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추적> 조세심판원 특경비 파문…전현직 원장 전원 기소 송치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0.25 11:12:08
  • 호수 12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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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조세심판원 전현직 원장들이 국민 세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제기된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경찰이 조세심판원 전현직 원장 전원을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한 정부기관 역대 수장들이 횡령으로 전원 기소 송치된 건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조세심판원은 납세자가 부당하고 억울한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설립된 납세자 권리구제기관이다. 1975년 국세심판소로 발족해 2000년 1월 국세심판원으로 변경돼 재정경제부장관 산하 소속이었다. 2008년 2월 이명박정부서 시행된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지방세심판위원회와 통합해 국무총리 직속 기관으로 신설됐다.

3000만∼3600만원
세금 횡령 혐의

조세심판원은 납세자의 세금불복청구를 심판하는 준사법기관이기도 하다. 그런데 조세심판원의 역대 원장들이 직원에게 지급돼야 할 ‘특정업무경비’를 횡령한 의혹이 제기된다. 조세심판원 전현직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지난 10여년간 조세심판원 원장들이 횡령한 금액은 총 3억4000만원에 달했다. 

조세심판원 한 내부 관계자는 “직원들 대부분 특정업무경비를 사용하지 못했다. 특정업무경비 영수증에 사인만 해 봤을 뿐 지급받은 적이 없다”며 “그동안 특정업무경비를 원장이 현금으로 받아 가 임의로 사용한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정업무경비는 각 기관의 수사·감사·예산·조사 등 특정업무 수행에 소요되는 실 경비에 충당하기 위해 지급된 경비다. 조세심판원은 매년 조세심판 청구사건 조사활동을 위해 특정업무경비 예산을 편성해 매월 국·과장 등에게 개인 지급한다. 


2019년 기준 특정업무경비 예산은 3600만원이다. 매달 상임심판관(국장급) 6명에게 21만원, 과장급 15명에게 15만원의 경비가 지급돼야 한다. 국가재정법 집행지침에 따르면 특정업무경비는 해당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공무원에게는 지급하지 못하게 규정돼있다. 

수천만원씩 특정업무경비 유용 의혹
경찰 역대·현 수장 7명 전원 기소 송치

하지만 그동안 특정업무경비가 원장들에게 흘러간 정황이 포착됐다.

원장들이 특정업무경비를 받아간 과정은 이렇다. 조세심판원 행정 실무자들이 특정업무경비 지출을 품의하고, 관서운영경비 계좌서 특정업무경비 전액을 매달 현금 인출했다. 이후 ‘특정업무경비 지급명세서’에 국·과장 등의 수령 확인 서명만 받고, 행정실장 등을 통해 특정업무경비가 원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정업무경비가 사용됐다는 내용의 문서를 허위로 작성해 원장들이 해당 경비를 쌈짓돈으로 썼다는 게 조세심판원 전현직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전현직 원장들이 특정업무경비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정부 때부터다. 2008년 당시 처음 출범된 조세심판원은 행정실장이었던 박종성 전 4대 조세심판원장이 특정업무경비를 자신의 직속상관이었던 허종구 제1대 조세심판원장에게 지급하면서 관행처럼 굳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조세심판원 내부자료에 따르면 현직 조세심판원장을 포함해 제1대부터 6대까지 역대 원장들이 재임 동안 총 3억원1000만원에 달하는 특정업무경비를 받아갔다. 특정업무경비로 책정된 예산 3000만∼3600만원이 사실상 조세심판원 원장들의 비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도 분석된다. 


