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호남 속궁합 엿보니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8.22 17: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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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호남민심. 민주당 버리고 안철수 택할까?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호남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출마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민주통합당 텃밭인 호남이 들썩이고 있다. 호남에서 부동층으로 남아 있던 사람들이 대거 안 원장을 지지하는 표심을 드러내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반면 8월24일 제주를 시작으로 경선 흥행에 나서야 하는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들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민주당 대선경선 판도를 뒤집을 뿐만 아니라, 향후 안 원장과의 야권후보단일화에 큰 영향을 미칠 호남민심을 추적해 보았다.

최근 <매일경제>와 한길리서치가 호남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야권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6말 호남지역에서 30.3%를 기록했던 안 원장의 지지율은 7월 말 57.6%로 2배 가까이 뛰어올라 '안풍'의 위력을 과시했다. 반면 문재인 민주당 대선경선후보의 지지율은 6월 말에 비해 소폭 오른 16.2%를 기록해 안 원장과 무려 41.4%p나 차이가 났다. 안 원장의 지지율 상승세에 비하면 문 후보의 지지율은 사실상 하락한 셈이다.

'반쪽' 경선 치를 터
호남 없이 승리 못 해
 

손학규 후보를 향한 호남민심은 더 인색하다. 손 후보의 지지율은 6월 10.1%에서 7월 5.4%까지 떨어져 반토막이 났다. 총선 직후에 '리틀 노무현'이라 불리며 높은 지지율을 보였던 김두관 후보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김 후보는 12.3%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문 후보보다 높은 지지세를 얻었지만, 7월 말 1.7%까지 가파르게 떨어져 혹독한 호남민심을 경험해야만 했다.

이처럼 호남의 대다수 유권자가 민주당 후보들을 저버리고 안 원장에게 돌아서 민주당 텃밭이 붕괴되는 양상이다. 이대로라면 민주당 후보들은 안 원장을 지지하는 호남 유권자 57.6%를 제외한 42.4%의 표심을 두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어야 할 판이다.


따라서 민주당 후보들의 가장 큰 과제는 이번 경선과정에서 어떻게든 호남 유권자들의 관심을 되돌려 민심을 되찾는 것이다. 그동안 호남의 선택이 전체 판세에 큰 영향을 미쳤던 만큼 이번에도 정치권 최대의 관심사임에 틀림없다.

그동안 호남은 ‘민주당의 심장’으로 불리며 야권 대선후보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충지로 거론됐다. 민주당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해온 호남 민심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호남만으로 대선에 승리할 수는 없지만, 호남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중요한 위상을 갖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97년, 2002년, 2007년 대선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정동영 민주당 후보가 일찍부터 호남의 굳건한 지지를 받았고, 호남의 선거는 김대중과 노무현 두 명의 대통령이 당선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 받았다.

안 원장 지지율은 두 배, 문재인은 제자리      
민주당 경선흥행 실패하면 단일화에서도 불리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김 전 대통령은 1032만 6275표(40.3%)를 득표해 993만 5719표(38.7%)를 얻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39만여표로 따돌리며 단 1.6% 차로 당선이 됐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호남에서 306만 4842표를 얻어 92.23%의 지지율을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이 39만여 표의 근소한 차로 당선된 것을 보더라도 호남의 높은 투표율과 지지율이 민주당 후보의 대선에 미치는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노 전 대통령도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회창 후보에 57만여 표차로 당선됐으며 당시에도 호남에서 9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 유력 주자들이 등 돌린 호남 민심에 쩔쩔맬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대선후보들이 여론조사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일 때마다 호남 유권자들은 결집해 민주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 주었고, 따라서 민주당 후보들에게 호남은 대권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표밭인 셈이다.

민주당 후보들은 일찌감치 호남 표심을 잡기 위해 공을 들였다. 대선출마선언 후 첫 방문지가 광주였다는 점도 호남의 중요성을 새삼 방증한다.

김 후보는 대선 출정식에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호남의 지지를 받는 건 당내 대선 후보 모두의 절박한 과제일 것"이라며 "호남 지역민에게 김두관이 제일 확실한 후보라는 점을 알리겠다"고 답해 호남의 지지를 받아 대선에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직까지 당내에 안 원장을 이기는 후보가 없기 때문에 호남민심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있지만,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누군가 대세론을 형성할 경우 호남민심도 그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경선 과정을 통해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민주당 후보들은 남은 순회경선에 총력을 기울여 호남의 민심을 되찾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남인들이 경선에 주목하면 대선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고 안 원장과의 단일화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선출되면 안 원장에게 쏠렸던 호남 표심도 상당 부분 되찾아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줄줄이 '애정공세'
남인사 영입 주력

문 후보의 캠프는 중앙정치와 지역정치 인사들의 공조로 호남에서의 세를 불리는 데 주력하는 반면, 손 후보의 캠프는 손 후보의 과거와 미래를 언급하며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2012 여수세계박람회 폐막식에 맞춰 전라도를 찾는 등 호남 표심 잡기에 가장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또한 민주당 후보들은 호남 민심을 되찾기 위해 호남 출신 유력인사 영입에도 나서고 있다. 문 후보는 전남 광양이 지역구인 3선의 우윤근 의원, 광주 남구가 지역구인 재선의 장병완 의원, 광주 서구 국회의원을 지낸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영입했다.

