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영화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의 통역을 맡은 최성재(이하 샤론 최)씨가 제작진과 출연진 못지 않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영국 출신 언론인 피어스 모건은 트위터서 샤론 최를 두고 ‘이름 없는 영웅(Unsung hero)’이라고 칭송했다.
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씨를 비롯한 비영어권 영화감독들의 통역자 이야기를 엮은 별도 기사를 다루기도 했으며, <뉴욕타임즈>도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샤론 최에 관한 별도의 기사를 냈다.
아카데미 시상식 후 백스테이지 인터뷰서 한 외신 기자는 봉 감독에게 “샤론 최가 영화를 준비하는 것으로 아는데, 도와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봉 감독은 “나 역시 그녀가 쓰고 있는 시나리오의 내용이 정말 궁금하다”고 답변해 이목을 끌었다.
<기생충> 오스카 수상 숨은 영웅
“신성한 통역 무엇인지 보여줬다”
샤론 최는 봉 감독의 답변을 조금도 망설임 없이 통역하는가 하면 미국식 구어체로 풀어서 전달하거나, 다소 어려울 수 있는 한국식 유머마저도 완벽하게 표현해, 영어 능력자들로부터 감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봉준호 감독 역시 “그녀는 완벽하고, 우리 모두 그녀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언어의 뉘앙스를 제대로 살린 그의 정확한 통역이 문화 차이를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며 ‘신성한 통역’이라는 극찬도 받았다.
샤론 최를 향한 관심은 온라인에서도 뜨겁다. 샤론 최의 통역 장면이 담긴 영상 대다수가 100만이 넘는 조회 수로 인기다. ‘미국 기자의 곤란한 질문에 능숙 대처’(152만회), ‘가장 어렵다는 한국어 유머 통역하기’(111만회), ‘기생충 영화 흥행에 샤론 최 통역사가 주목받는 이유 분석’(114만회) 등이 그 예다.
국내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닌 뒤 미국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샤론 최는 25세로 단편 영화 연출 경험이 있으며, 차기 영화를 준비 중이다.
전문통역가가 아닌 그는 각종 영화제에 출품된 영화의 감독들을 위해 통역하면서 국내 영화 관계자와 연을 맺었고,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5월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부터 봉 감독과 호흡을 맞춰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