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파란만장 풍운아 정두언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7.22 10:09:01
  • 호수 12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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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에게 할 말은 했던 ‘왕의 남자’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정두언 전 의원이 세상을 등졌다. 향년 62세. 그는 그동안 진정한 ‘보수의 품격’을 보여주며 대중의 사랑을 받은 정치인이었다.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이명박정권의 일등 개국공신서 가수, 음식점 사장, 시사평론가까지 다양한 변신을 거쳤던 풍운아였다. 
 

▲ 고 정두언 의원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정두언 전 의원이 지난 16일, 북한산 자락길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자신의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에서 내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인근 북한산 자락길 쪽으로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3시42분쯤 집에서 정 전 의원의 유서를 발견한 부인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으로 오후 4시25분쯤 정 전 의원을 찾아냈다.

4선 도전 실패
극심한 우울증

경찰은 가족에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정 전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의원의 갑작스런 비보에 여야 정치권 인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이날 사고 현장을 직접 찾은 자유한국당 김용태 의원은 “동료 의원으로서 정 전 의원의 명복을 빌면서 한 말씀 드리겠다”며 “정 전 의원이 우리 정치사에 남긴 족적은 참으로 깊고도 선명하게 남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였고, 현장 정치를 떠나고도 정치에 도움이 되고자 평론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며 “정 전 의원이 정치발전을 위해 꿈꿨던 꿈을 동료 의원들과 후배 정치인들이 꼭 이뤄내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도 깊은 애도를 표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내고 “2016년 정계은퇴 이후 합리적 보수 평론가로서 날카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평론으로 입담을 과시했던 그를 많은 국민들은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은 새누리당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던 정권 핵심 중의 핵심이었던 노련한 전략가였다”며 “이 대통령 측근들의 권력 사유화를 비판하며 이명박정권과 등을 지기도 했던 파란만장한 정치인이기도 했다”고 고인의 삶을 평했다.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역시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바미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생산적인 의정활동을 하던 정치인, TV와 라디오를 넘나들며 맹활약하던 시사평론가로서의 모습이 아직도 선한데, 갑작스럽고 황망한 죽음이 비통하기만 하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어 “부디 하늘에서는 걱정과 고민 없이 편히 영면하시길 기원한다. 다시 한 번 고인을 애도하며, 충격과 슬픔에 잠겨 있을 유가족에게도 각별한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짜 합리적 보수 정치인이었다. 저와는 절친도 아니고 이념도 달랐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였다”고 회고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그는 “우리는 MB(이명박)에게 잘못 보인 탓에 저축은행 비리에 연관됐다며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무죄로 명예회복돼 함께 기뻐하기도 했다. 때때로 부인과 개업한 식당에 가면 예의 쑥스러운 웃음으로 감사해하던 정두언 의원. 영면하길”이라고 덧붙였다.

총선 낙마 이후 우울증 앓아
홍은동 야산서 숨진 채 발견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정 전 의원 측에 조문 메시지를 전했다. 정 전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든 개국공신이자 저격수였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재오 전 의원은 장례식장을 찾아 근조화환을 전달했다. 

이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원래 평소에 (정 전 의원과)한 번 만나겠다는 이야기를 감옥 가시기 전에도 했다”며 “이 전 대통령께서 오늘 조문을 오려고 생각을 했는데, 병원 이외에 다른 곳에는 보석으로 출입과 통신을 하는 것이 제한돼있어 변호사를 통해서 대신 말을 전했다”고 했다.


그는 “조문을 하려면 재판부에 신청해서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며칠이 걸려서 못 오게 돼서 아주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고인과 가까웠던 이들은 “정 전 의원이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고 전했다. 그의 우울증은 4선 의원에 도전했던 서울 서대문구(을) 지역서 낙선한 뒤 발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 전 의원은 이 지역구에서만 내리 3선에 당선된 성공한 정치인이었다. 

