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영화 ‘침입자’ 송지효 “매주 뛰느라 연기에 목 말랐죠”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에게 있어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양날의 검’으로 통한다. 매주 예능서 보이는 밝고 웃는 얼굴이 악역이나 미스터리한 역할을 맡았을 때 생경함을 주기 때문이다. 연기를 훌륭히 해내지 않으면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배우 송지효는 무려 10년이나 ‘양날의 검’을 쥐고 있었다. SBS <런닝맨>서 환한 미소를 보여 온 송지효는 신작 <침입자>의 화려하고 독특한 ‘유진’을 통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 ▲ 가수 겸 배우 송지효 ⓒ에이스메이커

SBS <런닝맨>에서만 무려 10년이다. 배우라는 타이틀보다 방송인 이미지가 더 강해져 버렸다. 신비하고 묘한 어두움이 있었던 아우라는 어느덧 걷히고, 매주 일요일이면 웃음을 주는 친근한 친구로 변모했다. 

묘한 아우라

사실 배우 송지효의 본적은 영화라고 해도 무방하다. <여고괴담>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여고괴담3-여우계단>을 통해 데뷔해 <색즉시공>을 지나 <쌍화점>으로 파격 노출까지 시도했다. <신세계>서 목숨을 걸고 범죄자를 쫓는 위장 경찰이기도 했고, <바람 바람 바람>에선 식당 직원과 바람을 피우는 식당 사장이었으며, <성난 황소>에서는 악당에게 붙잡혀 생사를 넘나들었다. 

매주 <런닝맨>이라는 예능을 촬영하면서도, 한 해 두 작품씩은 필모그라피를 쌓아왔다. 연기에 대한 목마름은 어쩌면 그에겐 타고난 본능인지도 모른다. 미스터리한 여성이 등장하는 <침입자> 시나리오를 발견한 순간, 송지효의 두 눈이 반짝거렸던 건 당연한 현상이 아니었을까.

송지효는 <침입자>의 유진을 맡고 싶어 곧바로 감독을 찾아갔다. <성난 황소>서 인연을 맺은 영화 제작사 비에이엔터테인먼트서 그녀에게 손을 먼저 내밀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였다. 


“유진은 제 이미지와 반대되는 이미지였어요. <런닝맨>을 10년간 하고 있고 그간 캐릭터나 장르 모두 어두운 걸 별로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 걸 하고 싶다는 갈망을 <침입자> 시나리오를 읽고서야 알게 됐어요. 그래서 더 욕심이 났나 봐요.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는 제가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잘 해내고 싶었어요. 또 잘 어울리고 싶었고요.”

송지효가 왜 그렇게 욕심을 부렸는지는 영화를 보면 자연스레 이해된다. 극중 유진이라는 인물은 미스터리하고 의문스럽다. 어린 시절 잃어버린 동생으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서진(김무열 분)의 가족에게, 25년 만에 진짜 동생 유진이라며 찾아온다.

여러 정황과 증거가 서진의 가족이 25년 전에 잃어버린 동생이란 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서진은 의심을 놓지 않는다. 서진의 의심을 불식시키면서 가족과 녹아드는 지점도 자연스러워야 하는 희미한 선이 송지효와 이 영화에 주어진 숙제였다. 

“이 인물을 연기하면서는 스트레스가 정말 많았어요. 어떻게 하면 더 낯설면서도, 가족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지에 대한 지점을 많이 고민했어요. 후반부에선 이 인물을 관객이 더 궁금하게끔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고요. 또 어떤 신념에 확실하게 빠져 있는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 ⓒ에이스 메이커

그런 송지효의 고민과 정성은 작품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초반부에 약간 급작스럽고 성급하게 가족에게 스며들려는 노력이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하나, 어느새 그 그림이 자연스러워진다. 어색할 수 있는 상황을 단란한 느낌으로 풀어낸다. 점차 여러 사건이 벌어지고, 서진의 의심이 가속화되면서, 영화는 스릴러 장르의 형태를 강하게 띤다. 점차 진해지는 화장과 색조, 화려해지는 의상과 날렵해지는 턱선까지, 어느덧 흑화한 유진의 얼굴이 보인다. 

“어떤 타이밍에 어떤 강도로 어떤 색깔로 유진의 모습을 어느 정도까지 보여줘야 하나. 그게 가장 힘들었죠. 많은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에요. 반대로 제 내면의 어두운 면을 끌어 올리는 건 사실 어렵진 않았어요.”

미스터리 인물에 대한 진한 갈망
30대 공유한 <런닝맨>과의 약속


침입자>는 이 영화와 연관된 관계자들에게 유독 아픈 손가락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두 차례나 개봉을 연기했다. 심지어 방송을 통해 많은 홍보 활동을 해놓고도, 방영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 다시 날짜를 잡았지만, ‘이태원 클럽’이 터졌고, 미루고 미루다 어쩔 수 없이 개봉하려는 시점에서는 배달업체서 코로나19가 확산됐다.

혹독한 추위를 버티고 버티다 피어난 꽃이어서인지, 영화 종사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다행히도 주말동안 23만명을 동원하며, 코로나 악재에도 고군분투 중이다. 

“부담은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저희 영화를 알려드리고 싶은 것도 있지만, 안 좋은 소식이 들리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있어요. 사실 지금, 좋아졌다 안 좋아졌다가 길어지다 보니까, 더 답답해지는 것 같아요. 이 영화가 이 힘겨운 시기에 조금이나마 여유를 드릴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요.”
 

▲ 배우 송지효 ⓒ에이스 메이커

과거 송지효는 <런닝맨>을 두고 ‘매주 만들어내는 작품’이라고 했다. 스토리를 통한 메시지 전달이 없다고 해도 무방한 예능 프로그램에 작품이라는 단어를 붙였다는 건 얼마나 그가 <런닝맨>에 애정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일요일마다 시청자를 만난 지 10년이 지났다. 서른 살에 시작한 <런닝맨>. 송지효는 이제 마흔을 앞두고 있다. 

“저의 30대는 <런닝맨>이 전부였다고 할까요. 제 일생의 한 부분을 차지한 작품이에요. 이렇게 10년 넘게 제 옆에 있는 게 많지 않더라고요. 핸드폰이고 집이고, 10년 넘은 게 거의 없어요. 기분이 이상했어요. <런닝맨>을 통해 얻는 게 정말 많아서 감사한 프로그램이죠.”

배우들은 예능에 종종 출연한다. 하지만 기능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기껏 길어봐야 3년 정도 예능을 하다 다시 배우의 길로 나선다.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전략이다. 연예기획사 입장에선 매우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송지효는 이러한 공식과 무관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과거에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어요. 체력적으로 부침이 오던 시기도 있었거든요. 그래도 저는 마무리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막연히 있어요. 이전 제작진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요. 이득과 손해를 계산하기 전에 신의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런닝맨> 앞으로도 쭉 하려고요.”

마지막 로코

차기작은 JTBC <우리, 사랑했을까>다. 손호준, 송종호, 구자성, 김민준 등이 출연한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다. 송지효는 “마지막 로맨틱 코미디라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열심히 방방 뛰고 있는데 여러분이 잘 아는 밝은 이미지가 될 것 같다. 다들 힘든데, 같이 웃었으면 좋겠다”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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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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