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광훈 부녀 전국 조직도 추적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8.21 13:14:02
  • 호수 12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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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언론·어플로 아버지 호위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의 장녀가 부친의 정치적 언행을 지원하고 있는 정황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확인했다. 장녀인 전모씨는 극우 성향의 출판사, 언론사의 유일한 이사로 이름이 올라 있으며, 전 목사의 주장을 전파하기 위해 만들어진 앱(어플리케이션, 이하 어플)의 발행인이다. 전씨의 회사들은 전 목사의 핵심 조직 중 하나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의 활동과 연결돼있다.
 

▲ 발언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고성준 기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는 <이승만의 분노>의 저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전기 형식인 이 책은 1948년을 건국 시점으로 보며 ‘이승만 재평가’를 주장하는 뉴라이트 역사관과 궤를 같이 한다. <이승만의 분노>는 지난 2016년 3월 ‘퓨리턴퍼블리싱’서 출간했다. 퓨리턴퍼블리싱의 사내이사는 한 명으로 전 목사의 장녀인 전씨다. 감사인 이모씨는 전씨의 남편이며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결혼했다. 장소는 사랑제일교회였다.

전광훈 책
계속 출간

퓨리턴퍼블리싱은 지난 2014년 10월 설립됐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했던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서울 성북구 장위동으로 주소를 옮겼다. 사랑제일교회와 퓨리턴퍼블리싱은 도보로 2분 거리다.

전씨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현재까지 퓨리턴퍼블리싱의 유일한 사내이사로 이름이 올라있다. 사내이사로 취임하며 자신의 주소를 성북구 장위동으로 신고했다. 사랑제일교회의 바로 옆 건물인 이곳은 원래 교회 소유였으나, 지난 2000년 3월 전 목사 앞으로 전거했다. 현재 소유자는 사랑제일교회와 분쟁을 벌이고 있는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이다.

퓨리턴퍼블리싱은 지난 2018년 6월 <하나님과 트럼프>를 출간했다. 이를 진행시킨 사람은 전 목사로 전해진다. 전 목사는 이 책의 추천사를 썼다.


두 책의 출판기념회가 지난해 2월 장충체육관서 열렸다. 전 목사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 취임식 2부 행사였다.

극우 출판사·언론사 이사로
‘전광훈 홍보’ 어플 발행인

앞서 취임식 때 전 목사는 “좌파 정부가 한국교회를 탄압하고 있다. 절대 이 사실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남로당 찌꺼기와 북한서 온 주사파 찌꺼기가 붙어서 청와대를 점령하고, 국가를 해체하려고 한다. 이승만이 건국한 대한민국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문재인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퓨리턴퍼블리싱은 ‘리더스 포스트’라는 어플을 만들었다.
 

▲ 스마트폰 앱

문화체육관광부의 2016년도 정기간행물 등록 현황을 통해 확인한 결과, 리더스 포스트의 발행인은 전 목사의 장녀인 전씨다. 어플을 소개하는 홈페이지에 따르면, 리더스 포스트는 성경·찬송과 교회의 소식을 전하는 링크, 전교파적인 서명운동, 음원방송, 영상방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더스 포스트는 현재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청교도영성훈련, 퓨리턴, 전광훈, 서미영 등이 리더스 포스트의 해시태그(게시물의 분류와 검색을 용이하도록 만든 일종의 메타 데이터)로 달려 있다. 청교도영성훈련원의 원장은 전 목사이며, 서미영씨는 전 목사의 배우자다.

세 조직
한몸처럼


청교도영성훈련원은 1998년 창립된 한기총 회원 단체로 전 목사가 직접 만들었다. ‘문재인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집회와 토론회 등을 훈련원서 주최하기도 했다.

전 목사의 이름이 세간에 알려지게 된 이른바 ‘빤스 발언’은 지난 2005년 1월19일 전 목사가 청교도영성훈련원서 강의할 당시 나왔다. 청교도영성훈련원은 사랑제일교회와 주소지와 전화번호가 같다. 해당 건물은 기독자유당,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이하 대국본), 청교도영성훈련원 등의 보수단체가 함께 사용 중이다.

사랑제일교회와 청교도영성훈련원, 대국본은 전 목사의 전국 단위 지지세력이다. 사랑제일교회는 전국에 5000명이 넘는 전체 신도를 보유하고 있다. 청교도영성훈련원은 수도권·충청·영남·강원 등 전국 22곳에 지역 조직을 갖추고 있다고 홍보한다. 대국본의 총재는 전 목사다.
 

▲ ▲기자회견 갖는 사랑제일교회

대국본을 중심으로 시작된 지난 8·15 광화문 집회에는 수만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추산된다. 8·15 광복절 집회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대국본이 복수의 언론사 지면에 광고로 실은 ‘지역별 버스시간표’를 보면, 60개 지역에 79명의 각 지역별 담당자의 이름 및 연락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단체는 전 목사 활동의 자금줄이다. 앞서 전 목사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서 ‘교회 신도의 헌금이 얼마나 되기에 대규모 집회 경비를 감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교회에는 십일조 헌금만 있는 게 아니라 ‘애국 헌금’이 따로 있다. 교회 신도가 5000명인데, 이들이 10만원씩 헌금하면 5억원이 된다. 거기에다 내가 이끄는 청교도영성훈련원이라는 목회자 모임이 있다. 이 두 곳에서 주로 돈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도 넘은 
비난전

