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경수 기자 = 제주에서 훔친 굴삭기를 끌고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파손하고 돈을 훔치려한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범행을 계획한 30대 남성은 도주 11시간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8일 제주 서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16일 오전3시경 서귀포시 성산읍의 한 도로에 주차된 굴삭기 한 대가 사라졌다.
A씨가 훔친 굴삭기를 몰아 10㎞ 이상 떨어진 표선면으로 향한 것이다.
A씨는 약 1시간30분 넘게 굴삭기를 타고가 평소 눈여겨 봐둔 ATM기를 부수기 시작했다.
식당 건물 인근에 설치된 ATM기는 굴삭기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곧 쓰러졌다.
ATM기를 털어 현금 뭉치를 가져가려던 A씨의 계획이 성공하는가 싶었으나 ATM기는 생각 외로 단단했다.
굴삭기로 아무리 내리쳐도 내부금고가 열리지 않았다.
새벽 시간 정적을 깬 굴삭기 소리에 이웃주민들이 잠자리에서 일어났고, A씨의 기이한 범행은 곧 경찰에 접수됐다.
A씨는 보안장치에서 경고음이 울리자 굴삭기를 버리고 현장에서 곧장 달아났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같은 날 오후 3시40분경 성산읍의 한 거리에서 A씨를 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빚 독촉에 시달리다 평소 범행 대상으로 찍어둔 ATM기를 파손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에게 특수절도 미수와 특수재물 손괴 혐의를 적용하는 한편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