그는 일명 ‘왕의 남자’로 불릴 만큼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불출마를 주도하며 MB와 사이가 틀어졌다. 그는 MB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 이상득 전 의원을 겨냥해 ‘권력을 사유화한다’며 출마 포기를 권유했다.

당시 총선에 출마하려던 29명의 총선 후보자는 정 전 의원 주도로 ‘이상득 불출마’에 서명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이 전 의원에게 총선에 나가지 말 것을 권유한 배경에 대해 “그 길만이 진정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손해를 보는 것은 참아도 이치에 안 맞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이 죽어가는 현장을 두고 볼 수 없었다. 내 미래가 불투명해져도 후배들을 외면할 수 없었고 그들이 하는 일에 명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MB정부 개국공신
권력사유화 비판 

정 전 의원을 포함한 29명의 총선 후보자가 지속해서 이 전 의원을 설득하자 그는 결국 ‘2선 후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정 전 의원과 이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사실상 끝났다.

2007년 이명박 대선후보 경선캠프서 기획본부장, 대선 당시엔 전략기획총괄기획팀장 등을 지내며 얻은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후광이 없어진 것이다. 그러다 2012년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되기도 했다. 이후 대법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고 정치적으로 재기했지만, 당내 입지가 줄어든 정 전 의원에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결국 4선 도전에 실패한 정 전 의원은 극심한 우울증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2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서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바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당시 인터뷰서 그는 “내가 악몽을 꾼 건가. ‘여기가 어디지’ 싶더라고”라며 “힘든 일이 한꺼번에 찾아오니까 정말로 힘들더라고. 지옥 같은 곳을 헤매다가 눈을 떴어. 한동안은 여기가 어딘지 가늠이 안 되더라”고 말했다.
 

▲ 고인이 된 정두언 전 의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이유에 대해서는 “인간이 본디 욕심 덩어리인데, 그 모든 바람이 수포로 돌아가 ‘이 세상서 할 일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삶의 의미도 사라진다. 내가 이 세상서 의미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급성 우울증이 온 거지”라며 우울증이 심해 그런 행동을 했다고 털어놨다.

구치소서 출소한 뒤의 심경에 대해서는 “세상에 나오니 점점 도루묵이 되더라. 나를 기다리는 건 배신이었다. ‘이제 정두언은 끝났구나’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등을 돌렸다. 평온이 깨지고 분노와 증오가 서서히 생겨났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1957년 3월6일 서울서 운전기사인 아버지와 공사장 잡일을 하던 어머니 사이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해방 후 만주서 귀국, 사촌 형과의 인연으로 서울에 정착하게 됐다. 

신민당의 정치인이자 6·3사태 당시 한일협정 반대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던 정성태 전 국부회의장은 아버지와 같은 전라남도 광주 출신으로 같은 항렬의 친척이었다. 정 전 국회부의장은 그의 아버지를 각별히 여겼고 정 전 의원은 그를 큰아버지라 불렀다고 한다. 

정 전 의원은 청소년기에 가정이 불우한 편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서대문 모래내 시장에 좌판을 펴서 5남매를 교육시켰다. 정 전 의원은 “아버지는 늘 밖으로 도셨고 수시로 어머니를 구타했다. 나는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으로 내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이 너무 두렵고 싫어서 자기애 또는 자존심을 드러냈다”며 자신의 불우한 유년시절을 고백했다.

그는 1972년 경기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중학교 때부터 화장실서 30분~1시간 정도 노래를 부를 정도로 노래를 좋아했으나 가수의 꿈을 접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진학했다.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록밴드를 결성했다. 보컬그룹명은 ‘spirit of 1999’였는데 세기말을 염두에 둔 작명이었다. 정두언은 학과서 스타급이었다. 술자리나 회식 또는 연수회를 가면 언제나 사회를 맡았고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 뒤 진로를 고민하며 도서관을 다니던 중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고시 성적은 우수했지만 실습점수가 0점이었다. 구청 인사 담당자와 시비가 붙어 해당 관계자가 앙심을 품고 영점 처리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재능을 알아본 다른 인사 담당자가 그를 합격시켰다. 


