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기다리는 선수들> 대한민국 배드민턴 전혁진·안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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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12.28 10:24:13
  • 호수 13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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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준비하는 ‘태극 남매’

▲ 전혁진 선수

[JSA뉴스]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두 기둥 전혁진·안세영. 지금 두 대표선수의 시선은 도쿄에 맞춰져 있다.

한국 남자 배드민턴의 기대주로 각광받던 전혁진이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왔다. 이번 시즌 2관왕에 오르며 부활을 알린 가운데, 전혁진이 향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올림픽에서 멋진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랜 공백

2년이라는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전혁진은 주니어 때부터 아시아선수권대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차지하며 기대를 모으던 선수다. 2015 하계 유니버시아드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는 국내 남자 단식 최강자로 꼽히던 손완호를 꺾고 우승하며 차세대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내기도 했다.

이후로도 전혁진의 기세는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2017년에는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BWF(세계배드민턴연맹)의 3대 주요 대회 중 하나로 꼽히는 세계혼합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에 출전해 1위를 기록했다. 코리아마스터스에서도 남자 단식 금메달을 거머쥐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부상이 전혁진의 질주를 가로막았다. 전혁진은 실업 무대에 발을 디딘 첫 해에 곧바로 부상을 당하는 시련을 맞이했다. 전혁진은 2018년 국내 첫 실업 대회였던 전국봄철종별리그전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곧이어 찾아온 무릎 부상으로 인해 무려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실전은 물론 훈련조차 제대로 소화하기 힘든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힘든 재활 과정에 더해 소속팀과의 결별까지, 전혁진에게는 너무나도 길고 괴로운 시간이었다.

전혁진의 부상 공백은 한국 배드민턴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었다. 한국 배드민턴은 전통적으로 단식보다 복식에 강했던 만큼, 국제 대회에서 단식 메달을 노려볼 만한 선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까닭이었다. 

실제로 그동안 한국 대표팀은 올림픽에서도 복식의 경우 은‧동메달은 물론 금메달도 많이 기록했지만(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여자 복식,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혼합 복식,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복식, 2008년 베이징올림픽 혼합 복식) 단식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단식 중에서도 여자 선수로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기도 한 방수현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지만, 남자부에서는 손승모의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이 올림픽 최고 성적이자 유일한 메달이다. 그런 만큼, 남자 단식 기대주로 촉망받던 전혁진의 부상에 더욱 걱정 어린 시선이 모일 수밖에 없었다.

부상 털어내고 코트 복귀
올림픽서 멋진 활약 기대

하지만 전혁진은 꺾이지 않았다. 오랜 고생 끝에 부상을 딛고 돌아온 올해, 2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할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전혁진은 지난 9월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 남자 단식 우승에 이어 12월 초 전국실업대항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도 1위에 오르며 이번 시즌 2관왕을 기록,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외에서 많은 대회가 온전히 치러지지 못하기는 했지만, 전혁진의 성공적인 복귀를 알리기에는 충분히 가치 있는 성적이다.


이제 전혁진의 앞에 놓여있는 다음 과제는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과 올림픽이다. 전혁진이 노리고 있는 남자 단식의 경우, 선발전에 나설 16명의 선수들이 두 개 조로 나뉘어 각 조에서 1~3위를 기록한 선수들과 조별 4위 선수 간의 대결에서 승리한 선수, 대한배드민턴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추천으로 자동 선발된 1명(허광희)까지 총 8명이 대표팀에 선발될 예정이다.
 

▲ 안세영 선수

다만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짐에 따라 전혁진과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의 일정에도 약간 차질이 생겼다.

당초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는 12월18일부터 23일까지 6일에 걸쳐 2021년도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참가 선수 및 관계자의 안전 문제 및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검토 등의 이유로 지난 12월16일 잠정 연기라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선발전부터

비록 국가대표 선발전은 미뤄졌지만, 대표팀과 올림픽을 향한 전혁진의 꿈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1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잘 준비해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낸 만큼, 전혁진이 다시 날아올라 ‘기대주’가 아닌 한국 남자 배드민턴의 진정한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세의 안세영. 15세에 국가대표로 선발된 후 여자 단식 세계 랭킹에서 혜성처럼 도약한 안세영이 배드민턴 선수로서의 첫 시작과 급속한 랭킹 상승에 대해 밝혔다. 아직 18세지만 안세영은 한국에서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 출전할 가장 유력한 선수로 꼽히고 있다. 한국은 방수현의 1996 애틀랜타 금메달 이후 여자 단식에서의 첫 메달을 노리고 있다.

여자 세계 랭킹 20위 이내에 3명의 한국 선수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는 그동안의 메달 가뭄을 끝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높다.

2017년, 불과 15세에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래 안세영은 주니어 세계선수권 동메달과 우버컵 동메달을 차지했으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 중 대부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또한 안세영은 2019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모든 업적은 안세영이 지난 2월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이하기도 전에 이뤄낸 것이다.

