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뉴스] 제주서 유일한 고교 야구부인 제주고등학교 야구부. 해체 수순까지 가는 위기를 맞았지만 가까스로 일단락됐다. 그간의 과정을 정리했다.
제주고 야구부의 존폐를 두고 학부모와 학교 간 갈등이 표출된 것은 지난 2일. 새로 부임한 제주고 교장은 선수 수급과 안전 등 구조적인 문제를 이유로 야구부 해체를 통보했다.
갈등
제주고 야구부는 올해 졸업을 앞둔 야구부 3학년 학생 8명을 제외하면 2학년 5명이 남는다. 야구부를 해체하고 전문선수 육성 사업을 진행한다면 당연히 남아있는 2학년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거나 육지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게 학교 측의 입장이다.
비영리재단이나 법인서 학교 운동부를 이어받아 전문선수를 육성하면 5년간 4억원을 지원하는 문화체육관광부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학교 지도자도 고용 승계할 수 있다.
고용철 제주고 교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서 “제주고 야구부는 매년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재 제주고 야구부 아이들 모두 육지서 왔다”고 설명했다.
선수 수급과 안전 등 이유로…
제주고 야구부 해체 위기
고 교장은 “야구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체육 선생의 의견을 듣고 도교육청 관계자와 면담한 결과 모두 야구부 운영에 부정적”이라며 “야구부를 근근이 유지하는 방식으로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야구부 활동을 위해 연고가 없는 제주로 오다보니 안전사고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는 점도 제주고 야구부의 문제로 지적됐다.
학부모들은 지난 23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들의 꿈을 위해서 제주서 유일한 야구부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엔 신광초등학교와 제주남초등학교, 제주제일중학교, 제주고등학교 등이 야구부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은 제주국제대학교와 제주관광대학교만 야구부가 유지되고 있다.
이들은 “학교가 야구부를 결성했으면 원활한 활동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해야 하는데도 제주고는 2020년도 신입 야구부원을 모집하지 않겠다고 했다. 전학생도 받지 않고 있다”며 “현재 남아 있는 7명의 아이는 야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제주 유일 고교 야구부인 제주고 야구부가 없어지면 아이들은 야구를 그만하거나 육지로 가야 한다”며 “운동부 해체는 교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절차 없는 통보는 지도자와 학부모, 학생의 억장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아이들은 어디로” 학부모 반발
평행선 달리다 결국 교장 수용
그러면서 “제주 야구가 발전하려면 초등학교부터 시작해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연계 육성이 절실하다”며 “우리의 절실한 호소가 제주 야구를 살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은 지난 26일 제주고 교장실서 만났다.
고 교장과 도교육청 관계자, 도내 초·중·고교 야구부 학부모가 간담회를 열고 제주고 야구부 해체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고, 결국 조건부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1일 고 교장은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구부 조건부 존치를 발표했다.
그는 “2020학년도 체육특기자로 도내 중학교 야구부 학생 2명을 모집하기로 했다”며 “학교연계형 공공스포츠클럽이 시행돼 고교 야구부처럼 대회 참가와 실적이 인정될 때까지 야구부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도내 중학교 야구부 학생 80% 이상 제주고로 진학하지 않고 다른 시도 야구부로 떠나는 경우, 학부모와 운동부 지도자 사이에 금품 수수가 있는 경우, 사전허락 없이 고교생들이 불법적으로 합숙할 경우에는 즉시 야구부를 해체하기로 했다.
일단락
고 교장은 “제주야구·소프트볼협회는 공공스포츠 클럽 도입을 위해 앞장서고 도내 초·중·고교 야구부 운영을 지원키로 했다”며 “아울러 도내 야구 선수의 도외 유출을 막기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