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9.05 17:25:38
  • 댓글 0개

'그놈이 그놈'인 정치판…"난 그놈들과 다르다"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한나라당 돈 봉투 사건으로 검찰의 압수수색과 소환이 한창이던 그때. 흰색 초대장을 돈 봉투로 오인한 검찰에게 한차례 곤욕을 치렀던 '사면초가' 신세의 국회의원 후보가 있었다. 이 사건은 당시 뉴스 전면에 등장했으며, 한나라당의 돈 봉투 사건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당시는 4·11 총선을 앞둔 시점이었다.

'균형맞추기식' 검찰의 의도적 수사에도 당당히 부천원미갑에 당선돼 대한민국 헌정사에 이름을 올린 이는 바로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 김 의원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설움과 울분의 현장에서 노동자의 땀과 서민의 눈물을 온몸으로 닦으며 노동계의 중심에 있었다.

반독재 민주화운동으로 2년여 옥살이를 했던 그는 지금 법안 마련과 제도 정비에 정신이 없다. 일자리 고용정책 전문가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김 의원을 <일요시사>가 만났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 국회의원에 출마하게 된 계기와 배경은.

▲ 노동자와 서민의 삶은 아직 힘들다. 교육, 주거, 의료비문제 등 생활비도 어렵고 불안한 직장, 불안한 노후도 걱정이다. 적은 월급과 수입보다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사회, 차별, 그리고 억울함이다. 소수 특권층만 온갖 특혜와 특권을 누리고 떵떵거리며 사는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그동안 매년 법 개정을 위해 여의도에서 10만 명 넘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 분노하고 호소하며 집회 시위도 참 많이 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잘 안 바뀌더라.

예전에는 정치인들이 너무 싫어서 똑같은 놈 될까봐 정치 안 하려 했다. 그러나 정치가 바뀌지 않으니 아무것도 되는 게 없었다. 그래서 직접 뛰어들기로 했다. 직접 뛰어들어서 바꿔보기로 했다.

- 국회의원으로서 일은 어떠한지.

▲ 일하는 장소와 방식만 바꼈을 뿐 하는 일은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점을 꼽자면 산업현장, 거리 등 일선 삶의 현장에서 국회로 활동 주 무대가 바뀐 점이다. 그리고 일의 분야가 넓어지고 업무량도 많아졌다.

지금은 선거 때 공약했던 내용 중심으로 법안을 발의하며 준비하고 있다. 국회의원으로 국정에 참여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지만 국민의 힘을 믿고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 초선의원으로 많이 배우고 현장감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

- 쟁의현장에 용역경비 개입을 원천 금지하는 '경비업법' 개정안 발의 배경과 내용은.

▲ 산업현장 특히 쟁의현장에서 용역경비를 동원한 폭력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과거 구사대(회사를 구하기 위하여 모인 무리라는 뜻으로, 노동운동을 진압하기 위하여 회사 측에서 고용한 사람들을 이르는 말)를 동원했던 방식과 똑같다.


경비용역업체들은 조직폭력배까지 고용하여 불법시위진압 무기를 들고 시설주로부터 거금의 용역비를 챙기며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는 경비용역을 가장한 청부폭력이나 다름없다. 긴장과 분노가 상존하는 이러한 쟁의현장에 조직적인 용역경비투입은 대형 사고를 부를 수밖에 없다. 불법적인 쟁의라도 법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

노동쟁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적인 폭력을 원천금지 시키기 위해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시설주에게도 경비업체의 개입금지의무를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위반한 경비업자 또는 시설주에 대한 처벌 규정도 신설했다.

"소수를 위한 세상 바꾸고 싶었다"
"경비용역 가장한 청부폭력 막아야"

- 기업, 경비업체, 경찰의 연결고리가 쉽게 끊어지겠는가.

▲ 개정안이 통과되면 우선 쟁의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용역경비에 의한 폭력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경비업체의 신설, 자격기준 등 인허가 요건을 엄격히 하고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 개정안이 통과하는 과정에서 여당이 협조할 것으로 예상하는지.

▲ 경비업체와 여당 간 커넥션이 없다면 여당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여당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경비업체와 여당 간의 커넥션을 의심하게 될 것이다.

- 야권연대를 위한 민주당의 노동계 표심 공략이 시급하다. 그 중심에 있는데.

▲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민노총(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민주당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는 적극 민주당에 참여하고 있다.

민주당과 노동본부가 많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 놓은 현안들은 많은데 통합진보당 사태로 해결을 못 해 민노총도 답답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용역경비업체 관련해서 법안을 제출하고,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한 한국노총은 민주당에 통합의 주체로 참여하고 있으며 금융노조와도 정책협약 체결, 산업별로 정책을 개발하고 그것을 공약화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민주·진보의 세력결집은 무난히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 안철수 원장과의 연대 또한 중요하다. 어떻게 예상하는지.

▲ 그렇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보수정권, 새누리당이 다시 집권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것이다.

안 원장은 민주당 경선이 끝나고 경선 결과에 따라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크다. 그때 출마 여부와 단일화 작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안 원장이 민주당 경선 결과에 따른 여론과 지지율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지금도 그렇고 안 원장이 민주당에 바로 입당할 것 같지는 않다.

단일화 후 일종의 '페이지정당'이라도 만들고 합당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아닐까 한다.


- 앞으로 계획 그리고 앞으로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지.

▲ 출마 당시 내세웠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관련법과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당장은 연말 대선 준비와 차기 정부의 노동 고용정책을 다듬기 위해 할 일이 많다.

또한 일자리 고용정책 전문가로서 국가고용정책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을 실행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놈이 그놈'인 정치인은 되고 싶지 않다. 얼굴에 철판 깔고 연출된 시나리오에 따라 이벤트 쇼를 잘하는 정치인을 보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해야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이런 식의 정치 가 나라를 망친다고 생각한다. 정치를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정치인이 되고 싶지는 않다. 뻔한 국회의원이 아닌 반드시 필요한 국회의원이 되겠다.

 

<김경협 프로필>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한국기술교육대학 HRD대학원 고용정책 박사과정
▲한국노총 전국지역지부협의회 의장
▲한국고용복지센터 이사장
▲노무현 전 대통령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
▲한국산업인력공단 상임감사
▲노무현 재단 기획위원
▲제19대 국회의원(부천원미갑)
▲민주당 좋은일자리본부·쌍용자동차대책특별위원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