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비 줄여주는’ 지역화폐 총집합

누이 좋고∼매부 좋고∼ “아끼는 여행 되세요”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여름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여행객들은 ‘1원’이라도 아끼기 위해 머리를 끙끙 싸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들을 붙잡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역화폐는 그 접점에 있다. 지역화폐는 비용 절감 효과에 최적이거니와 이를 취급하는 가맹점들도 상당수다. <일요시사>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지역화폐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는 지자체 10곳을 선정해봤다.
 

경기도 화성시는 ‘10% 추가 적립 이벤트’를 개시한다. 화성시는 여름휴가 기간을 맞아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7∼9월 행복화성지역화폐 구매 시 10% 추가 적립 혜택을 볼 수 있다. 50만원을 충전하면 5만원을 추가로 충전할 수 있는 셈이다. 연말정산 소득공제까지 적용된다.

행복화성지역화폐

▲경기도 화성시= 행복화성지역화폐를 사용하기 위한 카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경기지역화폐 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발급까지 약 10일이 소요된다.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어려울 경우 화성시 소재 NH농협은행 9곳서 행복화성지역화폐를 발급받거나 충전할 수 있다. 다만 현금 구입만 가능하다.

행복화성지역화폐 사용처는 화성시 내 소상공인 점포 가운데 연매출이 10억원 이하이면서 IC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이다. 대규모 점포나 준 대규모 점포, 복합쇼핑몰, 유흥주점, 사행성업소, 프랜차이즈 본사 직영점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화성시는 지난 6월 홈페이지를 통해 ‘행복화성지역화폐 사용처 현황’을 게재했다.

화성시는 지난 4월부터 행복화성지역화폐를 발행했다. 당시 서철모 화성시장은 “행복화성지역화폐는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막아 골목상권을 살리고, 지역 공동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행복화성지역화폐의 일반발행 실적은 40억원에 육박한다. 문의처는 경기지역화폐 콜센터(1899-7997), 또는 화성시 소상공인과(031-369-3519).

포천사랑상품권

▲경기도 포천시= 경기 포천시는 포천사랑상품권을 10% 할인 판매한다. 기간은 이달부터 8월31일까지다. 포천시는 할인 이벤트를 통해 소비 심리 완화와 지역상권 활성화를 꾀할 계획이다.

포천사랑상품권은 지난 4월부터 발행됐다. 상품권은 포천 내 농·축협 27곳서 판매하고 있다. 상품권은 현금으로만 구입이 가능하고, 1인당 월 30만원까지다. 거주지역 상관없이 누구나 구입할 수 있다.

상품권 종류는 5000원권과 1만원권으로 돼있다. 상품권 권면 금액의 70% 이상을 구매할 경우, 잔액을 현금으로 환불받을 수 있으며 현금영수증 신청도 가능하다.
 

포천사랑상품권은 지정된 가맹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전통시장과 상점가, 골목상권 소상공인점포 등이 대표적이다. 대형마트나 전문점, 백화점, 쇼핑센터, 대규모 점포, 유흥·단란주점, 사행성업소 등에선 사용이 불가하다. 가맹점에 스티커가 부착돼있어 구분하기 어렵지 않다.

포천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가맹점 현황을 게재했다. 현금형 상품권 가맹점은 3000여곳, 카드형 상품권 가맹점은 1만3000여곳이다.


포천시는 상품권을 종이형으로만 판매하고 있지만 정책발행(청년배당, 산후조리비)은 카드형으로 발급하고 있다. 문의처는 포천시청 지역경제팀(031-538-2272).

파주페이

▲경기도 파주시= 경기 파주시는 오는 31일까지 파주페이 10% 특별할인을 실시한다. 파주시는 지난달 파주페이를 발급했다. 파주페이는 선불식 충전카드로 유효기간은 5년이다. 다만 청년배당이나 산후조리비 등 정책발행분의 유효기간은 3년이다.

본인 명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만 14세 이상 누구나 발급 가능하며 사용지역은 파주로 한정된다.

파주페이는 충전 시 매번 6%가 할인된다. 37만6000원을 충전하면 40만원이 충전되는 셈이다. 단 1인당 월 40만원, 연 400만원 한도를 걸어뒀다. 법인과 단체는 할인받을 수 없다. 파주페이 사용 시 30%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카드 연회비는 없다.

여름휴가 시기 맞춰…인센티브 ‘팍팍’
앱으로 손쉽게 신청, 현장 발급도 가능

카드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은 파주시 소재 7곳의 농협중앙회다. 발급비용은 최초 1회에는 무료지만 재발급의 경우 2000원을 내야 한다. 사용처는 파주시 소재 소상공인, 전통시장 등 IC카드 단말기가 있는 가맹점이다.

세부적으로 음식점, 편의점, 미용실, 세탁소, 목욕탕, 학원, 병·의원, 약국, 의류점, 서점, 카페, 제과점, 안경점, 농축수산 등이 해당된다. 단 대규모 점포, 기업형슈퍼마켓, 유흥·사행성업소, 연매출 10억 초과업소, 본사 직영점 등에선 사용이 제한된다. 파주시청 홈페이지서 가맹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문의처는 파주시청 지역공동체과(031-940-4522) 또는 카드 고객센터(1877-7997).

