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KPGA 왕좌 오른 ‘테리우스’ 김태훈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11.16 11:59:15
  • 호수 12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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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날리고 정확하게 땡그랑∼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새로운 골프스타가 탄생했다. 시원한 장타, 훤칠한 외모, 부진 극복 스토리 등 이슈를 갖춘 김태훈이 KPGA 대상과 상금왕을 석권하며 올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 프로골퍼 김태훈

김태훈이 2020시즌 KPGA 코리안 투어에서 2관왕에 올랐다. 지난 8일,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7010야드)에서 열린 KPGA 코리안 투어 시즌 최종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6원)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와 보기를 2개씩 기록하며 이븐파 72타로 마쳤다.

아이스하키서 
골프로 전향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의 성적을 낸 김태훈은 공동 9위로 시즌 최종전을 마쳤다.

대회 전까지 상금과 대상 포인트 1위를 달린 김태훈은 선두를 지켜 2개 부문 타이틀홀더(상금 4억9593만원·대상 포인트 3251.7점)가 됐다. 두 부문에서 2위로 따라붙던 김한별(상금 4억2270만원·대상 포인트 3039점)을 제쳤다. KPGA 코리안 투어에서 상금과 대상 포인트를 석권한 선수가 나온 것은 2016년 최진호 이후 4년 만이다.

제네시스가 후원하는 대상 포인트를 차지한 김태훈은 보너스 상금 5000만원과 제네시스 차량 1대, 앞으로 5년간 KPGA 코리안 투어 시드, 2021-2022시즌 유러피언 투어 시드까지 받는다.


김태훈은 “(김한별, 이재경)두 선수가 대회에 못 나왔을 때 타이틀 부문 1위에 올랐다. 나는 연습을 안 하면 티가 많이 나는 유형이라 2주 격리를 했으면 이 정도 성적은 못 냈을 것이다. 아마 두 선수보다 순위가 아래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나이가 있지만 두 선수는 어리고 실력도 좋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더 많을 걸로 생각한다“고 위로했다.

제네시스 대상 수상으로 코리안 투어 5년 시드뿐만 아니라 2021-2022년 유러피언 투어 시드마저 확보한 김태훈은 “제일 필요한 건 영어다. 그렇기 때문에 1년 동안 영어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비거리 면에선 유럽 투어 선수들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국에 있는 경기장 잔디보다 유럽 투어 잔디가 훨씬 촘촘하다. 이 부분에 관해 공부해서 빨리 적응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데뷔 14년 만에 대상·상금왕 석권
“2020년 최고의 해…유럽무대 도전”

캐디인 아버지(김형돈)에게도 고마움을 나타냈다. 김태훈은 “투어에 입성한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버지가 계속 캐디를 해주셨다. 나한테는 정말 좋은 캐디이자 아버지다. 아버지가 캐디를 못 하시게 된다면 아마 갤러리로 경기를 보러 오실 것 같다. 캐디든 갤러리든 앞으로 남은 내 골프 인생에서 끝까지 함께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훈은 초등학생 때 골프채보다 아이스하키채를 먼저 잡았다.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 강타자였던 큰아버지 김준환씨는 김태훈에게 “골프로 전향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했다. 이 말을 듣고 김태훈은 전국체전 2관왕, 호심배 우승 등 아마추어 무대에서 일찍이 눈도장을 찍었다.

김태훈의 캐디백은 축구선수 출신 아버지가 멨다. 

골프선수로 전향한 김태훈은 시즌 초까지만 해도 무명선수였다. 2004년 국가대표 시절이었던 20세에 찾아온 드라이버 입스(Yips·결과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정상적인 스윙을 못 하는 상태)에 무려 8년이나 시달렸다. 그는 “20세 때 드라이버 입스가 왔고, 그렇게 8~9년이 지나갔다”고 말했다. 
 

▲ 김태훈 프로

“잘못 때린 드라이버 티샷은 두 개 홀을 건너가 있을 정도였다”고 회고한 김태훈은 정타에서 벗어난 드라이버 샷으로는 도무지 성적을 낼 수 없었다고도 했다. 

골퍼 12년차 베테랑인 김태훈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07년 코리안 투어에 데뷔하고는 11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했고, 솔모로 오픈에서는 11개 홀에서 12개의 OB(아웃오브바운즈)를 내기도 했다.

