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후원’ 금성백조 실체 & 의혹

뜨거운 감자? 요란한 변죽?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중견건설사 금성백조가 도마에 올랐다. 금성백조는 쪼개기 후원과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데 이어 국정감사서도 등장하며 이목을 끌었다. 지역 정가에선 수사 결과에 따라 후폭풍을 간과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 금성백조 전경

지난달 19일 대전지방검찰청은 금성백조를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특정 정치인들과 금성백조 임직원들의 쪼개기 후원금과 관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지검 공공수사부는 이날 오전 수사관 등을 통해 자료 확보에 나섰다.

5000억 매출
대전 향토기업

대전시 중구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월 금성백조 임직원 10여명이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캠프에 후원금을 제공한 경위에 대해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개인의 연간 정치후원금 한도는 2000만원이다.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자의 경우 500만원까지만 후원할 수 있다. 임직원들은 1인당 100만원 넘게 약 2000만원 가량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후원 과정서 회사의 개입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가 임직원들의 이름을 빌려 후원했을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금성백조는 대전서 이름난 향토 중견건설사로 ‘금성백조주택’과 ‘금성백조건설’ 등의 회사로 이뤄져 있어 ‘금성백조그룹’으로 일컬어지곤 한다.

대한건설협회에 게재된 ‘2019년도 종합건설업자 시공능력평가액-토목건축공사업’서 금성백조주택과 금성백조건설은 3000여개 업체 가운데 각각 50위(2017년 50위)와 306위(513위)를 기록했다.

‘산업·환경설비공사업’에서는 금성백조주택이 350여개 업체서 37위(38위)였다. ‘조경공사업’서 금성백조주택과 금성백조건설은 전체 1400여개 곳에서 58위(56위)와 214위(408위)로 나타났다.

임직원 특정 정치인들에 후원금 수사 
검찰 압색…수사관들 보내 자료 확보

그룹서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곳은 금성백조주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성백조주택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5195억원(지난해 488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557억원(627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335억원(475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11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0억원, 당기순이익은 139억원씩 줄어든 셈이다.

금성백조주택 창업주는 정성욱 회장이다. 정 회장은 제8·9대 대한건설협회 대전광역시회 회장과 제23대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정 회장은 금성백조주택의 최대주주(48.8%)다. 다음은 양강석 전 대표(40.0%)로 정 회장과 동업자로 알려져 있다.


금성백조주택의 100% 종속회사는 금백건설(옛 무진건설)이다. 이 외 금성백조주택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곳은 ▲금성백조건설(이하 건설업) ▲명인개발 ▲해윤건설 ▲하이클래스리빙 ▲에이원건설 ▲해오름주택 ▲페트라투자자문(투자자문업) 등이다.
 

▲ 정성욱 금성백조 회장

금성백조주택은 ▲제이에스글로벌(이하 건설업·70%)▲대승글로벌(85%) ▲예미지뉴스테이기업형임대개발전문위탁 개발회사(부동산업·30%) 등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정 회장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장남은 정대식 금성백조건설 사장으로 해당 회사의 최대주주(60%)다. 정 사장의 누나 정현옥 제이에스글로벌 대표와 여동생 정현경 다우종합기술 대표가 각각 10%씩 그 뒤를 잇는다. 정 회장은 금성백조건설 지분이 없다. 그 연유로 금성백조건설은 정 사장의 개인회사로 여겨진다.

사업 확장
매출 뚜렷

정 사장이 처음부터 금성백조건설의 사장이자 최대주주였던 것은 아니다. 2013년까지 양 전 대표가 금성백조건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이듬해 정 사장이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2014년까지 금성백조건설의 최대주주는 정 회장(50%)과 양 전 대표(40%)였다. 정 사장은 2015년 최대주주(60%)가 됐다. 정 사장의 누나와 여동생 역시 각각 10%씩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사명이 무진건설서 금성백조건설로 변경된 시기도 이때다.

금성백조건설의 2015년 매출액은 322억원이었다. 매출은 2016년 30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2017년 498억원, 지난해 146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2015∼2017년 영업이익은 19억원의 보합세를 보였고, 당기순이익은 28억원, 18억원, 17억원 등으로 감소세였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99억원과 80억원으로 괄목할 만한 수준이었다.

금성백조건설의 실적이 급격히 개선된 배경은 김포한강 C3 아파트 분양수익이다. 지난 2017년 분양수익이 70억원의 매출로 잡히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593억원으로 급등했다. 당해 전체 매출 1469억원의 40%에 육박한다.

금성백조건설의 성장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2세 승계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늘었다. 금성백조의 승계 방안으로 배당을 통한 재원마련과 회사 간 합병이 꼽힌다.

