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의 아이콘 '안풍' 지지율 등락 비밀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8.07 10: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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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이라고 다 같은 풍 아냐! 니들이 안풍을 알아?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풍'이라고 다 같은 '풍'이 아닌 듯싶다. 이번은 좀 다르다. 찻잔 속 태풍으로 스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잠잠하다 싶으면 어느새 거세게 불어 닥쳐 사방을 휩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이 거대한 바람을 일으키는 것인가, 아니면 결집된 시대의 요구와 분노가 바람을 불러온 것인가. 바람 불면 날아갈 듯 작은 체구인 그가 어마어마한 바람을 시도 때도 없이 일으키고 있다.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는 '안풍', 거기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안 원장의 지지율이 아찔한 고공 행진을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와 무려 9.2%p로 벌린 것.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넷째 주(7.23~27) 안 원장은 1주일 전보다 3.6%p 상승한 49.4%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새누리당 박 후보는 3.5%p 하락한 44.2%로 나타나 총선 이후 주간 집계에서 안 원장이 박 후보를 처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등락을 거듭하는 수치에 익숙해질 때도 됐건만 아직 정치권과 유권자는 어지럽다.

예능 출연 5일 만에 역전

안 원장이 <힐링캠프>에 출연한 이후 우위를 점하다 시간이 갈수록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7일 조사에서는 선두경쟁을 벌이다 오차 범위 내로 추격 당했고 8월2일 여론조사에서는 다자 구도에서 박 후보 39.0%(▲4.6%p), 안 원장은 30.9%(▼5.1%p)를 기록하였고 양자구도에서는 박 후보 43.4%(▲ 4.2%p), 안 원장은 45.5%(▼4.1%p)를 기록하여 '안풍'이 예능프로 출연 5일 만에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한 달 전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의하면 박 후보는 안 원장과 상당한 격차를 벌리고 있었다. 박 후보는 49.0% 안 원장은 43.8%로두 후보 간 격차는 5.2%p를 기록, 새누리당의 당원명부 유출과 완전국민경선제 내홍으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던 상황에서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상승세는 안 원장의 대담집 출간, 예능프로 방송으로 탄력을 받지 못하고 그대로 꺾였다.

7월 셋째 주 안 원장이 대담집을 전격 출간하자 안 원장의 지지율은 다자구도와 양자구도 모두에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박후보는 47.7%(▼0.3%p) 안 원장은 44.8%(▲1.4%p)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내인 2.9%p로 바짝 추격했다.


안풍은 대답집 출간으로 기세를 모으고 <힐링캠프>로 거세게 불다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안 원장의 지지율은 <힐링캠프> 전후 한 달 동안 43.8%→50.9%→45.5%를 기록하며 요동치고 있다.

이러한 지지율의 변화는 안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면서 시작되었다. 초반에 안 원장의 정치참여 여부가 점쳐지면서 정당 지지도에서 부동층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이들이 안풍의 세를 불렸다. 2009년 6월 국회 파행으로 32.3%까지 부동층이 급증한 이래 2년 2개월 만에 30%대로 올라섰다.

이 부동층이 한꺼번에 안 원장 지지세력으로 뭉치면서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를 앞질렀지만 서울시장에 박원순 변호사가 선출되기까지는 부동층이 감소해 양자구도에서는 박 후보와 근소한 차로 다투고 다자구조에서는 계속 2위를 기록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로 대선후보 지지도 다자구도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이 26.3%(▲4.8%p)를 기록하면서 2.8%p 하락한 박 후보를 0.2%p 격차(오차범위 ±1.6%p 이내)로 앞서면서 다자구조에서 처음으로 선두로 올랐지만 이내 하락했다.

미디어 쥐락펴락, 지지율도 덩달아 들쭉날쭉
격변하는 여론조사결과…대선까지 이어갈까?

그 후 통 큰 주식 기부 소식으로 안 원장의 지지율이 다시 급상승하면서 다자구조에서 다시 1위로 올라섰다. 안 원장은 6.1%p 상승한 30.9%를 기록, 처음으로 30%대로 진입하면서 26.0%(▼0.6%p)를 기록한 박 후보를 4.9%p 격차로 앞서면서 3주 만에 다시 1위로 올라섰다.

2012년에 들어 안 원장의 소식이 잠잠해지자 박 후보가 연속 상승가도를 달렸다. 이어 안 원장이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자 다자구도에서 처음으로 3위로 내려 앉으며 최악의 지지율을 보였다. 박 후보가 31.6%, 2위였던 안 원장은 19.9%를 기록, 5주 연속 하락하면서 21.5%를 기록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경선후보에게 처음으로 2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민주당의 모바일 경선 관련 검찰 조사, 구 민주계의 공천탈락으로 박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양자구도에서도 안원장을 추격했다. 이어 여세를 몰아 총선에 승리했고 박 후보가 양자구도에서 처음으로 안 원장을 앞섰다.

5월 첫째 주, 안 원장의 민주당 경선 불참소식으로 다자, 양자구도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이 더욱 하락해 박 후보와 17.8%p 차로 벌어졌다. 양자구도로만 보면 박 후보의 지지율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안 후보는 박 후보와 대결 구도에서 +9.2%p ~ -17.8%p 로 지지율 폭이 무려 27%까지 난 것을 알 수 있다.

안 원장이 최근 미디어 노출을 통해 지지율을 끌어 올려놨지만 견제세력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명운동에 동참했던 사실이 드러나 새누리당이 이 사건을 계기로 안풍에 제동을 걸겠다는 태세라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와 안 원장의 지지율 변동 추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박 후보의 지지율은 크게 변동이 없어 부동층보다는 지지층이 견고
하게 버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안 원장의 지지율은 급격히 상승했다가 곧 바람이 빠지는 모습으로 지지층보다는 부동층의 지지가 더 많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하여 여론조사회사인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은 확정성은 있으나 등락의 변화와 주기가 빠르다는 점에서 다소 불안정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불면 사라지는 '안풍'

한 전문가는 매체를 통해 "새로운 인물이기 때문에 혹시 다를 거라는 막연함이 있을 수 있다"라며 안풍이 안철수 개인의 능력이나 정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부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팬덤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김효석 전 의원은 "안 원장 자신이 정치를 하든 안 하든 그는 이미 한국 정치에 엄청난 존재가치"라며 안철수 대세론이 거품이 아니라는 생각을 내비쳤다. 또한 그는 "안풍으로 대변되는 시대정신을 우리 정치가 어떻게 구현해낼 것인지, 지역과 이념, 계층, 세대 간의 갈등으로 균열한 사회를 어떻게 통합해낼 것인지, 청춘의 분노와 고통을 극복하고 생활정치를 어떻게 펼쳐나갈지 지혜를 모아 해법을 찾아 나서야 할 때"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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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