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근 회사에서 상사로부터 성희롱 발언을 들었습니다. “외모가 맘에 드는데 남자친구가 있다니 안타깝다” “가슴이 작다” “내가 뭐 한 번 달라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표정이 안 좋아?” 등등 도저히 웃어넘길 수가 없는 도를 넘는 발언들을 들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제가 받은 정신적 피해를 보상받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성희롱’이란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성적인 말이나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성희롱이라고 하면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많이들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형법상 형사처벌되는 성희롱은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해 이루어진 강제추행이나 강간, 유사강간죄에 국한됩니다.
언어적 성희롱은 폭행 또는 협박을 수반하지 않는 이상 형법상 처벌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어적 성희롱의 경우 어떻게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나 위자료청구로 금전적 피해보상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민법 제751조 제1항은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해서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가해자의 언어적 성희롱은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것이 상담자분의 인격권을 침해했으므로, 그 정신적 고통을 가한 행위를 이유로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입니다.
최근 이와 관련한 법원 판결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 사정을 참작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해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돼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원고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언어적 성희롱으로서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되고, 이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해 피고는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며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500만원을 지급할 것을 명했습니다.
언어적 성희롱의 경우 아직까지 이를 형사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민사소송으로 피해보상을 받아야 합니다. 다만 언어적 성희롱이라 하더라도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한다면 모욕죄를 검토해볼 수 있고, 접촉을 수반하게 되면 강제추행죄를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직장 내에 언어적 성희롱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면 덮어두지 마시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민사소송을 제기해 피해의 보상을 받으시고, 직장 내에서 발생한 일이라면 고용노동부나 여성가족부에 신고하셔서 가해자가 징계를 받도록 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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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형사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