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온 국민이 코로나19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뇌사 상태에서 장기기증과 조직기증을 실천한 두 사람이 있다고 밝혔다. 장기기증을 한 황순현씨와 조직기증을 한 김수연씨다.
황순현(61)씨는 지난 2일, 서울대학교 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 병원에서 장기기증으로 3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특히 고인은 생전에 타인을 위한 봉사와 교육에 헌신했는데, 평소 그의 바람처럼 마지막에도 타인을 살리고 떠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고인은 지난달 20일 공원 산책 중 쓰러져 119를 통해 보라매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구급차에서 1차 심정지가 왔고 응급실에서 2차 심정지가 와 가족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뇌사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가족들은 평상시 고인이 살았던 삶에 비춰 아낌없이 모든 것을 다 주고자 했으나, 의학적 소견에 따라 장기기증만 가능했고 조직기증은 불가했다.
아름다운 나눔의 사례 공개
장기·조직기증 사회에 희망
황씨는 1958년 경남 사천시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으며,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졸업 후 중학교 수학 교사로 재직했다. 그의 아내는 “가족과 남을 위해서만 살다 가니 슬프긴 하지만, 기증을 통해 다른 사람의 몸속에 살아 있으니 우리와 함께 있는 거라 생각한다”고 심정을 밝혔다.
지난 5일 광주광역시에서 세 자녀의 엄마이자 한 가정의 아내로 살아온 김수연(65)씨는 안타까운 사고로 사망해 광주 조선대학교병원에 조직기증을 했다. 김씨 역시 산책을 나갔다가 쓰러진 채 발견돼 119로 이송됐으나 바로 사망하였다. 뇌사 장기기증을 원했던 고인의 뜻을 따를 수는 없었지만, 조직기증을 통해 100여명에게 혜택을 줄 수 있게 됐다.
아들 이준화씨는 “평범한 주부로 살다 떠나셨지만 살아생전 베푸는 것을 좋아하셨다. 마지막도 기증하고 싶다는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결정하게 됐다”며 “지인들이 어머님을 존경스럽게 생각하는 것을 보고 어머님의 유지를 받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원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코로나19로 많은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이때,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기증을 결심해주신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드리며 이런 아름다운 나눔의 이야기로 사회의 온도가 좀더 올라가길 희망한다”고 감사를 표했다.
한편 2019년도 한 해 동안의 장기기증 인원은 총 45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