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토종 브랜드로 코스닥 상장까지 성공한 ‘맘스터치’는 10년 전만 해도 주로 골목상권에 입점하는 이름 없는 중소 브랜드에 불과했다. 그런 맘스터치를 오늘날 중견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은 다름 아닌 빅사이즈 치킨버거인 ‘싸이버거’가 청소년 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한참 먹을 나이인 학생들이 ‘싸이버거’의 가성비에 반하면서 ‘맘스터치’는 골목상권을 장악하고 중심상권으로 진출, 대기업 브랜드와도 당당하게 경쟁하는 대표적인 순수 토종 브랜드로 성장하게 됐다.
토종
이처럼 빅사이즈 메뉴를 앞세우고 성장하는 업종들이 증가하고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빅사이즈의 원조는 ‘빽다방’이다. 2011년부터 직영점 위주로 운영하다가 2014년부터 본격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빅사이즈 컵으로 아메리카노 한 잔을 1500원에 내놓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재 750여개 점포가 성황리에 영업을 하고 있다.
그 후 최근 몇 년간 커피전문점 중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메가엠지씨커피’ 역시 빅사이즈 커피로 성공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원두 투샷을 넣고 대용량의 아메리카노 한 잔을 1500원에 판매하는 것이 젊은 층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전국에 1280여개 점포가 있다.
‘컴포즈커피’ 또한 빅사이즈 커피를 저렴하게 판매해 작년부터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이고, 아이스아메리카노 역시 1500원에 판매한다. 경쟁 브랜드보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면서 소비자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다. 사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1800~2000원 선이다.
이와 더불어 부산서 시작한 ‘더벤티’도 빅사이즈 커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현재 550여개 점포가 있고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저가 커피전문점 빅4는 작년에만 1000여개 점포가 증가했고, 올해도 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두 투샷 종일 먹는 아메리카노 1500원
코로나 시대 움츠러든 소비심리 되살려
대용량 1ℓ커피와 다양한 음료, 빅사이즈 와플과 샌드위치, 토스트, 케이크, 스콘 등을 배달해주는 오피스카페, 홈카페 ‘킹스더킹’도 뜨고 있다. 1ℓ커피를 한 번에 주문해서 하루 동안 먹을 수도 있고, 여러 명이 나눠서 먹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게다가 빅사이스 와플까지 배달시켜 먹을 수 있으니 친구와 연인과 가족단위 주문이 폭발하고 있다고 한다.
프레시한 커피와 라떼, 버블티, 주스, 스무디, 에이드, 티, 프라푸치노, 빙수 등과 와플, 토스트, 샌드위치, 케이크, 스콘을 계절과 날씨에 관계없이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중에 주문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소자본 창업자들은 경쟁이 치열한 커피전문점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배달형 카페 킹스더킹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킹스더킹은 커피 원두 품질이 고급인 반면 가격은 저렴해 고객만족도가 높다. 원두의 향이 좋고, 크레마가 있어서 부드럽고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커피 외에 프레시한 다양한 음료도 1ℓ메뉴를 시켜서 여러 명이 함께 나눠 먹으면 가성비가 좋다.
여름철 더울 때는 밖에 나가기도 힘들어서 시원한 빙수나 프라푸치노 같은 메뉴가 인기가 많다. 특히 빙수는 우유와 크림을 숙성시켜 베이스를 만들어서 제조하기 때문에 은은하고 깊은 맛이 나는데 인절미 빙수가 가장 인기가 높다.
빅사이즈 와플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와플은 생크림와플이 아닌 젊은 층에서 선호도가 높은 버터크림을 사용해 만들고 종류도 다양하다. 돼지바, 인절미, 산딸기, 블루베리, 바나나누텔라, 초코 와플 등 10여 가지가 있고, 고객의 취향에 따라 주문하면 된다. 돼지바와플이 가장 인기 있는데, 큼직한 크기의 빵에 속이 쫀득하면서도 달콤새콤한 딸기잼과 초콜릿 칩이 바삭 씹히도록 가득 채워져 있어서 한 개만 먹어도 배가 든든하다. 와플 빵도 맛이 좋다. 배달로 눅눅해지지 않고,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촉촉해 퍽퍽하지도 않고 속 재료랑 잘 어우러진다.
아메리카노와 달달한 맛의 와플 조합도 잘 어울려 1ℓ커피와 빅사이즈 와플의 세트 주문이 많다. 두세 명이 아메리카노 1ℓ와 와플 각각 하나씩 시키면 식사대용으로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토스트, 샌드위치 등도 맛과 품질, 푸짐한 양과 가격에서 모두 고객만족도가 높고, 케이크나 스콘, 국물 컵볶이 등 다양한 메뉴들도 주문해 먹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코로나19 시대는 움츠러든 소비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빅 사이즈 메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푸짐한 양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려는 젊은 층 고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빅 사이즈 메뉴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인기
특히 배달문화가 확산되면서 디저트와 커피 및 음료도 배달하는 시대가 되고 있어 향후 빅사이즈 메뉴는 더욱 인기를 더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크다고 고객이 무조건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맛과 품질, 가격 만족도가 높아야 대용량의 장점이 발휘될 수 있다.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 요즘 소비자는 싼 맛에만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