계속된 변신
굴곡진 인생

그 뒤 행정고시와 사법시험 합격자들에게 부여되는 특혜인 장교 복무 대신 사병으로 자원입대해 강원도 양구의 부대서 복무하고 육군병장으로 만기전역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에는 행정 사무관시보에 임용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정무 제2장관을 지내던 시절 보좌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20여년간 정무장관실, 문화체육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 국무총리 비서실 등을 거쳤다. 노 전 대통령이 문화체육부장관으로 발령나자 정 전 의원은 그를 따라 문화체육부에 배속돼 올림픽 개최 지원업무를 담당했다.

1985년 1월에는 국무총리실로 발령, 청소년대책반서 근무했다. 그 뒤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비서관으로 있을 때 그는 상사의 순직을 봤다.

1987년 4월에는 4·13 호헌 결사 반대 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그해 정 전 의원은 일주일간 휴가를 내고 KBS 방송의 드라마급 주연을 뽑는 KBS 탤런트 공채에 응시, 4단계 최종 시험까지 합격했지만 아내와 가족들의 만류로 스스로 포기했다.

1991년 미국으로 특별 유학을 간 그는 2년간의 연수를 받았으며 이 기간 중 조지타운 대학에 다니면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국무총리 비서실로 옮겨 국무총리실 정무 비서관, 정보 비서관, 공보 비서관 등을 지냈다.

2000년 정 전 의원은 이회창의 권고로 정계 입문을 결심했으나 같은 해 서울 서대문구에 출마했다가 장재식 후보에게 2000표 차이로 낙선하고 만다. 이듬해 그는 공무원 생활의 경험을 근거로 총리 등 행정부 고위 관료의 부끄러운 실태를 공개하고 비평한 책인 <최고의 총리 최악의 총리>를 발간했다.

정치권 충격에 빠져
여야 애도 물결 쇄도

같은 해 교통사고로 2개월간 병상에 입원했던 그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찾아와 캠프 합류를 권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그에게 “공직생활 20년을 채워 연금을 타도록 해주겠다”며 영입했다고 한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콘셉트가 시대정신에 부합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서울시장 출마를 거의 혼자 준비했다. 

민선 3기 이명박 서울특별시장 당선으로 정 전 의원은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에 임명돼 2002년 7월1일부터 2003년 11월1일까지 일했다. 2003년 서울특별시 프로축구단 추진위원장에 위촉됐고, 2004년 서대문(을)구서 17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2007년 17대 대통령 선거 때 이명박 후보 캠프의 선대위 기획본부장과 전략기획 총괄팀장으로 활동하며, 이 전 대통령의 당선에 큰 기여를 했다. 2007년 12월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정 전 의원은 17대 대통령 당선자 보좌역으로 지명받았다. 
 

2008년에는 18대 총선에 재선한다. 2010년 7·14전당대회서 지도부에 입성, 최고위원으로서 중도개혁과 보수혁신의 길을 주장했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2009년에는 가수로 4집 앨범까지 냈다.

주호영과 박형준과 함께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으며, 대선 이후 여당의 지도력에 있어서 핵심적인 인물이 됐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정권 초기부터 ‘형님(이상득 의원)의 권력 사유화’를 정면서 거론했고, 줄기차게 당내 실세(이재오 전 의원)를 공격했다. 

그는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 지도부를 향해 독설을 퍼붓는 몇 안되는 소신 있는 정치인이었고, 이 때문에 이 전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임에도 불구하고 MB정권 내내 변방서 머물러야 했다. 

정치인·가수
평론가·사장

정 전 의원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그는 박근혜 국정 농단이 터진 2016년 11월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이후 정치를 접고 시사평론가로 종횡무진 활동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초 “17대 대선 때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큰 실수를 해서 각서까지 써주고 무마했다”고 주장해 MB와의 악연을 이어갔다. 지난해 재혼한 그는 서울 마포구서 일식집을 개업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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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