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민주당 경선> '반문(反文)3인 연대론' 급부상 내막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9.03 10: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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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호남 혈전'의 전반 무대인 전북에서 막판 역전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던 비문(非文)진영 후보들의 처지가 매우 다급해졌다. 전통적으로 '친노'보다는 '친DJ' 성향을 보이는 전북이기에 손학규 후보와 문재인 후보 간의 혈전이 예상됐으나 안방주인인 정세균 후보의 예상외 선전으로 이곳 역시 문 후보가 예상 밖 1위를 선점했다. 경선 초반에는 문 후보를 대하는 3인의 태도가 비문이었으나 중반전으로 치달으면서 '반문(反文)'으로 급변하면서 연일 퍼붓는 협공도 예사롭지 않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이들 반문 후보 3인에게는 선택의 폭이 하나로 좁혀지고 있다. '문재인 대세론'에 맞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합종연횡'이 그것이다.

사실상 반환점을 돈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경선이 갈수록 싱거운 승부를 연출하며 흥행에 실패하는 양상이다. 초반부터 '대세론'을 점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의 독주체제가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가운데 민주당의 아성이자 DJ의 정치적 텃밭인 전북에서마저 친노성향의 문 후보가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불안한 선두행진 문재인
반문3인 "역전 포기 못해"

문 후보는 지난 1일 오후 2시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북지역경선에서 9만5707명의 선거인단 중 4만3883명(투표율 45.51%)이 투표에 참석한 가운데 1만6350표(37.54%)를 얻어 5연승을 달성하며 독주체제를 이어갔다. 당초 문 후보와 선두를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손학규 후보는 1만1556표(26.53%)로 2위를 차지한 정세균 후보에게까지 밀리며 1만190표(23.40%)로 3위를, 김두관 후보는 5454표(12.52%)로 4위를 기록했다.
문 후보는 전북지역경선이 끝난 현재 누적득표율 45.66%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북을 기점으로 과반 사수에 실패했다.

싱거운 제주게임을 시작으로 울산, 강원, 충북에 이어 전북에 이르기까지 '문재인 대세론'은 크게 예측을 벗어나지 않았다. 첫 출발지인 제주는 문 후보가 우위를 점할 것이란 예상이 있긴 했지만 그것은 박빙의 승부를 전제로 한 전망이었다. 울산은 김 후보와의 접전을, 강원과 충북은 손 후보의 선전이 기대됐지만 문 후보의 선두자리 독점을 막을 수 없었다. 전반전의 완주코스나 다름없는 전북의 경선에서도 문 후보는 어렵지 않게 굳히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문 후보의 돌풍은 점점 힘이 빠지는 양상이다. 제주에서 59.8%로 압도적 우위를 보인 '문풍'은 울산 52.7%, 강원 45.8%, 충북 46.11%, 전북37.54%로 점점 그 위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북의 투표가 광주·전남과 남은 지역경선에 영향을 미처 문 후보의 우세가 계속된다 하더라도 과반행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한 그동안 진행된 모바일 투표를 둘러싼 진통과 맥 빠진 경선으로 인한 흥행부진, 그리고 검찰의 민주당 공천헌금 관련 수사로 인해 문 후보가 더욱 타격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있다.

역동성 사라져 흥행참패 위기 처한 민주당 '특단대책'
호남 전반 전북서도 문재인 1위…똥줄 타는 손·김·정  

당초 민주당은 오랜 '박근혜 대세론'으로 인한 새누리당의 흥미 잃은 경선에 비해 민주당 경선은 문재인 대세론에 맞서는 3인의 지지세 또한 만만치 않아 흥행 돌풍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초반부터 문 후보의 독주로 결과를 예측하는 지지자들의 긴장감도 함께 떨어져 흥행에 비상등이 켜졌다. 여기에는 모바일투표의 공정성 논란으로 야기된 국민의 불신과 무관심이 한몫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게다가 문 후보 측의 전화투표 독려팀 운영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공정하게 경선을 관리해야할 민주당 지도부가 국민적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불공정한 모바일투표의 최대수혜자가 문 후보라는 반문 진영의 볼멘소리가 이어지면서 정치권에서도 사실상 문 후보가 대세론을 굳힐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국민들 역시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지적과 함께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매체를 통해 "경선 순위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것이 경선 흥행의 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선의 내용"이라며 "정권교체 열망이나 애당심 등을 얼마나 잘 표출하느냐가 (경선 흥행의) 관건"이라고 견해를 내놓았다. 그리고 "경선 초반에 파행이 있어서 좀 그렇지만 각 후보 진영이 (네거티브를 하지 않고) 바른 자세로 가면 경선이 흥행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를 향한 검찰의 공천헌금 수사도 문 후보의 선두체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견해다. 문 후보와 박 원내대표는 '친노패권세력'이라는 꼬리표로 당내 일부 의원들에게 공격을 받아 왔던 만큼 이번 수사가 친노세력의 중심인 문 후보에게까지 확대된다면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새누리당의 공격은 차치하더라도 당내에서조차 보호명분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문재인 과반 저지 통해
무조건 결선투표 가야

'대세론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역대 경선·대선구도를 보더라도 문 후보가 이대로 독주를 이어간다면 야권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우선 민주당 경선이 흥행에 실패하고, 모바일투표 불공정 문제와 공천헌금 비리사건으로 국민의 불신을 잠재우지 못한 채 문 후보를 대선후보로 내세운다면 추후에 있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및 연대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안 원장의 단독 출마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독주가 문 후보로서도 마냥 맘 편할 수 없는 입장이다.

