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프리드라이프 박헌준 회장의 ‘수상한 부동산’ 추적

땅은 실속 있게 집은 대담하게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김정수 기자 = 박헌준 프리드라이프 회장이 60억원 규모의 부동산에 투자한 사실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확인했다. 일각에선 박 회장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고 본다. 자녀들이 아파트를 매입한 시기 때문이다. 박 회장 자녀들은 만 26세, 만 29세, 만 30세에 억대 아파트 소유자가 됐다.
 

▲ 프리드라이프 박헌준 회장

박헌준 프리드라이프 회장은 개인명의로 총 60억원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모두 11개 부동산으로 토지 10곳과 아파트 1채다. 박 회장은 2015년과 2016년, 그리고 지난해에 토지를 매입했다. 박 회장이 취득한 땅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토지 구입
고가 아파트

토지는 모두 경기도 김포시 소재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서 판매한 땅으로 건축이 가능한 ‘대’와 ‘전’이다. 모든 토지가 한강을 바라보고 있고, 세 묶음씩 일렬로 나열된 점도 흥미롭다.

박 회장은 지난 2015년 토지 2곳을 매입했다. 그해 11월27일 381.7m²(115평·대), 15m²(4.5평·전) 등이다. 매매가는 각각 7억2141만원, 705만원으로 모두 7억2846만원이었다.

2016년에는 6곳으로 늘었다. 그해 9월26일 15m²(4.5평·전) 2곳을 705만원씩 1410만원에 매입했다. 10월5일에는 389.8m²(117.9평·대) 2곳을 각각 7억4062만원, 7억2892만원에 취득했다. 같은 날 15m²(4.5평·전) 2곳도 705만원씩 1410만원에 사들였다. 토지 매입에만 모두 14억9774만원이 사용됐다.


박 회장은 지난해 9월26일 382.9m²(115.8평·대) 2곳을 추가로 구입했다. 매매가는 각각 7억1602만원으로 모두 14억3204만원이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박 회장이 매입한 토지를 ‘알짜’로 봤다.

개인명의 60억원 부동산 확인
매입 아파트와 주소 불일치 왜?

한 부동산 관계자는 “(가격이)정말 많이 올랐다”며 “2∼3년 전부터 매수세가 꾸준해 매물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해당 토지 일대는 김포서 입지가 좋은 곳”이라며 “평당 가격이 꽤 올랐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김포시 토지 매입에 모두 36억5825만원을 사용했다. 건축 등 개발이 진행된다면 상당한 시세차익을 기대할만하다.

박 회장은 토지뿐만 아니라 고가 아파트도 구입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29일 서울 성동구 소재 T아파트를 매입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분양가는 23억5250만원이었다.
 

박 회장은 김포시 토지와 T아파트 매입에 60억1075만원을 지출했다. 부동산은 3개 년도에 걸쳐 취득됐다. 어림잡아 1년 평균 20억원의 자금이 쓰였다.


<일요시사>는 프리드라이프 측에 박 회장의 보수와 연봉 등을 문의했지만 “급여 정보는 밝힐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부동산 매입 자금 출처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부분이다. 부동산 취득 과정서 불법·탈법 행위는 없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눈길이 가는 건 박 회장이 매입한 성수동 아파트가 실제 거주지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박 회장 ‘공식 주소’는 김포시에 있는 W아파트다.

박 회장은 프리드라이프 계열사인 에버엔프리드 대표이사다. 법인 등기부등본서 확인할 수 있는 박 회장 주소는 T아파트가 아닌 W아파트다. 박 회장이 소유자로 등록된 김포시 토지 등기부등본서도 그의 주소지는 W아파트로 확인된다.

알짜 토지
속속 매입

W아파트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본 결과, 소유주는 박 회장이 아닌 동생 박경희씨였다. 경희씨는 지난 2015년 4월27일 W아파트를 4억1000만원에 매입했다. 서류상으로 따져봤을 때, 박 회장은 자신이 매입한 T아파트를 뒤로한 채 동생 집에서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박 회장은 W아파트가 아니라 T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W아파트는 주소지로만 설정해뒀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이 멀쩡한 T아파트를 내버려 두고 W아파트를 주소지로 설정한 배경에 물음표가 찍힌다.

박 회장이 T아파트를 매입한 날 외아들 박현배 프리드라이프 대표이사도 같은 아파트를 구입했다. 박 회장 아파트와 동, 호수, 면적만 달랐다.

