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 하다 서민 목숨까지 위협하는 중고차 시장…정부는 뒷짐만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허위매물, 대출사기 등 불법적인 관행 거래로 소비자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 중고차 시장. 중고차 거래와 관련해 최근 한 60대 남성이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까지 발생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충북지방경찰청은 허위매물을 미끼로 중고차를 강매한 중고차 딜러 A씨(24) 등 4명을 구속하고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온라인에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중고차 허위매물을 올려놓고 이를 보고 구매하기 위해 찾아온 구매자를 속인 뒤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차를 강매했다.

이들은 주로 인터넷에 올린 매물을 보고 찾아온 구매자와 계약을 체결한 뒤 해당 차량에 급발진 등 하자가 있다며 계약 철회를 유도하는 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차량의 하자 부분을 보여주고 구매자들이 계약 철회를 요구하면 약관을 이유로 출고비용 환불은 물론 대출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며 다른 차를 구입하라고 압박하고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살 것을 강요했다.

문신까지 보여주면서 위압감을 조성했다.


이들의 미끼에 걸린 60대 B씨는 돈이 없다고 하자 8시간 동안 차량에 감금하고 강제로 대출까지 받았다.

중고차 사기로 큰 충격을 받은 B씨는 지난 2월. 차를 산지 20여일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다.

B씨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유서엔 ‘중고차 매매 집단에 속아 자동차를 강매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불법적인 관행 거래로 소비자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 중고차 시장에 ‘메스’를 대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받고 있다.

실제 국내 중고차 시장에선 허위매물뿐만 아니라 대출 금융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중고차 대출 금융사기 피해는 금융사에 보상을 요구하기 어려우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한 바 있다.

중고차 매매시장의 불투명성과 자동차 담보대출의 취약성을 악용한 대출 금융사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그 유형과 유의사항을 안내한 것.


주요 유형으론 렌터카 사업의 수익금 또는 중고차 수출의 이익금을 제공하겠다며 명의 대여와 차량 인도를 요구하거나 저리의 대환대출이나 취업 또는 현금융통이 가능하다며 중고차 대출 계약을 요구하는 식이다.

금감원은 “중고차 대출 명의를 대여해달라는 제안은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며 “금융사와 중고차 대출 계약을 진행할 경우 본인 명의로 체결된 모든 대출 계약의 원리금 상환의무는 본인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고차 대출을 받으면 저리의 대환대출이 가능하다는 광고는 반드시 차단하고, 현금융통을 제안하며 금융사와의 대출계약과 별도의 이면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거나, 금융사에 거짓 답변을 유도하는 경우에는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고차 관련 사기가 만연하고 피해가 지속되자 중고차 시장을 완전히 개방해야 한다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중고차 시장이 혼탁한 것은 기존 매매업계만 중고차 매매업을 할 수 있는 폐쇄적인 시장구조 때문이다. 중고차 시장을 완전히 개방해 소비자의 선택권과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공정한 경쟁을 통한 시장 정화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등 6개 시민단체가 연합한 ‘교통연대’는 중고차 시장 개방 논의를 소비자 관점에서 풀어가고, 기존의 후진적인 중고차 시장의 거래 관행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중고차시장 전면 개방을 촉구하는 ‘범시민 온라인 서명운동’을 개시했다.

온라인 서명운동은 시작한지 28일 만인 지난 9일 참여자 수가 10만명을 넘을 정도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참여자들은 서명운동 참여와 함께 기존 중고차 시장에 대한 불만과 실제 피해 사례를 함께 남겼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한 달도 안 돼 10만명이 넘는 소비자가 참여한 것은 중고차 시장의 변화를 바라는 불만의 표출”이라며 “중고차 시장의 혼란과 소비자 피해 방지 차원에서 정부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에 포함하는 건 부적합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정부는 중고차 시장의 개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지만 계속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교통연대 측은 “중고차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지속되는 만큼 하루 빨리 중고차 시장의 완전 개방을 통해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편익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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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