누명 벗은 줄 
알았는데…

허종구 제1대 조세심판원장(2008년 3월31일∼2010년 4월31일)은 재임 13개월 간 특정업무경비 3195만원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박운찬 제2대 조세심판원장(2010년 5월6일∼2011년 7월26일)은 재임 15개월 간 특정업무경비 369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낙회 제3대 조세심판원장(2011년 8월16일∼2013년 4월16일)은 재임 20개월 동안 특정업무경비 5376만원을 받아간 것으로 파악된다. 박종성 제4대 조세심판원장(2013년 5월6일∼2014년 1월12일)은 재임 8개월 간 특정업무경비 2304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돈 제5대 조세심판원장(2014년 1월13일∼2016년 1월11일)은 재임 24개월 동안 특정업무경비 6144만원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심화석 제6대 조세심판원장(2016년 2월13일∼2018년 3월31일)은 26개월 간 특정업무경비 7936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재직 중인 안택순 조세심판원장(2018 4월1일∼)도 특정업무경비 2816만원을 받아 썼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감사원의 조세심판원 감사서도 특정업무경비 사용 용처가 문제로 지적됐다. 당시 안 원장이 특정업무경비를 횡령했다는 내부 제보로 감사원이 특별감사에 착수한 것이다. 안 원장도 취임 후 지난 3월 감사원 감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특정업무경비를 임의로 사용했다는 게 제보의 핵심이었다. 

감사 결과 특정업무경비를 직원들의 격려금이나 경조사비 등으로 사용한 것처럼 밝혔지만, 조세심판원 내부자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직원 경비
쌈짓돈처럼?

특정업무경비는 업무와 관련된 일에만 사용해야 하며, 반드시 증빙자료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조세심판원은 특정업무경비를 사용했다는 증빙자료가 없었으며, 이마저 감사를 대비해 허위 영수증을 만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감사원은 조사 당사자들의 진술에만 의존해 솜방망이식 감사 결과를 내놨다. 

조세심판원 관계자는 “감사보고서에 특정업무경비를 직원 격려금과 경조사비 등으로 썼다고 했지만,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니다. 일부 직원에게 쓴 게 있겠지만, 대부분 원장들이 사용했다”며 “감사가 시작되자 조세심판원 직원들이 고위직들로부터 ‘조직이 죽는다’며 허위진술을 강요받았다. 인사권을 가진 원장들의 갑질은 상상을 초월했다”고 말했다.

조세심판원 내부에선 감사원 감사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은 최근 3년간 특정업무경비에 대해서만 감사했으며, 역대 원장들의 횡령 의혹은 문제 삼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징계수위도 기관경고인 ‘주의 요구’에 그쳤다.

조세심판원 관계자는 “준사법기관이라는 이유로 조세심판원은 그동안 치외법권 지역이었다. 감사원조차도 제대로 감사하지 못하고, 해당 사건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MB정부 때부터 관행적으로 실무자들이 상납? 
“사적 사용 없었다” 감사원 감사 뒤집은 수사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경찰 수사과정서 뒤집어졌다.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조세심판원 전현직 공무원 100여명을 상대로 역대 원장들의 특별업무경비 횡령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경찰은 역대 조세심판원 원장 전원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측은 피의사실 공표를 경계하면서 전·현직 원장을 기소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피의사실 공표 문제 때문에 함부로 수사 상황을 이야기 할 수 없다”면서도 “(취재기자의 조세심판원 역대 원장 전원 기소 송치 질의에)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경찰은 이번 달 안으로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허위공문서를 작성하고 행사한 조세심판원 공무원 14명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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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경찰은 조세심판원 전현직들과 회계법인, 세무사들 간의 유착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세무업계에선 조세심판원 고위직들의 재산 형성과정에 문제가 많다고 입모았다.

전직 조세심판원의 한 관계자는 “공직자재산 신고 시 아파트 외 현금자산은 거의 없다고 신고한 고위공직자가 있다. 이 사람은 자녀를 미국으로 유학 보냈는데 뻔한 공무원 월급으로 자녀의 미국 유학자금은 어떻게 마련한 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모두 기소 의견
유착도 수사 중

한 정부기관의 역대 기관장들이 공금횡령으로 전원 기소 송치된 사례는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조세심판원 측은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조세심판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경찰 측으로부터 통보 받은 것은 없다. 또 아직 내부적으로는 횡령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경찰에선 누군가 처벌을 받아야 하지 않겠냐는 입장으로 수사가 진행 중인 것 같다. 향후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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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