안세영은 BWF의 유튜브 채널 ‘Badminton Unlimited’를 통해 “대표팀 선수들과의 경기는 대단한 경험이었다. 내가 가장 어렸고,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2017년 15세에 첫 국대 선발
어릴 때부터 많은 경험 쌓아 

광주광역시에서 나고 자란 안세영은 혜성처럼 도약해 현재 배드민턴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재능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안세영이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됐을 때, 중학생 신분으로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첫 선수가 됐다.

“국가대표팀에 들어가기 위한 선발 절차가 있다. 나는 추천을 받아서 선발전에 참여했고, 트라이아웃에서 많이 이겼기 때문에 결국 선발될 수 있었다. (성인)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에 1년 정도는 주니어 팀에서 뛰었다.”


그러나 항상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 ⓒpixabay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아기처럼 생각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아마 세대 차이 때문인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다.”

안세영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면서 주목할 만한 선수로 떠올랐을 뿐만 아니라,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30세 이하 글로벌 리더 30인(예술, 체육 분야)에도 이름을 올렸다. 처음으로 BWF 월드 투어 결승에 올랐던 2019년 5월 당시 안세영은 세계 랭킹 78위에 불과한 선수였다.

어마어마한 경험 차이에도 불구하고, 안세영은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단식 챔피언 리슈에리를 상대로 2게임을 내리 따내며 뉴질랜드 오픈 정상에 올랐다.

곧이어 안세영은 수디르만컵 세계혼합단체선수권에서 세계 1위 타이쯔잉을 넘어섰으며, 그해 하반기에는 2주 사이에 2016년 리우올림픽 은메달리스트 P.V. 신두와 금메달리스트 카롤리나 마린을 만나 승리를 거두었다.

