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대국민 사과 진정성 심층분석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7.30 09: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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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돌파용 억지춘향격 사과?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고심을 거듭한 끝에 강도 높은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이 그동안 다섯 차례에 걸친 사과 담화문 등에서 직접적인 표현을 피해 일부 원성을 샀던 것에 비하면 꽤 높은 수위의 사과였다. 이러한 이 대통령의 사과를 두고 여?야 의견이 분분하다. 네티즌의 갑론을박으로 인터넷도 한차례 들썩였다. 임기 말 측근비리와 ‘친형’이상득 전 의원의 구속 관련 ‘대국민 사과’여부를 놓고 이목이 쏠린 터라 그 속내와 영향에 관해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대국민 사과가 이 대통령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소란스러운 뒷이야기를 모아보았다.

 

친형 이상득 전 의원 구속, 최측근 비리. 이명박 대통령의 퇴로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 7월 2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18%대로 하락했다. ‘최소한의 도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악재와 압박이었다. 대국민 사과문 시기를 놓고 수많은 추측이 난무하던 중 이 대통령은 7월 24일 오후 2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습적으로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피할 수 없는 사과성명

현 정권도 한 치의 어김이 없었다. 근자에 ‘가까운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이명박 대통령도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일련의 사건에 대해서 자신의 불찰 이라며 이 대통령은 책임을 통감했으며, “참으로 실망을 금치 못할 일들”이 일어난 점에 대해서는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현 사태를 피하고자 애썼다며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복잡하게 얽힌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지 않겠다는 언급도 놓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도리’가 끝나자 민주당의 날 선 비판이 즉각 잇따랐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직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알맹이 없는 늦장 사과”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이 대선자금과 불법사찰에 대한 사과가 없었던 점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으며,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 대변인이 가세해 “정권 초부터 제기된 친인척의 무소불위의 권력에 대한 내외의 경고를 무시한 결과라 사필귀정일 따름”이라며 대선자금 수사를 주문했다. 아울러 “인권 파괴자 현병철 후보자와 저축은행 수사 무마,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등 비리 의혹투성이의 대법원 무자격자 김병화 후보에 대한 임명 강행 계획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미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민간인 불법사찰, 저축은행 불법자금 의혹이 사과 성명을 통해 언급되지 않은 것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그 책임이 청와대에 있고 대통령과 직접 관련된 대선자금 비리라고 한다면 오늘의 사과를 계기로 시시비비를 정확히 가려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와 달리 새누리당의 논평은 약간의 온도 차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이날 김영우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의 측근비리를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라고 밝히고 “심히 안타깝게 생각하며 참담한 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동병상련의 심정을 표현했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도 우리 사회에서 반복되는 대통령 측근비리를 예방하기 위해서 제도적, 법적 시스템을 반드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와 차별을 두어 재집권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네티즌의 반응도 뜨거웠다. 사과성명이 끝나고 다음 '아고라'에는 대국민 사과에 대한 실시간 토론방이 개설됐다. 누리꾼들은 한 시간여 만에 400개가 넘는 참여 글을 달며 열띤 공방을 벌였다. 토론방에는 "사과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떠밀려 하는 립서비스처럼 보인다"는 등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성명에 대부분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남은 임기 동안 경제 살리기에 전념해 달라며 국정 운영을 염려하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이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정치권과 네티즌은 “안타깝다”라는 평보다는 “진정성이 없다”는 의견으로 입을 모았다. 이러한 평가를 받은 데에는 국정 운영의 기반이 흔들릴 정도의 급박한 사태를 우려한 탓에 갑작스러운 전격 사과를 단행한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새누리당 TV토론회 맞춰 기습 사과 의혹 증폭

민주통합당 “억장만 무너지고 알맹이는 어디에?”

이날 대국민 사과는 이 대통령이 대변인실을 통해 대국민 사과 담화문 발표를 지시해서야 청와대 참모들이 알아차렸다고 전해진다. 그 때문에 담화문 발표 자리에 대통령 실장 외에 대부분의 수석 비서관들도 참석하지 못했으며 이날 담화문도 참모진이 초안을 작성하지 않고 이 대통령이 손으로 직접 쓴 것이라는 후문이다.


철저한 보안 끝에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전격 발표도 그렇고, 기자들의 질문은 일절 받지 않은 채 지상파 생방송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그렇고, 이번 ‘대통령 대국민 사과’는 여러 가지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온갖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임기 말을 앞두고 그간의 업적이 송두리째 엎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한몫을 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권 말 레임덕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와 여론의 압박으로 자괴감을 견디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측은 한 언론사를 통해 이 대통령이 사과성명을 발표한 것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이 대국민사과 담화 발표를 전격 결정한 것은 유럽발 경제위기에 따른 국내 경제상황을 고려한 측면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가지 주목할 만한 관측이 더 있다. 그 중 하나는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국정조사와 내곡동 대통령 사저 부지 의혹 특검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짐’을 덜어주려 했다는 일각의 설명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사과는 정치적 계산이 있었던 게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자제하라고 당부했지만, 새누리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명박 대통령 탈당 요구를 잠식시키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뒷말이 무성하다.

이명박식 맞춤사과

두 번째로 24일 오후 2시부터 지상파 방송 3사에서는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 방송3사 합동 TV토론회를 생방송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는 점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를 시청하고자 하는 국민은 방송에서 토론회에서 자막 처리된 속보로만 이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를 볼 수 있었다. 이 대통령이 토론회를 염두에 두고 일부러 기습 성명을 발표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관해 홍일표 새누리당 원내대표 의원은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당 대선후보 경선토론회 시간에 맞춰 대국민 사과를 잡았다”는 지적에는 “일부러 의도까지야 했겠나”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대국민 사과로 들썩했던 정국이 잠잠해진 지금, 이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는 국민의 마음을 어르고 최측근 비리에 관한 여론을 잠식시키는 데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새누리당과의 관계 개선에 시기적으로 다분히 전략적이였다는 주장으로 의견이 귀결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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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