손 후보 측은 담양·장성·영광·함평이 지역구인 이낙연 의원, 광주 광산갑이 지역구인 김동철 의원,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사회복지·교육문화비서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비례대표의원을 지낸 광주 출신 김유정 전 의원을, 김 후보 선대본부에는 전남 목포 출신인 천정배 전 법무장관, 같은 목포 출신인 전윤철 전 기획예산처 장관, 해남·완도·진도가 지역구인 재선의 김영록 의원, 화순에서 13·14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기훈 전 의원과 신정훈 전 나주시장을 끌어들였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실장은 매체를 통해 "호남 쪽 민심이 안 원장에게 가 있고 호남의 강력한 지지를 얻는 후보가 민주당 내에 없기 때문에 (경선에서) 호남은 지역 연고로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조직이 중요하게 작동할 것이고 그렇다면 누가 전북 전주출신이자 불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상임고문과 우호관계를 형성하고 후보들 간의 합종연횡을 통해 조직을 많이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조직력을 논외로 한다면 상징성이 큰 김 전 대통령과의 친분이나 그분의 정책을 계승한다는 것을 부각해 호남 민심을 얻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호남의 표심 회복 여부는 전북에서부터 드러날 예정이다. 이어 9월6일 8번째 순회경선 지역인 광주·전남의 결과가 발표된다. 이 지역의 경선 결과는 전체 유권자의 50% 이상이 거주하는 수도권 지역 호남 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민주당의 심장' 호남 놓치면 대권도 놓친다
 안 원장 지지모임 "앞으로 지지율 더 오를 것"

민주당 경선 흥행을 통해 안 원장과의 야권연대에 고지를 선점하려는 민주당 후보들의 활발한 움직임에도 이미 호남에 불어 닥친 안풍을 잠재우기에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매체를 통해 "안 원장이 민주당 경선이 끝날 무렵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해 민주당 경선이 흥행하더라도 안 원장의 대선출마선언으로 다시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변함없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던 호남 민심의 대이동은 올해 대선가도의 커다란 이변으로, 설령 안 원장과의 야권단일화가 성사된다 하더라도 민주당 후보의 위력을 장담할 수 없다"며 민주당의 호남 표심 되찾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한 관계자는 호남민심이 갑작스럽게 안 원장에게 쏠리고 있는 현상을 두고 "인물 위주의 선거를 하는 호남인들의 특징 때문이다"라며 "호남 출신의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라면 표를 던지는 것이 호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당시 호남은 지난 50년간 정치, 경제의 중심에 자리매김하지 못한 채 개발의 수혜를 받지 못했다. 경부축 중심의 산업화로 인해 광주를 비롯한 호남사람들은 고향을 떠나 수도권 및 영남권 산업도시로 이동해야만 했다.


여기에는 산업체를 끌어들일 만한 기반산업의 부재가 그 원인이 되었다. 그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힘 있는 인물이 없었다고 느낀 호남사람들이 발전에 참여하여 상생하는 길은 정권교체라 여겼다"고 말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에 맞서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은 인물에게 호남 표심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안 원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논란이 된 가운데 안 원장의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 발간과 <힐링캠프> 출연으로 호남의 표심이 대거 안 원장에게 쏠렸다는 분석이다.

호남민심을 대변하듯 이미 지난 10일 전북 부안군 채석강의 한 리조트에서는 안 원장을 지지하는 모임인 '함께 사는 세상 포럼, 철수처럼(이하 철수처럼)'의 호남지역 회장단 단합대회가 1박2일 일정으로 열렸다.

이날 모임에는 광주, 전남, 전북, 제주까지 4개 광역지역 회장단이 참석했다. '철수처럼'은 광주와 전북에서 지난 2월 중순 공식 출범했고, 지난 7월19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전국발기인대회를 가진 바 있다.

온라인 등록수는 수백 명에 불과하지만 오프라인 등록수는 30만명(철수산악회 등 외곽조직 포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풍'위력 무시 못 해
호남, 정권교체 원해

'철수처럼' 측 한 지지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안 원장의 호남 지지율 급등에 대해 "갑자기 없던 지지자들이 나타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이미 국민은 기존 정치와 정치인에 많이 실망을 한 상태"라고 호남의 민심을 설명했다.

그리고 "안 원장이 본격적인 대선출마를 선언한다면 국민들의 지지의사가 적극 표현되고 그 열기는 확산되어 큰 무리 없이 최고의 지지율로 나타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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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