끝내나


“대표팀에서 이만큼이나 잘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경기에 임한다면 더 좋은 위치에 설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는데, 그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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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한때 ‘짝패’였다. 장 대표는 용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에 몰두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그의 욕망 ‘용꿈’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조건은 “다음날까지 정치 생명을 걸고 재신임·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정치 생명을 건 재신임·사퇴 요구’가 있으면, 곧바로 전 당원투표를 시행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요구 기간 불과 이틀 지난 6일까지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 국민의힘 구성원은 아무도 없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반응이 없었으니 종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대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소장파의 비판이 시작된 시점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지난달 29일이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조치도 지난 9일 확정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현직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장 대표 등을 공개 비판해 왔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 제명 처리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면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으니, 물러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에 따르면, 오 시장은 33.3%의 지지를 얻어 47.5%의 지지를 얻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보다 14.2%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수도권·부산 내 보수 성향 엘리트 집단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6년부터 총선에서 연패한 탓에 당내 수도권 엘리트들의 영향력이 줄었다. 양당 체제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집단 탈당 후 창당’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바른정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현 시점에선 국회 의석 3석을 보유한 개혁신당만이 유일한 원내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으로 존재한다. 4개월여 앞둔 선거가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궐선거란 사실도 이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지휘해 연이어 이긴 경험이 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이긴 경험이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총선을 지휘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사실상 주도한 장 대표에 대해선 “집단 탈당 후 신당 창당’이란 정치 실험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토대로 강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중앙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만, 그래도 선거는 선거다. 지역 기반을 확보하는 선거가 중요하지 않을 리는 없다. 통상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빅텐트 설치 등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내 계파 중 하나를 와해시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한 시점은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지난 2024년 1월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으로 옮긴 현역 의원은 허은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1명이었다. 그리고 개혁신당이 거둔 의석은 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 등 총 3석이라서 정치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한 제명 후 오 반발 “장 물러나 책임져야” 하나뿐인 꿈…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장 대표의 한 전 대표 등 제명 및 오 시장과의 갈등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내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질 만큼 집요하다. 선거에선 어제 없던 조직이라도 오늘 만들어서 돌려야 하고, 어제의 원수와도 악수해서 표로 바꿔야 한다. 일정한 영향력을 당내 구성원을 내쫓아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감수하는 선택은 “의아하다”는 의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수도권 패배·중도층 표심 공략 실패 여파로 총선에서 연패했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면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원 중 가장 강경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김민수 최고위원조차 지난 9일 보수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자유 유튜브 총연합회 토론회’에 출연해 “윤 어게인을 외쳐선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부정선거론을 10년 동안 외쳐도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을 그가 현실적으로 외면할 순 없으리라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우파의 짠물 지지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윤 어게인·탄핵 반대 구호로 그들의 성원을 받았으니, 노선을 바꾸더라도 그들이 따라올 것이란 기대감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남 보령·서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초선 의원 임기 4년도 마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장 대표를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지난 2024년 전당대회에선 한 전 대표와 장 대표가 나란히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엔 장 대표도 있었다. 한 전 대표와 장 대표는 이때까진 누가 보더라도 ‘짝패’였다. 그로부터 1주가 지난 12월11일에 이르러, 이들은 명백한 결별 신호를 언론·대중에게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와 달리 장 대표는 반대했고, 굳게 입술을 다문 채 당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후 장 대표는 가장 먼저 사퇴해 ‘한동훈 체제’ 붕괴에 결정적으로 일조했다. 누구나 아는 승리 공식 장 대표는 지난해 2월엔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경 보수 전향을 선언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차별화하면서 강경 보수의 지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선 강경 보수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 사무총장엔 통상 3선 의원이 발탁된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후 약 1년6개월이 지난 장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것은 한 전 대표의 파격 인선으로 해석됐다. 이후 장 대표는 원내 수석대변인·수석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12월 이후엔 정치적 원수가 돼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장 대표의 변화에 대해선 “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은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충청에서 몇 안 되는 용꿈 꾸는 분’이란 평가를 받았다”며 “용꿈을 꾸는 사람답게 유연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당 대표 당선 이후엔 굉장히 유연하게 노선을 바꿔 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한동훈’이란 이름 석 자 앞에선 유연하지 못하단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르면, 남성은 3~5세에 이르러 처음 만나는 이성인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런데 모든 조건에서 아버지가 우월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를 거세할 것”이란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낀다. 아버지의 거세 시도를 막기 위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공포는 선망으로 바뀐다. 이를 일컬어, 프로이트는 ‘초자아 형성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불행한 신탁을 받는다. 오이디푸스 신화는 “이미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 때문에 정해진 운명을 맞는다”는 전형적 구조로 유명하다. 프로이트는 신화의 구조를 토대로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와 경쟁한다”는 무의식 구조를 규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치적 절정을 누렸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절정은 장 대표의 ‘용꿈’과 결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가 날아오를수록 장 대표의 용꿈은 거세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용꿈도 날아오르려는 욕망이다. 두 사람 모두 날아오를 순 없다. 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했던 장 대표는 하루아침에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절정·비상 거세 공포 장 대표의 용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한동훈’이란 압도적인 권위를 극복해야 한다. 당내 가장 막강한 그룹으로 거론되는 언더 찐윤엔 자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란 어머니를 차지해야 한다. 장 대표의 용꿈은 한 전 대표라는 ‘이미 결별한 정치적 아버지’를 제거해야 이룰 수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한동훈의 측근이란 옛 흔적을 완전히 부순 후 독립적인 용꿈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언더 찐윤이란 막강한 집단도 굴복시켜야 한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 대표 앞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어이없는 비상계엄은 잘못됐단 인식을 갖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아무리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니 백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비상계엄의 원인이란 얘기를 더는 하면 안 된다”며 “몇 달 동안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되니, 지방선거에서 이겨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를 자신의 정치적 배경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평가받는 장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후 장 대표는 한동안 “언더 찐윤이 장 대표를 2월에 실각시킨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길 것”이란 소문에 시달렸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강원에서 토호들과 밀착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장 대표는 윤 의원의 비판을 받는 등 구 친윤계로부터도 압박당하는 상황에서 당내 소수 계파 친한계 수장인 한 전 대표 제명에 더욱 집중했다. 이는 하향 전치란 심리학적 개념이 성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전치는 자신의 감정·욕구를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그 감정을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 표출하는 방어기제를 말한다. 특히 자신보다 만만한 대상에게 표출하는 것을 일컬어 하향 전치라고 한다. 일상 언어로는 ‘화풀이’라고 한다. 장 대표의 정치적 상황은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라르에 따르면, 사람의 욕망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삼각형 구도로 발생한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욕망의 주체·대상·체계는 상호 의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지라르가 규정한 욕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거나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이를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언더 찐윤 압박에 제명 더 집착…화풀이? 한은 장의 희생양…전한길도 장 노리나 이 대표 주장대로, 장 대표가 처음부터 용꿈을 염두에 두고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라면,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와 함께 ‘짝패’를 구성하면서 자신의 용꿈도 아울러 키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반대 및 해제 참여로 정치적 절정에 오른 한 전 대표가 먼저 대권이나 보수 진영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가 있는 한, 내 욕망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갑자기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강경하게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을 외친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 전 대표가 ▲언더 찐윤 ▲강경 보수 ▲장 대표 등과 두루 갈등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라르는 “한 집단의 갈등은 내부에서 가장 만만하고 약한 대상을 희생시켜 해소한 후 단결한다”고 주장했다. 지라르는 이 과정을 ‘희생양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후 전한길씨·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를 당에 유입시켜 한 전 대표와 친한계의 공백을 채우고 언더 찐윤과 맞설 세력으로 양성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두 유튜버를 통해 한 전 대표 고유의 영향력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팬카페 ‘자유한길단’에 “장 대표의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전씨는 이 글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 세력·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세력과 함께할 수 없다’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답변 요구에 침묵한다면, 박 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장 대표는 당원·윤 전 대통령을 함께 배신한 것이므로 이후 일어날 일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것처럼, 전씨가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단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주도로 ‘희생양’이 된 것처럼, 장 대표가 전씨 주도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단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씨의 요구에 대해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면서 침묵했다. 직설적인 욕망의 덫 장 대표의 정치 행위는 직설적이어서 ‘용꿈’이란 욕망이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국민의힘의 바닥 지지 기반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윤 의원도 장 대표를 비판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용꿈’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욕망의 덫’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