김태훈은 “그땐 드라이버로 공을 때리면 어디로 갈지 몰랐다. 얼마나 심했던지 한 번은 김경태와 경기를 하는데 ‘형은 똑바로 300야드, 오른쪽으로 100야드를 날린다’며 놀리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평균 비거리
300야드 넘어

골프가 무서웠던 그는 이듬해 일찌감치 군에 입대했고,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김범식에서 김태훈으로 개명했다. 그래도 입스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 그는 “입스가 왔을 때는 너무 힘들었고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도 매우 힘들었다”며 버텨낼 용기를 준 가족들에게 고마워했다. 

1부 투어 출전권을 상실한 2012년 2부 투어에서 뛰면서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내자 드라이버 샷이 점차 안정됐다. 

그는 골프인생을 걸고 도전한 2013년 보성CC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맛본 우승이었다. 게다가 이승호가 2009년 삼성베네스트 오픈에서 KPGA 투어 72홀 최소타와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

그해 10위권 안에 8차례 진입하는 등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동계 훈련 기간 페어웨이가 넓은 골프장에서 수없이 드라이버 샷을 날리며 자신감을 찾은 게 도움이 됐다. 

김태훈은 우승 인터뷰에서 “그동안 너무 많은 마음고생으로 감정이 무뎌졌는지 눈물도 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승이 확정되던 순간, 김태훈의 아버지는 크게 기뻐했다.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던 아들의 모습을 늘 옆에서 지켜보며 안타까워했고 아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아버지였다. 

우승 후 스타로 발돋움한 김태훈을 보기 위해 대회장을 찾는 갤러리도 늘어났고 골프장 밖에서도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겼다. 심지어 어느 대회에서 만난 한 주니어 선수의 학부모는 “아들을 김태훈처럼 키우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입스 트라우마 
마침내 극복


김태훈은 “첫 우승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2012년에는 집까지 걸어가지 못할 정도로 매일 열심히 운동했다. 그 노력이 첫 우승으로 이어져 골프가 정말 재밌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태훈의 장기는 장타다. 매 대회 화끈한 장타 쇼를 선보인 김태훈의 시즌 평균 드라이버 샷 비거리는 301.067야드. 그해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평균 드라이버 샷 비거리 300야드를 넘기며 KPGA 투어 장타상까지 챙겼다.

장타 비결에 대해 그는 “아이스하키가 골프 원리와 비슷한 점이 많다”며 “폴로(follow)와 임팩트 때 자세가 비슷하고 공에 힘을 싣는 원리도 비슷해 골프를 할 때 큰 도움을 받았다. 하체 힘을 키우기 위해 역도팀에 들어간 적도 있다”고 했다.

이어 “비거리에서 볼 스피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발사각”이라며 “발사각을 높이려고 하면 자연스레 인-아웃(in-out) 스윙을 하게 되고 드로 구질의 샷을 하게 돼 비거리가 늘어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김태훈은 충남 태안의 현대더링스컨트리클럽(파72·7241야드)에서 열린 카이도골프 엘아이에스(LIS) 투어챔피언십(총상금 3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18개월 만에 우승을 노리던 박준원(29·하이트진로)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2013년 8월 보성컨트리클럽 클래식 이후 다시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였다. 


우승 후 김태훈은 “첫 승을 하고 2승을 하기까지 27개월이 걸렸다. 오랜만에 우승해서 더 기쁜 것 같다. 항상 함께해준 팬분들과 부모님과 이 영광을 함께하고 싶다”고 소감을 대신했다.

장타왕서 골프왕으로
장점 살려 통산 4승 

김태훈의 장타상은 2013년에 끝났다. 그는 “2013년에는 멀리 똑바로 공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멀리는 가는 데 정확하게 가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지금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잡아가고 있다”며 “이제 국내 무대는 모두 마감이 됐고 일본 Q스쿨을 위해 비행기에 오른다. 좋은 성적 거둬서 내년에는 일본과 한국 무대를 병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최고 인기선수상을 차지했다. 드라이버샷 입스를 극복하고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태훈은 스테이 트루(Stay True)상과 함께 인기상인 해피 투게더상을 받았다. 스테이 트루상은 한해 동안 진정성을 갖고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 선수에게 수여되는 상이며 해피 투게더상은 온라인 팬 투표 1위에게 주는 상이다.
 

2018년 KPGA 투어 복귀하며 3승을 적립했다. 8월 양산의 통도 파인이스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코리안 투어 동아회원권 부산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몰아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LIS 투어 챔피언십 제패 이후 무려 1015일 만에 생애 통산 3승 고지에 오른 김태훈은 긴 침묵을 깨고 부활을 알렸다. 우승 상금은 1억원.