문 후보 측에서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내세우며 경선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홍들을 외면하고 있지만, 전략적으로나 구도적으로 대세론을 계속 이어가기에는 취약한 부분이 적지 않아 보인다. 문 후보의 대세론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는 바로 반문 진영 후보 3인의 합종연횡이다.

현재로선 반문 후보 3인의 합종연횡은 사실상 마지막 카드임에 틀림없다. 이들이 손을 잡아야 하는 결정적 이유는 결승전이란 반전카드를 허공에 날리지 않기 위함이다. 문 후보가 이대로 과반 확보에 실패한다면 9월23일에 결선을 치를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합종연횡은 반문 진영 후보들에게 최후의 전술인 셈이다.
전북 경선에서 정 후보의 기대 밖 선전으로 문 후보의 과반 사수가 무너져 반문 진영으로서는 어느 정도 승산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광주·전남 경선 기점으로
'반문연합전선' 형성될 듯

정치권에선 이러한 전략을 예측이라도 한 듯 돌연 손 후보와 김 후보의 중반 연대설이 나돌아 이목이 쏠렸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불교방송 <고성국의 아침저널>에서 김 후보 캠프의 김관영 대변인이 손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언급해 파문이 일었다. 그는 "경선 중반 내지 종반, 어느 정도 판세가 나오면 자연히 구체적인 연대 방법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후보 측에서도 이날 전화통화에서 "아직 단일화를 논의하기 빠른 것 아니냐"며 한발 물러섰다가 "아직 역전이 가능하며, 이런 상태라면 향후 (단일화나 연대) 논의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조만간 있을 양측의 단일화 접촉을 암시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김 후보는 매체를 통해 손 후보와의 연대설을 부인하며 완주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민주당 경선은 김두관의 힘으로, 김두관으로 비전으로 완주하고 싶다. 연대는 없다"며 "제 입장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이어 "캠프 대변인께서 언급하는 과정에서 와전된 것 같은데 누구와 연대하는 것은 제가 해온 정치에 반한다"며 "제가 생각하는 나라는 서민이 대접받는 나라고 빈부갈등을 극복하고 싶은 나라다. 아직 연대는 전혀 생각한 바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러한 김 후보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경선과정에서 문 후보의 선두체제가 굳어질 경우 마지막 승부처로 '결선 전 단일화' 논의가 추진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두 후보가 당분간 캠프 차원에서 경선관리의 문제점을 계속 지적하고 정책과 비전을 부각시키며 막판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후에 단일화에 대한 물밑 접촉이 이루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결선 향한 짝짓기 불가피, 대세론 주저앉힐 1%에 사활
무너진 마의 50% DJ 정치적 고향 광주·전남이 분수령              

그 시점은 문 후보의 굳히기로 반문 진영의 역전 가능성이 불투명해 보이는 전북 경선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문 후보가 내리 5연승을 달리며 선두체제를 굳힌 상황에서 이들 반문 후보들로선 '연대가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을 절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반문 후보 측은 '정치공학적 발상'이라는 역풍을 우려해 우선 광주·전남의 표심을 확인할 때까지 '자강론(自强論)'으로 밀고나가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고 전해진다. 때문에 오는 6일 전반전 완주코스인 광주·전남지역경선이 끝나고 '반문연합전선'의 밑그림이 그려질 전망이다.

이미 경선후보를 사퇴한 박준영 전 후보의 입김도 광주·전남의 중요 변수로 꼽힌다. 현직 전남도지사인 박 전 후보가 반문 진영 후보들의 합종연횡에 힘을 실어줄 경우 문 후보의 굳히기를 견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승산이 없어 보이는 정 후보의 중반 사퇴설도 정치권에 나돌고 있다. 내용인 즉, 당초 DJ의 계승자임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던 광주·전남에서 또 다시 꼴찌를 할 경우 중도하차해 그나마 남은 '캐스팅보트'를 쥘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반문 3인 "집권 위해선
악마와도 손잡는다는데…"

경선무대에서 내려온 정 후보가 본선이 끝나기 전에 손·김 두 후보 중 한 명에게 세를 몰아주거나, 결선에 오른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정 후보가 민주당 경선무대 퇴장과 함께 곧바로 안 원장 진영에 합류할지도 모른다는 정치권의 시각도 있어 앞으로 야권연대 판에 새로운 세력구도를 형성할 주요인물로 꼽히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대권에서 점점 멀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민주당 반문 후보 3인의 마지막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집권을 위해선 '적과의 동침'은 물론 '악마와도 손을 잡는다'는 정치권의 생존법칙을 이들도 선택할 것인지 자못 귀추가 주목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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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