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고 박원순 시장이 걸어온 64년

▲ 고 박원순 서울시장 ⓒ문병희 기자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1956년 경남 창녕서 태어났다. 서울 경기고를 졸업하고 1975년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했다. 하지만 유신체제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투옥돼 1학년 때 제적을 당했다.

박 시장은 이후 단국대 사학과에 입학해 사법시험을 준비했고,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2년 대구지방검찰청 검사로 법조계에 입문했지만, 박 시장은 사형 집행 장면을 참관하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6개월 만에 사표를 냈다.

이후 박 시장은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권인숙씨 성고문 사건, 미국 문화원 방화 사건, 한국민중사 사건, 말지(誌) 보도지침 사건, 서울대 우조교 성희롱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았다.

시민운동에도 뛰어들면서 한국 시민운동을 대표하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 참여연대를 설립해  부적격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낙천낙선 운동’과 ‘소액주주 권리 찾기 운동’ ‘결식제도 운동’ 등을 이끌었다.

기부 받은 중고물건을 판매해 불우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는 상점인 ‘아름다운가게’와 이를 운영하는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박 시장은 2011년 오세훈 전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사퇴하면서 치러진 재보궐 선거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정계에 입문했다. 박 시장은 당시 선거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이후 2014년 지방선거에선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을 꺾었고,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김문수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당시 바른미래당 후보를 꺾고 사상 역대 최초로 민선 3선 서울시장이 됐다.

여권의 대표적 대권주자였던 박 시장은 코로나19 국면서 재난기본소득 논의를 주도하며 남다른 행정력을 보였다. 제35·36·37대 서울시장직을 내리 지내면서 10년간 서울시정을 이끌면서 쌓은 경험과 인지도 역시 큰 강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그는 지난 10일 연락이 두절됐다는 딸의 최초 신고 접수 이후 약 7시간 만인 10일 오전 0시께 북악산 숙정문 인근서 극단적 선택을 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이로서 역사상 최장수 서울시장의 3180일은 비극적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원순 시장의 마지막 24시간

▲9일 오전 10시40분 = 서울시 “부득이한 사정으로 시장님의 일정이 취소됐다”고 출입기자들에게 공지.
▲9일 오전 10시44분 = 검은 모자, 짙은 색 점퍼, 검은색 바지, 검은 배낭을 메고 가회동 소재 공관에서 나가 와룡공원으로 향함. 
▲9일 오후 5시17분 = 박 시장 딸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섰는데 전화기가 꺼져있다’며 112에 신고.
▲신고 후 = 종로경찰서 성북경찰서 합동 수색, 인근 지역 기동대 2개 중대와 드론, 수색견 등을 투입. 서울시 119 특수구조단 소속 구조대원 11명과 성북소방서 인원 25명, 지휘차 1대, 펌프차 2대 구급차 2대도 동원.
▲9일 오후 8시 = SBS, 박 시장 성추행 혐의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됐다고 보도.
▲9일 오후 9시30분 = 1차 수색 마무리.
▲9일 오후 10시30분 = 2차 수색 실시. 경찰 635명, 소방 138명 등 총 773명 투입. 야간 열 감지기가 장착된 드론 6대, 수색견 9마리도 함께 동원.
▲10일 오전 12시1분 = 성북구 팔각정과 삼청각 사이의 인근 산악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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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