9언더파 63타는 이 대회 1라운드 때 권성열이 세운 코스레코드를 1타 경신한 새로운 기록이다. 지금까지 7언더파 65타만 두 차례 쳐봤다는 김태훈은 개인 18홀 최소타 기록도 다시 썼다.

김태훈은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코리안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로 이재경(21·CJ오쇼핑·4언더파)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한국 넘어 
유럽 정벌

KPGA의 꽃미남이자 소문난 장타자인 김태훈은 “필드에 나가면 외롭고 힘들어 심적으로 안정이 필요한데 그때마다 아버지와 함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버지 김형돈씨도 “캐디백을 메고 다니는 게 고되지만 성적이 좋고 나쁨을 떠나 아들과 함께하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골프 장타의 세계
250m 넘으면 영혼도 판다?

최근 골프계에서 장타가 화제다. 오죽하면 장타대회가 따로 있을 정도다. 한 타 한 타가 돈인 프로는 말할 것도 없고, 아마추어도 250m가 넘는 장타를 칠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는 사람도 분명 적지 않다.

미 PGA 투어에서 전통적인 공략법을 무시하고 장타에 이은 숏게임으로 US 오픈을 제패했던 괴짜 브라이슨 디샘보는 지난주 자신의 SNS에 ‘드라이브샷 400야드를 넘겼다’며 403.1야드가 기록된 트랙맨 화면을 게시했다.

PGA 선수 중 마음먹고 스윙하면 400야드를 넘길 수 있는 선수가 없는 건 아니겠지만 최근 근육과 체중을 불리면서 장타자로 자리매김한 디샘보이기 때문에 더 관심을 모았다.

LPGA 투어에서도 새로운 장타자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Q스쿨을 통과해 올해 데뷔한 필리핀 출신 비앙카 파그단가난이 그 주인공으로 LPGA 투어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레이놀즈 레이크 오코니 대회에서 315야드의 티샷을 날려 주위를 놀라게 했다.

280야드만 쳐도 장타자로 불리는 LPGA에서 300야드를 넘기는 선수가 등장할 것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신장도 162㎝에 불과하지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따낼 만큼 재능이 충분한 선수다.

디샘보나 더스틴 존슨, 전성기의 타이거 우즈처럼 장타력과 좋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선수도 있지만, 실제로 장타자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쉽지 않다.

멀리 치려다 보면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홈런타자가 타율이 높지 않고 삼진이 많은 것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PGA 투어의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99.4야드다. 현재 1위 디샘보(344.4야드)와 2위 더스틴 존슨(333.8야드)는 각각 상금랭킹과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다.

장타력을 성적으로 연결하고 있는 뛰어난 선수들이다.

데뷔초 기복 심했던 김태훈
정교함 보강하면서 전성기

이들은 장타 외에 스크램블, 아이언, 퍼트 등 다양한 부문에서 고루 뛰어나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세계랭킹 2위 존 람은 장타 21위이고, 세계랭킹 23위인 임성재(305.3야드)는 장타 부문 78위로 중간 정도다.

300야드면 대단한 장타자로 불리던 게 오래되지 않았으나, 이제는 장비와 볼, 웨이트로 무장한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350야드는 쳐야 장타 1위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남자골프도 300야드 시대다.

마이카 로렌 신(미국)이 312야드로 1위, 고태완이 311야드로 2위다. 상금랭킹 1위인 김태훈도 304야드로 5위다.

데뷔 초 장타력에 비해 성적의 기복이 심했던 김태훈은 정교함을 보강하면서 전성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상금랭킹 2위인 김한별도 291야드로 짧지 않은 드라이버샷을 갖고 있지만 27위다.

LPGA 투어는 파그단가난이 288야드로 1위, 마리아 파시가 282야드로 2위, 넬리 코르다가 272야드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세영이 266.8야드로 한국선수 중 가장 높은 13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상금랭킹 1위인 박인비는 239야드로 139위, 거의 최하위권이다.

티샷, 어프로치, 퍼트에서 모두 투어 최상위권인 박인비에게 비거리는 그다지 중요한 변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

KLPGA에서는 김아림(257야드) 김지영2(252야드)가 각각 장타 1, 2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상금랭킹 1위 김효주는 236야드, 2위인 박현경도 234야드 정도에 그친다.

최혜진이 246야드로 장타 10위, 상금 9위 등 비교적 균형이 맞는 선수에 속한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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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아이유,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