봉화사랑상품권

▲경상북도 봉화군= 경북 봉화군은 봉화사랑상품권을 내놨다. 발행규모는 50억원이다. 봉화군은 상품권 출시 및 은어 축제를 기념, 이달부터 8월4일까지 10% 할인 판매 이벤트를 연다. 봉화군은 이번 특별 판매로 지역 상권과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할인율은 상시 6%가 적용된다. 1인당 월 구매 한도는 50만원이고, 연간 한도는 400만원까지다.
 


봉화사랑상품권은 농협은행, 농·축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신협 등 금융기관 21곳에서 구입할 수 있고, 상품권 가맹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봉화군은 지난달부터 봉화사랑상품권 가맹점을 모집했다. 대상은 관내 사업자 등록이 된 업소로 대규모 점포나 유흥주점, 사행성 오락실 등은 제외된다. 봉화군은 접수가 완료된 사업체를 대상으로 스티커를 나눠줬다.

엄태항 봉화군수는 “이번 봉화사랑 상품권 출시로 봉화의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며 “봉화경제를 위해 봉화사랑상품권의 많은 이용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문의처는 봉화군청 군청 새마을일자리경제과 지역경제팀(054-679-6273).

철원사랑상품권

▲강원도 철원군= 강원 철원군은 지난달 28일 ‘두루웰 자연휴양림’을 개장했다. 두루웰 자연휴양림은 개별 숙박동으로 이뤄진 자연휴식공간이다. 휴양림 이용 요금의 30%는 철원사랑상품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철원사랑상품권은 1000원권과 5000원권, 그리고 1만원권, 5만원권으로 발행되고 있다. 철원군은 상품권 구매 시 금액의 3%를 즉시 할인해주고 있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 땐 5%의 ‘명절 특별할인’을 제공한다.


철원사랑상품권은 환불도 가능하다. 철원군은 액면금액의 70% 이상 사용 시 남은 금액을 전액 환불해주고 있다. 현금영수증처리는 물론 세무서 경비처리도 가능하다. 철원군은 매월 최다 구매자에게 추첨경품을 지급하고 있다. 상품권 일련번호 1000번째, 1만번째 구매자도 마찬가지다.

철원사랑상품권은 철원군 관내 금융기관(우체국·국민은행 제외)서 구매할 수 있다. 사용처는 철원군 내 사업자등록을 한 음식점, 슈퍼마켓, 이·미용업소, 세탁소, 주점, 노래방, 병·의원, 주유소, 카센터 등이다. 가맹점은 스티커를 부착해 사용이 불가한 곳과 구분된다.

상품권의 유효기간은 발행일로부터 5년이다. 상품권이 훼손될 경우 발행자는 책임지지 않는다. 문의처는 철원군청 경제진흥과(033-450-5351).

무주사랑상품권

▲전라북도 무주군= 전북 무주군은 지난달부터 무주사랑상품권 발행 홍보에 적극적이다. 무주군은 지난 5월 관내 금융기관들과의 판매대행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농협은행과 전북은행, 지역농협, 신협, 새마을금고, 우체국 등 13개 금융기관 대표들이 자리를 채웠다.

판매대행 업무 총괄은 농협은행에서 맡기로 했다. 나머지 판매대행점 23곳은 환전, 폐기 등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무주사랑상품권은 관내 24개 판매대행점(금융기관 각 지점)서 판매를 시작, 1차 발행규모를 총 10억원으로 결정했다. 무주군은 판매 규모에 따라 향후 발행을 늘릴 예정이다.
 

상품권은 5000원과 1만원으로 이뤄져 있으며 가맹점은 음식점과 숙박업소, 이·미용실, 주유소, 학원, 병원 등이다. 무주군은 지난 4월부터 무주사랑상품권 홍보 마케터를 채용, 관내 업소를 대상으로 가맹점 모집에 나선 바 있다.

황인홍 무주군수는 “이름뿐인 상품권이 아니라 소상공인들의 매출은 키우고, 가계에도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홍보와 활성화를 위한 시책 발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의처는 무주군청 산업경제과(063-320-2357).

가평사랑상품권

▲경기도 가평군= 경기 가평군이 발행하는 가평사랑상품권은 종이형과 카드형으로 나뉜다. 가평군은 지난 4월 처음으로 카드형을 선보였다. 카드형 상품권은 충전할 때마다 6%를 인센티브로 제공한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 전 한 달간은 10%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30만원을 충전하면 1만8000원에서 3만원까지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셈이다.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사용금액의 30%, 전통시장의 경우 40%를 공제받을 수 있다. 다만 사용 전 소득공제 신청을 해야 한다.

카드발급은 경기지역화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회원가입을 거쳐 가평 내 6개 금융기관(농협·축협·임협·신협·새마을금고 등) 23개소에 비치된 공카드를 구입하고 등록하면 된다. 애플리케이션 설치 후 우편신청도 할 수 있다.