국정감사
결과 주목

금성백조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직전 년도와 비교했을 때 3배 가까이 수직 상승했다. 올해 매출 역시 기대할만하다. 금성백조는 지난해 12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고를 낸 충남 아산·탕정지구 신규 택지 확보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해 1000억 매출 달성과 추가 사업 확보로 성장세가 기대되면서 배당 가능성이 관측된다. 배당으로 승계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합병은 정 사장의 금성백조주택 보유 지분과 동일한 연장선에 있다. 정 사장은 금성백조주택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다. 금성백조주택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만큼 승계를 위해선 해당 회사의 지분 확보가 동반돼야 한다. 다만 비용 부담이 걸림돌이다.

금성백조주택과 금성백조건설이 합병할 경우 ‘경제적인 승계’가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이미 호반그룹과 아이에스동서 그룹은 합병으로 지분 승계를 매듭지은 바 있다. 2세의 개인회사와 그룹 지주회사 간 합병인 점을 미뤄봤을 때, 무리한 시각이 아니라는 것이다.

금성백조는 최근 국감서도 거론돼 그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대전고등검찰청 등 7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서 금성백조 수사를 촉구했다.

법인 자금? 개인 자금?
정치권도 비상한 관심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은 “선관위가 특정 정치인들에게 금성백조 임직원들이 쪼개기 후원금을 보낸 데 대해 수사를 의뢰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쪼개기한 후원금이 업체 법인 자금인지 개인자금인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후원 한도액이 초과됐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후원 한도액을 넘겼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또 다시 시장 유고사태가 발생한다면 시민들이 크게 당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선택 전 대전시장은 지난 2017년 11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상실한 바 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대전의 한 건설사를 압수수색했고, 비교적 쉽게 결론이 날 수 있는 사건”이라며 ”허 시장은 노무현정부 당시 행정관으로 있었다. 외압에 흔들리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제대로 된 수사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장영수 대전지검장은 “후원금 쪼개기 사건은 선관위의 수사의뢰에 따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불법 선거 운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처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른미래당 대전시당 김태영 대변인은 지난 9월 성명서를 통해 “대전 중구 선관위는 대전의 모 건설사가 지방선거 당시 허 시장 선거캠프에 불법적으로 후원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난달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법인자금을 이용해 복수의 직원들 명의로 허 시장 캠프에 후원금을 제공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입장 없다”
입 다물어

지역 관계자는 “정황 등이 감지되는 상황”이라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금성백조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압수수색에 대해 “특별한 공식 입장은 없다”며 “앞으로도 따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금성백조는?

금성백조는 1981년 설립된 대전 지역 대표 건설사다. 1984년 대전 대화동 아파트 160세대를 시작으로 비래동1차 아파트, 대전 중촌동 아파트 등을 준공했다.

1990년 서울 마포구의회 의사당을 세웠고, 2년 뒤 금성백조건설을 설립했다. 1993년에는 천천·동향간 도로 확장공사를 수주했고, 둔산 샛별 아파트와 다모아 아파트 등 대전 지역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1995년 국가유공자 주택지원사업 기여 건설교통부 장관 표창의 기쁨과 함께 서울 서초구 서신아파트 48세대를 준공했으며 1997년 대전 지하철1호선 1-8공구 수주했고, 대전고등검찰청을 세우면서 1999년 대한민국 정부 통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사세가 한껏 확장됐다.

2002년 예미지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2003년 대한주택보증 신용평가등급 A+ 인증, 건설공제조합 신용평가등급 AAA 인증을 획득했다.

2005년과 2007년에는 노은2지구 반석마을 예미지 536세대와 대덕테크노밸리 7·8단지 예미지 919세대로 제10회 전국 살기 좋은 아파트 우수상, 제12회 전국 살기 좋은 아파트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2010년 대전 충남대학교 대전권역 재활병원 수주와 2011년 부산외곽순환 고속도로 건설 제10공구 수주, 대전복합터미널 준공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10년대 들어서도 금성백조의 수상 릴레이는 계속됐다.

2013년 건설협력증진대상 공정거래위원장 표창, 2014년 대한건설협회 윤리경영대상 대기업 우수상, 국민훈장 목련장 수훈, 2017년 나눔실천 유공자포상 국무총리 표창 등의 주인공이 됐다. 2017년에는 프리미엄상가 브랜드 ‘애비뉴스완’을 론칭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세종 4-2생활권 L1,L2블록과 더휴예미지(846세대) 분양에 이어 6월 대전교구청 신청사 수주에 성공했다. <수>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