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 올림픽 금메달 따면?

  • 김민석 ideaed@ilyosisa.co.kr
  • 등록 2012.08.06 10: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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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는 '기본' 포상금은 '덤' 여기저기서 '억 소리'

[일요시사=김민석 기자] 런던올림픽 곳곳에서 '억' 소리가 난다. 선수들은 자신의 꿈과 명예, 그리고 국위선양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오늘날엔 명예만 뒤따르는 것이 아니다. 어마어마한 포상금이 빼놓을 수 없는 동기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12년 전인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만 해도 포상금이 크지 않았다. 당시엔 금메달을 따면 정부 포상금 990만원이 거의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 런던올림픽은 정부 포상금만 6000만원이다. 게다가 각 기업들 및 체육단체들도 억대의 포상금을 걸며 태극전사들의 사기를 한껏 높이고 있다.

태극전사가 올림픽 결승전에 진출하면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다. 결승전 경기가 있는 날이면 남녀노소 모두 TV앞에 앉아 마음을 졸인다. 응원하는 방식은 천차만별이지만 마음만큼은 하나다.

많은 사람들을 웃게 하기도 하고 울게 하기도 하는 올림픽, 그 중에서도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사람은 경기를 직접 치르는 선수 본인일 것이다. 자신의 꿈과 명예, 국위선양의 정도, 특히 국내에서의 대우가 메달의 색깔에 의해 정해진다. 그리고 금메달을 향해 달려가는 또 한 가지 동기부여, 바로 '엄청난' 포상금이다.

꿩 먹고 알 먹고

최근 들어 정부의 포상금과는 별도로 각종 체육협회장을 겸하고 있는 각 기업 총수들이 메달별 포상금을 걸고 선수들을 후원하는 것이 당연시됐다. 이는 대표적인 스포츠마케팅 전략으로 지난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두드러졌다.

전 국민의 관심이 한 곳으로 집중되는 만큼 홍보 효과는 상상을 초월하고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기업들은 수억 원의 포상금도 아깝지 않다. 그 덕에 선수들도 득을 본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기본적으로 국민영웅이 되고, 덤으로 돈방석에 앉는다.  


정부는 예전부터 올림픽 메달에 따라 포상금을 지급해 왔다. 이번 런던올림픽엔 금메달 포상금 6000만원, 은메달 포상금 3000만원, 동메달 포상금은 1800만원으로 지난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포상금의 규모가 대폭 상승했다.

정부 포상금과는 별도로 기업총수들은 각 종목단체마다 성적에 따라 두둑한 보너스를 약속하고 나섰다. 그 규모는 살림살이에 따라 천양지차지만, 선수들에게는 또 다른 목표다.

단연 돋보이는 포상금을 건 종목은 축구다. 금메달을 따면 무려 31억3000만원이라는 돈벼락이 떨어진다.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1차 목표인 8강만 진입해도 선수단에 총 6억4000만원을 지급한다. 4강에는 8억8천500만원, 동메달은 15억2000만원 은메달은 21억4000만원을 걸었다.

다른 종목들도 '억'소리 나긴 마찬가지다. 먼저 최태원 SK 회장이 협회장을 맡은 대한핸드볼협회는 남녀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면 각각 5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협회 규정상 올림픽 금메달 포상금은 남녀 각각 4억1000만원인데 격려금 등을 보태 5억원을 맞췄다.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협회장을 맡고 있는 대한하키협회 역시 금메달을 따면 남녀 2억5000만원씩 총 5억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은메달을 따도 5000만원씩 총 1억원, 동메달은 2500만원씩 총 5000만원을 약속했다.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성적에 따라 포상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 포상금이 무려 31억! 선수 사기 드높이는 '돈 보따리'
올림픽은 총수들의 돈 잔치, 세계신기록에도 포상금 걸어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협회장을 맡은 대한양궁협회는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으나 적지 않은 돈 보따리를 풀 예정이다. 아마도 베이징올림픽 당시와 비슷한 6억5000만원 상당의 포상금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펜싱협회장을 맡은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은 2009년부터 연간 10억원 정도 협회 운영비를 후원해 오고 있어 펜싱에서 메달을 딴 김지연, 정진선, 최병철 선수는 보너스 포상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국제배드민턴연맹 회장을 맡은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은 지난 베이징올림픽 때 배드민턴 금메달을 딴 이용대에게 3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한 바 있어 런던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면 통 큰 포상금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도 별도로 4억원의 지원금을 마련해 올림픽이 끝난 뒤 선수들의 성과에 따라 포상금과 격려금을 차등으로 분배할 계획이다.

대한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도 8년 만에 올림픽 본선진출에 성공한 여자배구 대표팀에 1억원을 미리 지급했다.

대한체조협회장인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지난 1월 '체조인의 밤' 행사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체조 금메달리스트가 나오면 바로 1억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포스코건설은 연 4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지원금을 곳곳에 지원해 체조계가 성장하는데 일조해 오고 있다.

한편 사격종목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02년부터 김정 고문으로 하여금 대한사격연맹 회장을 맡게 하고, 지금까지 80여억원의 사격발전기금을 지원해왔다. 대한사격연맹은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에게는 5000만원, 은메달, 동메달을 획득하더라도 각각 2000만원, 1000만원을 약속했다. 2관왕이 예상되는 진종오가 두 개의 금메달을 모두 따면 정부포상금 1억2000만원에 사격연맹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2억2000만원이 된다. 또한 진종오의 후원사인 KT에서도 1억원 이상의 포상금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마사회(KRA)에서도 남자 유도 81㎏급에서 금메달을 딴 김재범 선수에게 포상금 2억원을 지급했다. KRA는 소속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포상금 2억원, 은메달과 동메달은 각각 1억원과 50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밝혔다.

3억 확보, 박태환

포상금 하면 '마린보이' 박태환이 빠질 수 없다. 박태환을 광고모델로 쓰고 있는 CJ제일제당은 2은메달 2개를 획득한 박태환에게 7000만원의 포상금을 약속했다.

또 박태환의 소속팀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박태환과 후원계약을 갱신하면서 세계신기록 인센티브를 덤으로 끼워 넣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올림픽 금메달 포상금보다 높은 2억원을 세계신기록 포상금으로 내건 점이다. 올림픽 포상금도 2008베이징올림픽에 견줘 대폭 올라 금메달 1억5000만원, 은메달 8000만원, 동메달 5000만원이다. 만약 박태환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면, 전에 받은 은메달 분까지 더해 총 5억 이상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었던 셈이다. 현재는 은메달 2개로 총 3억 상당의 포상금을 확보한 상태. 박태환에게는 대한수영연맹에서의 포상금도 따로 주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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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