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경다슬(18·강원체고)이 사상 최초의 여자 수구 대표팀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지난 16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수구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러시아에 1-30(0-7·0-9·0-8·1-6)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대회 처음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점수 차와 관계 없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14일 헝가리와의 대회 1차전에서는 0-64로 대패하면서도 무득점에 그친 바 있다.
첫 골의 주인공은 경다슬이다. 경기 종료 4분16초를 남겨뒀던 4쿼터 중반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경다슬은 강력한 슛으로 러시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대회 두 번째 경기 만에 터진 첫 골에 한국 벤치에서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관중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첫 골에 화답했다. 경다슬은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2개의 슛을 뿌리며 수구 역사에 족적을 새겼다.
러시아에 1-30으로 완패
승패 떠나 의미 있는 성과
경다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역사적인 순간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도록 응원해주신 관중분들과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무엇보다 잘 가르쳐주신 코치님과 함께 고생한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골 상황에 대해 그는 “다시는 못 뛸 경기인 만큼 온 힘을 다해 슛을 던졌다”며 “진짜 들어갈 줄은 몰랐는데 얼떨떨했다”고 전했다.
한국 여자 수구는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대표팀이 구성됐다.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을 따낸 뒤 지난 5월 선발전을 통해 13명의 선수를 모집했다. 대부분 종목을 처음 접해본 경영 출신 선수들로 구성돼 상대 팀들과 전력 차가 크다. 절대 열세 속에서 성적보다는 경험을 쌓는 것을 목표로 출전했다.
첫 경기에서 한국의 슛은 3회에 그치며 이렇다 할 공격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으나, 두 번째 경기에서는 30개의 슛을 시도하며 공수 양면에서 훨씬 나아진 경기력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