발급대상은 본인 명의 계좌를 가지고 있는 만 14세 이상 누구나 가능하다. 계좌연결을 통해 카드금액을 충전하고, 가평 내 IC카드 단말기가 있는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유흥주점·사행성업소, 온라인 구매는 제한을 뒀다.

가평군은 올해 20억원 상당의 가평사랑상품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문의처는 가평군청 일자리경제과(031-580-2206).

충주사랑상품권

▲충청북도 충주시= 충북 충주시는 충주사랑상품권을 선보인다. 충주시는 지난달 27일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한 자리에서 판매대행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날 협약을 체결한 금융기관은 농협 20개소와 신한은행 3개소, 신협 4개소, 새마을금고 11개소, 원협과 축협 4개소 등이다. 이들은 충주사랑상품권 판매대행점을 맡게 됐다.

충주사랑상품권은 5000원권과 1만원권 등으로 발행되는데 상품은 6%를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1만원을 9400원에 구매하는 셈이다. 다만 1인당 구매액은 월 30만원까지다. 차액 6%는 국비와 시비로 보전될 방침이다.
 

환불의 경우 권면 금액의 60% 이상을 사용하면 나머지 금액은 현금으로 돌려준다. 현금영수증 발행도 가능하다.

상품권은 현금으로만 구입할 수 있다. 구입 대상자는 전 국민이다. 상품권은 음식점, 병원, 주유소, 영화관, 택시, 마트 등 충주 소재 1700여개 가맹점서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규모 점포나 준 대규모 점포, 유흥업소, 사행업소 등은 부적합 업종으로 분류된다. 가맹점에는 스티커가 부착돼있다.

절반 이상 쓰면 환불, 소득공제 혜택도
서서히 효과 검증…발행 시기 앞당겨

조길형 충주시장은 “충주사랑상품권 유통이 활성화되면 지역자금의 외지유출을 막을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역 내 금융기관서도 충주사랑상품권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확산·판매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문의처는 충주시청 경제기업과(043-850-6015).

대덕e로움

▲대전광역시 대덕구= 대전 대덕구는 대전 지역 최초로 지역화폐 ‘대덕e로움’을 내놨다. 대덕구는 자금역외유출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대덕e로움은 충전식 IC카드로 발행된다.

대덕e로움은 대덕구 내 점포서만 사용 가능하다. 대덕구 내 신용카드 단말기가 있는 편의점, 학원, 미용실, 커피숍, 식당, 노래방, 당구장, 주유소, 전통시장 등 모든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대규모 점포나 준 대규모 점포, 유흥업소, 도박장, 본사 직영 프랜차이즈 점포는 제외된다.

대덕e로움은 기본 6% 할인가에 특판 10%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9만원을 충전할 시 대덕구서 1만원을 지원, 모두 10만원을 충전해주는 것이다. 다만 1인당 구매액을 월 50만원, 연간 500만원으로 제한했다.

충전 여부나 환불, 잔액 확인 등은 모두 전용 애플리케이션서 확인할 수 있다. 대덕구는 올해 지역화폐를 50억원 발행할 전망이다. 대덕구는 50억원 목표 달성 시 소상공인 점포 1만1000곳의 연간 매출이 약 45만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직접 거리서 홍보를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한필중 부구청장은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유통활성화운동본부와 다양한 홍보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덕구는 대덕e로움의 활성화를 위해 여러 관계자들을 통해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문의처는 대덕구청 에너지경제과(042-608-6921).

순창사랑상품권

▲전라북도 순창군= 전북 순창군은 지역화폐 발행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순창군은 지난달 26일 금융기관과 순창사랑 상품권 판매·환전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황숙주 순창군수와 농협은행 순창군지부와 순정축협, 전북은행 순창지점, 순창군산림조합, 순창농협, 서순창농협, 동계농협, 구림농협, 순창새마을금고, 쌍치새마을금고, 순창신협, 동계신협 등 12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 ▲

순청사랑상품권의 발행규모는 10억원으로 오는 8월1일부터 판매된다. 판매대행은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12개 금융기관이 도맡기로 했다. 지역화폐는 12개 금융기관 21개 지점서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다. 평상시 7% 할인을 적용하고,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는 10%까지 할인된 금액으로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다.

순창사랑상품권은 1만원권으로만 유통될 전망이다. 상품권은 전통시장, 순창 소재 음식점과 제과점, 카페, 학원, 의류소매점, 주유소, 이·미용업소, 약국, 의원 등에서 쓸 수 있다. 순창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지정된 업소서만 사용할 수 있다. 가맹점 신청은 순창군청 경제교통과 또는 읍면사무소에 하면 된다.

순창사랑상품권은 골목상권을 되살리고 소상공인 경쟁력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숙주 순창군수는 “이번 협약으로 상품권 판매, 당일 환전 등 상품권 운영 전반에 걸쳐 금융기관과 협력해나갈 것”이라며 “상품권 유통으로 가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소상공인 매출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의처는 순창군청(063-650-1114).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