일각에선 박 회장이 박 대표에게 아파트를 마련해줬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박 대표에게 아파트를 사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당시 박 대표가 매입한 아파트 분양가는 14억2000만원이었다. 눈길이 가는 건 매입 시점이다. 박 대표는 1986년생이다. 아파트 매입 당시 나이는 만 29세로 비교적 이른 나이에 억대 아파트 소유자가 됐다.
 

▲ 박헌준 프리드라이프 회장 명의로 돼있는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 일대의 토지 ⓒ김희구 기자

아파트 매입 전 박 대표는 프리드라이프와 계열사서 근무하고 있었다. 하지만 14억원을 저축할 수 있을 만한 근무기간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박 대표는 미국 럿거스대학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만 28세였던 지난 2014년 프리드라이프에 입사했다. 박 대표가 2014년 1월1일부터 출근했다고 가정한다면, 아파트를 매입한 2015년 12월29일까지 약 24개월 근무한 셈이다.

만 29세 때
14억 아파트?


박 대표는 비슷한 시기에 프리드라이프 계열사 임원직도 수행했다. 그는 엠투커뮤니케이션서 대표이사를 지냈다. 엠투커뮤니케이션이 설립된 시기는 2014년 8월22일로 아파트 매입 전까지 약 16개월 근무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2014년 10월 팜플러스 사내이사로도 재직했다. 아파트 매입 시기까지 약 14개월을 근무했다고 짐작할 수 있다.

박 대표는 프리드라이프와 엠투커뮤니케이션, 팜플러스에서 모두 54개월 정도 근무했다. 단순하게 계산해보면 아파트를 2015년 12월에 매입하기 위해 매달 2600여만원을 모아야 한다. 만으로 20대인 청년이 저축하기엔 무리한 돈이라는 해석이다.

물론 박 대표가 프리드라이프 입사 전 경제활동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프리드라이프 측은 이에 대해 “개인적인 부분”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박 대표의 아파트 매입 자금 출처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부분이고, 부동산 취득 과정서 불법·탈법적인 행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의 큰 딸과 작은 딸도 박 대표 사례와 비슷하다. 이들 역시 비교적 어린 나이에 억대 아파트를 소유하게 됐다. 큰딸 은혜씨는 현재 김포에 있는 아파트 소유주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은혜씨는 2011년 5월20일 5억3309만원에 아파트를 매입했다. 81년생 은혜씨는 당시 만 30세였다.

은혜씨는 결혼 후 서울 서초구 아파트로 거주지를 옮겼다. 은혜씨 남편 신융화씨는 프리드라이프 계열사 현대의전과 프리드캐피탈대부 등에서 임원을 지낸 바 있다. 당시 신씨의 주소를 살펴보면 전세권자로 은혜씨가 등장한다. 은혜씨 부부가 이곳에 전세를 들어 거주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자녀들도 20대 때 억대 아파트
“취득 과정 불·탈법 없다” 해명

눈길이 가는 건 전세권자에 박 회장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서초구에 딸 아파트를 사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전세금은 12억5000만원이다.

다만 프리드라이프 측은 박 회장이 아파트 전세금을 지급해줬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부분이고 부동산 취득 과정서 불법·탈법적인 행위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둘째 딸 은정씨도 이른 나이에 아파트를 마련했다. 은정씨는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은정씨는 지난 2010년 1월23일 9억3800만원에 아파트를 취득했다. 83년생인 은정씨는 당시 만 26세였다.
 

은정씨는 2000년대 초반 프리드라이프에 입사한 바 있지만 2006년 2월 잠시 자리를 비웠다. 이후 2009년 선진 장례문화를 배우기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유학 기간은 3년이었다. 은정씨는 해당 기간에 억대 아파트 비용을 마련한 셈이다.

박 회장 일가가 보유한 아파트 가격은 상당한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박 회장이 2015년 23억5250만원 정도에 매입한 성수동 아파트는 39억원까지 올랐다. 5년새 차익만 15억원 이상 발생했다.

박 대표가 만 29세에 매입한 14억2000만원 성수동 아파트는 29억원까지 상승했다. 얼추 두 배 이상 뛰었다.

시세차익
많게는 2배

은혜씨가 만 30세에 5억3309만원에 구입한 김포 아파트는 6억원이 됐다. 은정씨가 만 26세에 9억원으로 취득한 영등포 아파트는 15억원까지 올랐다. 박 회장이 본주소지로 등록한 동생 경희씨의 4억1000만원 김포 아파트는 5억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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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