학까지 총동원해도 유급을 막을 수 없다. 의대는 특정 수업서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낙제(F) 처리되고 F가 하나라도 나올 경우 유급이 되도록 학칙을 세워둔 곳이 많다.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일부 의료진에 업무가 과중되는 이른바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은 의사 수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현장에 구멍이 생기면서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일어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5058명으로 현행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요지부동 상태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동결됐던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발표 당시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받았고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있게 언급했다. “흔들림 없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응원을 지지대로 삼은 것이다. 요구 다른 의사단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더 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들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체계를 검토했다. 수요 측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같은 질병구조의 변화,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 변화까지 반영했다”며 “어떤 방법론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의협이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내놓은 답변서 더 강경해진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만약 의료계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팔짱 낀 정부 공은 의료계로 일각에서는 정부는 초지일관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2000명’이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수치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의료계는 2000명 백지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 중이다. 정부든 의료계든 어느 한쪽이라도 구부려야 맞닿는 법인데 평행선만 그리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의료계는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하는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새 회장을 선출한 의협이 그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강성’으로 꼽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엇박자를 내고 있고 대전협의 박단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갈등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의협은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이 공존하는 상태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임 당선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 당선인은 결선투표서 6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비롯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을 요구하는 등 다른 의사단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찰음이 나온 건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서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이번주 안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협 비대위, 차기 회장·전공의 회장 갈등 삐걱거리는 단일대오에 대화 공전 가능성도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임 당선인이 김택우 현 비대위원장 대신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의 의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전협 박 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적었다. 합동 기자회견은 일단 취소된 상태다. 박 위원장과 임 당선인의 갈등도 관심사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비공개 만남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다’고 평가했지만 임 당선인은 SNS에 ‘내부의 적’을 운운하며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게시글에 공유하며 ‘유감’이라고 적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 단일대오 구성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 단일협의체 구성 속도에 따라 의정갈등의 타결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하려던 시도가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의 행보로 삐걱거리면서 의료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돼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이뤄진다 해도 합의까지 가는 데는 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입장차가 그만큼 첨예하다는 뜻이다. 타결까지 첩첩산중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후 두 달 넘게 갈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고 일부 의료진은 업무 과중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공의가 떠난 병원은 매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10번째 갈등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의료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