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부] 박 일 기자 = "권력에 취할수록 이상해지는 것 같네요. 사회 통념을 가지고 상식적으로 세상을 대해야지. 왜 자신들 논리로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지..."
이는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는 6월 한 달 동안 '어린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라는 캠페인을 접한 한 누리꾼의 하소연이다.
해당 캠페인은 지난달 청소년인권운동연대인 '지음'에서 진행했던 캠페인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존칭을 사용해 예의를 지키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캠페인에 따르면 어린이에 대한 호칭을 'OOO 친구'로, 이름 뒤에 '친구'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도 하대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이 같은 전교조의 캠페인 시행을 두고 교육계 현장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계 관계자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나 방법이 잘못된 것 같다. 지금까지 해왔던 예절과 관습을 송두리째 흔드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단지 아이들 호칭을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어린 학생들에게 OO님으로 부르는 것을 강요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교권이 무너질대로 무너진 상황에서 이 같은 캠페인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 온 기분이겠네" "그냥 선생님들을 강사로 만들려고 하는 건지... 집에서도 부모가 아이들에게 님 붙이라고 하겠네" "오버하지 말았으면..." "학생들이 고객?" 등의 비아냥 섞인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서울 소재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 중인 이모 교사는 "한 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논란이 일자 전교조 측은 "기성세대가 어린이나 학생들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는 문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사실 교육계 호칭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9년에도 서울시교육청은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며 교육청 직원들에게 'OO님' 'OO프로' 'OO쌤' 등으로, 학생들은 교사나 교장 선생님에게 'OO님'으로 호칭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당시 교육계에선 교권 추락 등의 이유로 반발 목소리가 커지면서 유야무야 묻혔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