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자발적 비혼모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후지타 사유리)가 정자 기증을 통해 아기를 출산한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결혼은 하지 않고 아이만 낳아 기르는 ‘자발적 비혼모’가 된 것이다.
한국에선?
KBS에 따르면 사유리는 일본의 한 정자은행에 보관돼있던 이름 모를 남성의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에 성공, 지난달 4일 오전 일본에서 3.2kg의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올해 41세(1979년생)인 사유리는 지난해 10월 생리불순으로 한국의 한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난소 나이가 48세라는 진단을 받았다.
평소 출산에 마음이 컸던 사유리는 “자연임신이 어려운 데다 지금 당장 시험관시술을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고 했다”며 “눈앞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아기 때문에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급하게 결혼하고 싶지는 않았던 사유리는 고심 끝에 자발적 비혼모가 되기로 결정했다.
그가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일본이었다.
한국에선 미혼 여성에게 정자 기증을 해주는 병원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유리는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이 가능하고 모든 게 불법이었다”고 밝혔다.
국내 현행법상 결혼한 사람만이 정자 기증을 통한 시험관 임신 유도 시술을 받을 수 있다. 현행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24조 1항에 따르면 난자·정자 등을 기증받아 시술하려는 사람은 배우자(동의권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
결국 일본으로 가 정자 기증을 통해 임신에 성공한 사유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애가 옆에 없을까 봐 불안하다”며 “이게 꿈이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자는 게 무섭다”고 행복한 마음을 표현했다.
사유리 일본서 정자 기증받아 득남
올해 41세 자연임신 어렵다고 판단
이어 “어떤 사람은 아이가 차별받는다고 (정자를)기증받았다는 걸 말하지 말라고 했다”며 “난 아이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싶다. 거짓말하는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본 국적의 사유리는 2007년 방송된 KBS 2TV <미녀들의 수다>를 통해 방송인이 됐다.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유튜브 채널 ‘사유리TV’를 운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역시 사유리! 멋있고 축하합니다’<matr****> ‘대단하네요. 그리고 공감합니다’<bety****>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힘내세요, 응원할게요’<mich****> ‘초지일관 강단 있고 소신껏 남들 눈치 보지 않는 매력이 넘치는 거 같아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정말 소중한 생명이 간절했나 봐요. 앞으로도 강단 있고 뚜렷한 주관으로 아이와 행복한 시간 만들어가시길 바라요’<tiqs****>
‘중요한 건 아빠의 존재유무가 아니라 기댈 수 있는 가족의 존재라고 생각합니다’<jm34****> ‘엄마가 되는 것이 소원인 사람에게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하는 것보다 비혼모가 되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임신도 출산도 혼자 쉽지 않았을 텐데 정말 축하해요’<elea****>
결혼보다 출산 고심 끝 선택
“자는 게 무서울 정도로 행복”
‘정말 인생의 큰 결정인 만큼 사유리와 아이의 앞날에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랍니다’<iamy****> ‘아기를 낳기 위해서 딱히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 급하게 만나서 결혼할 필요는 없죠. 능력과 재력 전부 갖춘 분이니 아기도 잘 자라겠네요’<your****> ‘그 선택을 응원해준 가족들도 대단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육아하시길 진심을 담아 기원해요’<unho****>
‘낳아도 버리는 세상에 스스로 선택하고 소중한 생명을 탄생시킨 당신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star****> ‘책임감 없이 낳고 나서 후회하는 부부보다 낫다’<qope****> ‘아기를 품고 낳고 교감하는 경험은 여자로서 겪는 가장 고귀한 순간이 아닌가 싶다. 그걸 놓칠까 봐 결혼보다 먼저 선택했을 뿐이다. 그런 용기와 결단력을 응원한다’<love****>
‘법이 바뀔 때가 됐다. 가뜩이나 저출산 시대인데 결혼은 안 했어도 출산 원하는 여성한테 정자 제공은 금지할 게 아니라 적극 권장해야 한다’<yan9****> ‘우린 결혼한 여성만 정자은행을 이용할 수 있구나∼일본도 보수적이라고 하는데 우린 일본보다 더 보수적인가? 다양한 가족형태를 인정하자’<1020****>
“축하해요”
‘저출산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비혼 여성들이 아기를 낳아 기를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정자은행이 활성화 돼야 한다. 부모가 다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구시대적이다. 여성 혼자서도 충분히 양육 가능하며, 경제적 능력 또한 갖춘 여성들이 많아지는 추세를 반영해야 한다’<soru****>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자발적 비혼모’ 허수경은?
방송인 사유리가 비혼 상태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낳자 ‘자발적 비혼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결혼은 하지 않고 아이만 낳아 기르는 여성을 가리키는 자발적 비혼모를 국내에 가장 먼저 널린 알린 주인공은 방송인 허수경이다.
1998년 MBC 전문 MC 1기로 데뷔한 허수경은 당시 두 번의 결혼과 이혼 후 독신인 상태에서 기증받은 정자로 임신을 했다고 밝혔고, 2008년 1월 아이를 출산했다.
해외에선 할리우드 스타 조디 포스터가 1998년과 2001년 독신 상태에서 인공수정으로 두 아이를 낳은 바 있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