전 목사는 지난해 10월 열린 광화문 집회 당시 현장서 헌금으로 모은 돈이 약 1억7000만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에게 배포되는 신문이 있는데 바로 <자유일보>다. 전 목사는 지난 2월, 사랑제일교회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너알아TV’를 통해 공개한 옥중 편지서 “새로운 일간지 <자유일보>를 발행하기로 해 금명간 창간호를 보여주겠다. 전 국민 구독운동에 참가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자유일보>는 지난 2월 법인을 설립했다. 사내이사 역시 단 한 명으로 전 목사의 장녀인 전씨다. 해당 언론사는 퓨리턴퍼블리싱이 출간한 두 권의 책을 홍보하는 지면광고를 여러 차례 냈다. 대표번호인 1544-0191로 전화하면 사랑제일교회로 연결된다. 사랑제일교회-대국본-<자유일보>는 사실상 한 몸으로 보인다.

<자유일보>는 사랑제일교회의 기관지 성격이 짙다. 전 목사의 활동을 측면 지원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기사가 다수 확인된다. ‘전광훈 “8월15일은 문재인 독재정권 퇴진의 날”’ ‘문재인 파면…국정은 농단, 경제는 파탄, 안보는 구멍, 선거는 부정’ ‘전광훈 vs 문재인 “과연 누가 정의(正義)인가”’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상 교회 기관지
재확산이 국민 탓?

지난 8·15 광화문 집회를 생생하게 다룬 기사들도 눈에 띈다. ‘폭우도 꺾지 못한 성난민심…문재인 퇴진 8·15대회 수만 인파 몰려’ ‘[현장] 문재인 탄핵 인파 ‘독재타도’ 외치며 청와대로 행진하다 경찰과 몸싸움하기도’ ‘[종합]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 시민들 “나라가 니꺼냐, 당장 내려와라”’ 등이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원인을 방역당국과 국민의 탓으로 돌리는 뉘앙스의 기사들도 보인다. 지난 18일자 ‘코로나 신규 확진 246명 5일간 991명 늘어…전염력 높은 변종 계속 등장’이라는 기사를 보면 “진정 국면에 있던 코로나가 다시 기세가 강해진 것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정부와 국민의 방역 의식이 느슨해진 데다,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며 전파력이 강해진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 서울 성북구 소재의 사랑제일교회 앞에 걸려 있는

또 “문 대통령은 수시로 한국이 세계 최고의 방역체계를 갖고 있어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며 자신의 업적을 자화자찬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며 “이렇게 말했던 문 대통령은 보수 진영의 광화문 집회와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발생 등의 사건이 있자 갑자기 돌변해 ‘코로나 확산이 심각하다’며 특정 세력에 대해 강제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전화하니
없는 번호

<일요시사>는 전씨가 퓨리턴퍼블리싱과 <자유일보>를 직접 운영하는지 여부 등을 묻기 위해 퓨리턴퍼블리싱에 전화했지만,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 <자유일보>의 대표번호로 전화하니 “자가격리 중이므로 정상적인 업무처리가 어렵다”는 안내 메시지가 나오며 연결이 되지 않았다. 사랑제일교회 신도로 구성된 8·15집회 참가국민 비상대책위원회 측에 전화한 결과 “(전씨가 퓨리턴퍼블리싱과 <자유일보> 운영을) 직접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씨와 연락할 수 있게 휴대폰 번호를 넘겨주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회신은 오지 않았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쏟아지는 ‘전광훈 처벌법’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이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길 시 제재를 가하는 이른바 ‘전광훈 처벌법’을 잇따라 발의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8·15 광화문 집회를 강행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와 같은 사례의 재발을 막겠다는 취지다.

정청래 의원은 재난 위험이 있는 지역 및 시설 사용을 금지하는 명령을 어길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위험 시설 또는 지역의 사용 제한·금지 명령, 강제 대피 또는 퇴거 명령, 재난으로 인해 생명·신체 피해를 본 사람과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사람 등에 대한 개인정보 제공 요청에 불응할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했다.

정 의원은 “코로나19는 국민 생명·안전은 물론 경제·민생과도 직결돼있다”며 “안전을 위한 보건당국 지시를 어길 경우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욱 의원은 감염병 환자가 방역당국 수칙을 어기면 긴급체포가 가능하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하는 감염병 예방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감염병 환자가 방역관 지시나 역학조사에 임하지 않으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이나 교통을 이용해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의원은 “전 목사가 보석 조건과 자가격리 수칙을 무시하고 시위에 참여한 것은 엄연한 위법 행위”라며 “이 법안이 즉각 시행돼 전 목사를 긴급 체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 목사를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엄벌을 촉구했다.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그들은 “수차례에 걸친 정부 당국과 서울시의 강력한 경고에도 전 목사는 방역지침을 무시하고 대형 불법 집회를 강행해 국가방역망을 무력화시켰다”며 “명백한 고의에 의한 범죄행위이자 국가방역망에 대한 테러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확진 판정을 받은 전 목사가) 병상서도 음모론을 주장하고 있다. 정치적 증오와 욕심에 이성을 상실한 한 명의 정치 광인이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경찰청과 지자체들이 관련 업무를 잘 진행하고 있는지 등을 국정감사서 질의하겠다고 예고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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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