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한국 남자 양궁의 맏형 오진혁(현대제철)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 도쿄올림픽을 위해 1년 더 활시위를 당긴다.
올해 7월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여파로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올림픽만 보고 구슬땀을 흘렸던 국가대표 선수들은 고된 훈련을 1년 더 버텨야 한다.
2012 런던올림픽서 한국 양궁 사상 최초로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오진혁도 마찬가지다.
그는 올림픽서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 세계선수권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아시안게임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딴 세계적인 선수다.
그에게 도쿄올림픽은 특별하다.
우리나이로 마흔,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이다.
특히 은퇴 기로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기로 한 그에게 마지막 목표나 다름없다.
런던올림픽을 1년 앞둔 2011년 여름 오른쪽 어깨 통증이 시작됐다.
올해 마흔 마지막 올림픽
도쿄 연기로 은퇴도 미뤄
고통을 참으며 런던올림픽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서 최고의 성과를 냈지만 대가는 비쌌다.
어깨 회전근 4개 중 3개가 끊어져 1개만 남았다.
하나 남은 회전근도 80%가량이 파열된 상태다.
오진혁은 “런던올림픽과 인천아시안게임 때만 해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었다. 2017년 여름에 국군체육부대로 전지훈련을 갔는데 어느 날 갑자기 활이 당겨지지 않았다. 급격히 악화된 것”이라며 “병원서 검진을 받았더니 의사선생님께서 ‘은퇴하라’고 했다. 심적으로 힘들었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했다.
마지막 남은 회전근은 언제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계속 활을 쏘다가 더 심해지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했지만 재활과 근육 보강 운동으로 버티고 있다. 마지막이니까 끊어져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강하다.
오진혁은 런던올림픽서 활짝 웃었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해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는 가지 못했다.
오진혁은 “일단 마지막이라는 생각보다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꼭 다시 한 번 서고 싶다는 열망과 목표가 강하다. 어린 시절 꿈도 올림픽 금메달이 아닌 올림픽 출전이었다”며 “올림픽은 무게감이 많이 다르다. 상당하다. 어려운 줄 알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그 기분을 느끼고 싶다. 영광스러운 자리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